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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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면, 미 동부의 뉴욕이나 워싱턴DC와 같은 대도시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살면서 그들의 다양한 문화와 음식이 공존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대도시가 아닌데도 세계 곳곳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미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주도 콜럼버스시인데요. 전 세계 40개국에서 온 이민자들과 난민들이 꽃피우고 있는 맛의 향연을 만나보시죠.
“첫 번째 이야기, 전 세계의 맛을 찾아서…오하이오주의 식당 투어”
콜럼버스시의 한 대형 상점. 일반적인 미국 상점과는 달리 세계 각지의 식료품을 구할 수 있다는 이 가게의 한 켠에서 구수한 만두 냄새가 풍깁니다. ‘모모가 식당’이라는 작은 현판 아래,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식탁이라곤 단 두 개. 딱히 식당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이곳은 하지만 최근 오하이오주 최고의 맛집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녹취:푼초 라마] “모모는 일종의 만두입니다. 우리 가게에선 정말 많은 만두를 빚고 있어요. 하루에 수천 개는 빚는 것 같습니다.모모는 네팔의 국민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인기가 많거든요. 제가 사는 이 콜럼버스 지역에 우리 네팔의 맛을 선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 식당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모모가 식당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푼초 라마 씨는 네팔에서 온 이민자로, 콜럼버스 시민들에게 모모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입니다. 이제는 모모를 찾는 단골 손님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녹취: 윈디 노벨]
윈디 노벨 씨는 모모가 식당의 요리는 맛이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정말 맛있는 데다 값도 싸서 자주 찾게 된다는 겁니다.
콜럼버스시는 현재 전체 인구의 9% 이상이 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이민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다양한 민족의 맛을 담은 식당들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는데요. 이제는 콜럼버스시의 이런 이국적인 식당들을 방문해보는 ‘맛집 투어’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녹취: 베티아 울프] “콜럼버스시에는 40개국이 넘는 국적의 식당이 있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고 있죠. 최근엔 수단 음식을 파는 식당도 생겼는데요. 이제는 세계 여행을 하지 않아도 콜럼버스 시내에서 세계 각지의 요리를 맛볼 수 있게 됐습니다.”
베티아 울프 씨는 지난 2010년부터 ‘콜럼버스 음식 탐험’이라는 맛집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베티아 울프] “우리는 인도 음식부터 멕시코, 나이지리아, 베트남 그리고 소말리아 식당까지, 미국인들이 평소에 잘 맛보지 못하는 식당들을 골고루 방문합니다. 그리고 각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면서 그 나라의 음식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죠.”
세계 맛집 투어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다른 주에서 온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라고 합니다.
[녹취: 글로리아 차베스]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글로리아 씨는 맛집 투어는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무엇보다 다른 나라의 음식과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며 만족해했습니다.
[녹취: 브라이런 울프]
이 지역 주민이라는 브라이언 씨는 오늘 방문을 한 식당들이 다 집에서 10분 안의 거리에 있고 또 다 맛이 있었다며 다시 한번 다 방문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때 사람들이 찾지 않아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던 교외 지역 상점가도 이민자들이 식당이나 가게를 시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게 콜럼버스 시 당국의 설명입니다.
[녹취: 과달로페 베라스케즈] “콜럼버스시 인근에 정착한 이민자와 난민의 숫자가 150만에서 20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역과 주에 내는 세금이 3억 4천만 달러에 달하죠.”
이렇게 지역 사회에 많은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식당 가운데 하나가 바로 네팔 식 만두 집인 모모가 식당인데요. 라마 대표는 직원의 숫자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푼초 라마] “현재 직원이 15명 정도 돼요. 이 작은 가게에서 다 같이 일하는 건 아니고요. 우리가 조만간 가게 분점을 하나 더 열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현재 새로 문을 여는 가게에서 일할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라마 씨는 자신이 재현한 고향의 맛이 미국에서 사랑을 받는 것도 기쁘지만, 다른 이민자와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되어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2018년 달력 화보로 돌아온 뉴욕 택시운전사들”
미국 동부의 대도시 뉴욕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노란색 택시입니다. 복잡한 도시 곳곳을 누리는 노란 택시는 뉴욕의 상징이자, 이민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대표적인 업종이기도 한데요. 뉴욕의 택시 운전사들이 2018년 달력의 모델로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뉴욕 택시 운전사 달력’을 장식한 주인공들을 만나볼까요?
[녹취: 알렉스 왕] “달력 표지에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이 못생긴 남자가 바로 저예요.”
검은색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붉은 색 중국 전통 옷을 입은 이 남성. 2018년 뉴욕 택시운전사 달력 12월을 장식한 알렉스 왕 씨 입니다. 중국계 이민자인 왕씨는 올해 달력의 표지 모델이기도 한데요. 달력을 가리키며 못생기지 않았냐고 말하지만, 웬만한 모델 못지 않은 끼가 넘쳐납니다.
올해로 5번째 발행되는 뉴욕 택시운전사 달력. 2018년 판은 7개 나라에서 온 모델들로 채워졌습니다. 물론 이들의 공통점은 뉴욕의 택시 운전사라는 점이죠. 달력을 펼쳐보면 택시 운전사들이 상의를 벗고 택시 위에 누워 있는 등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요. 1월부터 12월까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 달력. 결코 쉽게 만들어 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필립 커크먼]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요. 처음엔 운전사 분들이 좀 쑥스러워하셨어요. 하지만 하나 같이 끼를 펼쳐보이면서 얼마나 잘 찍으시던지, 나중엔 다들 진짜 직업 모델들 같았죠.”
달력의 공동 발행인인 필립 커크먼 씨는 뉴욕 택시 운전사들의 다양성을 담아내기 위해 나이와, 배경 그리고 체형까지 고려해 최대한 다양한 운전사들을 달력에 담았다고 했습니다.
달력 발행인인 커크먼 씨와 작가들은 이렇게 멋진 모습을 담기 까지 여러 번의 시도를 했고 결국엔 멋진 달력이 나왔다며 흡족해 했습니다.
[녹취: 알렉스 왕] “모든 사람들이 저를 기억하기는 힘들죠.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쯤 돼야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저는 평범한 택시 운전사니까요. 그래도 운전수 치고는 이제 제법 유명하게 됐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제 이 달력은 온라인에서 미국은 물론 세계 각지로 팔려나가고 있는데요. 이 달력을 통해 이때까지 총 6만 달러가 뉴욕시 저소득층 학생들의 대학 학비 기금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녹취: 알렉스 왕] “제 택시에 타는 승객들께 이 달력을 다 보여드릴 겁니다. 제가 바로 12월의 모델이자, 표지 모델인 알렉스 왕 이라고 소개해야죠.”
뉴욕시 택시 운전사들의 다양성도 보여주고, 어려운 이웃도 돕고 있는 뉴욕시 택시운전사 달력, 뉴욕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