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세제개편법안이 연방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한편 연방 상원에서는 재정위원회가 세제개편법안을 승인했습니다. 민주당의 앨 프랑켄 상원의원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워싱턴DC 의회 근처에 대형 성경박물관이 개관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세제개편법안이 어제(16일) 연방 하원에서 통과됐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세제개편법안이 어제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는데요. 찬성 227대 반대 205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은 전원 반대했고요. 공화당에서는 13명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세제개편은 건강보험제도 개편과 함께 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숙원 사업인데, 어제 표결 통과로 공화당은 축제 분위기겠군요?
기자) 네. 어제(16일) 표결이 끝나고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먼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표결 통과가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Getting 227 members to agree on…”
기자) 미국이 1986년 이래로 세금 제도를 손보지 않았다면서, 하원 의원 227명이 어려움을 이기고 합의를 봤다고 라이언 의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중산층의 희생 아래 부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공화당 세제개편법안을 ‘사기’(scam)라고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6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세제개편법안 통과를 축하한다면서 올해 안에 세제개편안을 완성하는데 큰 진전이라고 적었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어제(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세제개편안이 미국 경제를 부흥시킬 것이라는 기존 태도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안에서 반대표가 13표가 나왔는데, 이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13명 가운데 12명이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주에 지역구가 있는 의원들입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지방 정부에 내는 세금에 대한 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항목이 들어갔습니다. 지방 소득세에 대한 공제는 모두 없앴고요. 재산세는 공제 한도를 연 1만 달러로 제한했는데요. 뉴욕이나 뉴저지, 그리고 캘리포니아주에는 이런 세금들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이런 지역에서는 지역 재산세나 소득세를 나중에 연방 세금에 공제받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이걸 제한하거나 없앤다고 하니까 해당 지역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세제개편법안이 통과됐으니까, 이제 다음은 상원 차례인데, 상원 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어제(16일) 저녁에 상원 재정위원회가 세제개편법안을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공화당 의석수가 52석인데, 본회의 표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황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규정상 상원에서는 찬성 50표만 확보하면 통과가 가능한데요. 50표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민주당과 무소속이 모두 반대한다고 가정하면 공화당 쪽에서 여유가 2표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반대표가 3표가 나오면 처리가 불가능한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누가 세제개편법안에 반대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15일 위스콘신주가 지역구인 론 존슨 의원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거기에 중도파인 수전 콜린스 의원은 상원 세제개편법안에 건강보험제도 의무가입 규정 폐지 항목이 첨가된 것에 반대해 법안 찬성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요. 그밖에 존 매케인 의원도 찬반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상원안이 하원안에서 다른 항목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맞습니다. 개인 소득세율이나 과세구간, 감세 기간, 그리고 지역 재산세와 소득세 공제 등 여러 항목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상원과 하원은 자체 세제개편법안을 만든 뒤에 다시 모여 단일법안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여기서 각자의 이견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의 초점입니다. 참고로 상원은 다음 주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낸 뒤에 세제개편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작된 성추행 파문이 언론, 정계로까지 퍼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현역 상원의원이 성 추문에 휩싸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앨 프랑켄 의원인데요. 여성 방송 진행자가 과거 프랑켄 의원에게 성추행당했다고 밝힌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위든 씨] “And before you even know…”
기자) 캘리포니아 라디오 방송 진행자 리앤 트위든 씨의 말인데요. 11년 전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위한 위문 공연을 준비하던 중 프랑켄 씨가 임의로 대본을 바꾸더니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는 겁니다. 또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 잠들었을 때 프랑켄 씨가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며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프랑켄 씨가 잠든 트위든 씨의 가슴에 손을 가져가며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입니다.
진행자) 프랑켄 의원이 원래 연예인 출신이죠?
기자) 맞습니다. 인기 TV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출연했던 희극 배우 출신인데요. 여러 차례 미군 위문 공연에 참여했고, 2006년에 모델 출신인 트위든 씨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던 겁니다. 프랑켄 의원은 입맞춤한 기억은 없다고 하면서도 트위든 씨에게 사과한다고 밝혔고요. 사진에 대해서는 장난삼아 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는데요. 트위든 씨는 이런 일은 결코 재미있는 일이 될 수 없다며 분개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켄 의원이 희극 배우 출신입니다만, 재선에도 성공하면서 의회에서 입지를 굳혔고요. 202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감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번 성추행 논란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 공화, 소속 정당을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성추행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의회 윤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프랑켄 의원이 자진해서 사퇴하거나, 아니면 의회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성 추문에 휩싸인 적이 있죠?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여성을 성희롱하는 발언을 녹음한 테이프가 공개돼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는데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프랑켄 의원의 손이 어디로 가냐면서 1천 마디 말을 하는 사진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지난주에 프랑켄 의원이 성추행과 여성 존중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서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라면 로이 무어 후보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어 전 앨라배마 대법원장이 앨라배마 연방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여러 여성이 과거 무어 후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10대 소녀였을 때 당했다는 여성도 있어서 더욱 논란이 커졌는데요. 하지만 무어 후보는 민주당이 꾸며낸 얘기라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앨라배마 보궐 선거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후임을 뽑기 위한 선거인데요. 선거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어제(16일) 폭스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덕 존스 후보가 50-42, 8%p 차이로 무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앨라배마 주는 공화당 텃밭이라 무어 후보가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돼왔는데, 완전히 역전된 겁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등 워싱턴 공화당 지도부는 무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현지 앨라배마 주 공화당은 여전히 무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 에 새로운 박물관이 문을 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성경박물관(The Bible Museum)’입니다. 오늘(17일) 개관식을 갖고 내일(18일)부터 본격적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일단 입구부터가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성경의 첫 장인 창세기의 구절이 새겨진 대형 청동 문을 지나면, 42m에 이르는 복도 천장엔 LED 화면이 펼쳐져 있다고 하고요.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이스라엘 돌로 만든 기둥이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 또 유리로 돼 있는 상층에선 의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탑 등 워싱턴의 상징물을 한눈에 볼 수 있고요. 최첨단 영상을 통해 워싱턴 DC 곳곳에 숨어있는 성경 구절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고대 성경 관련 문서에서부터 최첨단 체험관까지 다양한 전시물을 다 돌아보려면 며칠이 걸린다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성경박물관 건립을 추진한 사람이 화제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비로비(Hobby Lobby)’라는 업체의 대표인 스티브 그린 씨인데요. 하비로비는 가구와 공예품 등을 취급하는 가게로 미 전역에 800개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고 매출이 4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기업입니다. 이 하비로비를 이끄는 그린 회장은 일요일에는 가게 문을 닫는 등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린 회장은 8년 전부터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건축비 5억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사재로 충당했다고 하고요. 1천 점이 넘는 전시물 가운데 300점은 그린 회장의 개인 수집품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 목적이 있겠죠?
기자) 네, 그린 회장은 성경이 어떻게 세계의 틀을 잡아 왔고 또 왜 여전히 중요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성경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성경이 세상에 끼친 영향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 논란이 좀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린 회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결국엔 기독교 포교 활동이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린 회장이 운영하는 하비로비사가 기독교적인 신념과 관련해서 법정 소송까지 간 적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비로비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의 낙태와 피임 강제조항을 거부해서 연방 보건후생부와 소송전을 벌였는데요. 기독교적인 신념을 볼 때 직원들의 낙태와 피임 관련 비용을 기업이 댈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결국 이 소송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고요. 지난 2014년 대법원은 기업도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며 하비로비사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외에 또 다른 논란거리도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현재 기독교적인 신념에 반하는 사회적 논쟁거리들을 성경박물관이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논란인데요. 성경박물관은 진화론이나 동성결혼 등에 대해선 전혀 다루지 않는 등 논란을 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의사당이 훤히 내다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 건립함으로써 정계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성경 박물관의 전시를 위해 불법 도굴한 유물을 획득했다는 의혹과 함께, 이라크의 고대 유물 밀반입혐의로 연방 검찰에 3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