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위관리 “탈북 병사, 북한 주민 삶 보여주는 창”

2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한 경비대원들이 남측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3일 북한 병사 1명이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남쪽으로 망명했다.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탈북한 북한 병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라고 미 국무부 고위관리가 지적했습니다. 군인들조차 끔찍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대다수 다른 주민들은 더 열악한 상황을 견디고 있다는 겁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브라이언 후크 정책기획관이 24일 뉴욕타임스 신문에 기고한 ‘북한 주민들에 들러붙은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정권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후크 정책기획관은 목숨을 걸고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6발의 총상 이외에도 B형 간염과 폐렴에 감염됐고, 장에서는 최대 27㎝에 이르는 기생충 수 십 마리가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병사의 비참한 처지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라고 말했습니다.

정권이 모든 돈을 정밀 무기와 김 씨 일가를 위한 기념물, 엘리트 계층을 위한 뇌물로 사용하면서, 심지어는 신뢰 받는 병사들마저 끔찍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대다수 다른 북한 주민들은 더 열악한 상황을 견디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이처럼 잔혹하며, 이는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든 외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후크 정책기획관은 성분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모든 북한 주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정권에 의해 핵심 로열층, 일반 중간층, 적대층 등의 성분으로 분류되고, 성분에 따라 식량과 주택, 교육, 일자리 등 모든 것에 대한 접근권이 결정된다는 겁니다.

또 탈북자 문제도 언급하면서, 이들이 북한 국경과 중국 내에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것은 국제난민협약에 따른 법적 의무를 중국이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을 해외로 내보내 광산과 벌목 현장, 건설 현장 등에서 노예 노동을 통해 정권에 필요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인권 문제의 끔찍함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통찰력과 여전히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 대한 통찰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자국민들을 잔혹하게 대하는 만큼 아시아의 평화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후크 정책기획관은 모든 문명국가들, 그리고 국제 무대에서 더욱 존중 받기를 모색하는 모든 나라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