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오늘(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됐지만 북 핵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며,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북 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두 가지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북 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제사회와의 북 핵 공조를 강조하면서, 현 단계에서 대북 독자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한국이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북 핵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국제사회와 제재에 대해서는 보조를 함께 맞춰 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 5.24 조치를 독자적으로 해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5.24 조치 중에서 경제적 교류 부분, 그리고 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부분들은 국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재, 특히 UN 안보리가 결의한 제재 그 틀 속에서 판단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것이 UN 안보리 결의한 제재 범위 속에 있는 거라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그 부분들을 해제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고 있다며, 제재의 목표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고 나와 국제사회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면 긴장이 고조돼 우발적 충돌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관여정책과 미국의 최대 압박, 제재 정책이 부딪칠 수 있다는 현실적 고민이 있다면서도, 미-한 당국이 지금까지 전혀 이견 없이 공조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우리가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아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고, 지금까지 대북정책,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는 전혀 이견 없이, 빈틈없이 협력해 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고조됐던 긴장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지기 전에 북한이 다행히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며, 앞으로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강경한 자세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밝혔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끌어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남북관계 개선과 북 핵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해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습니다. 정상회담을 하려면 여건이 조성돼야 하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과가 담보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든지 북 핵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역시 압박과 제재 모두를 구사하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남북한 간 대화 노력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을 나오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립대 황지환 교수입니다.
[녹취: 황지환 교수]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비핵화 회담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계기를 만들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미국도 남북대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황 교수는 또 남북관계 개선이 미-북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황지환 교수] “남북 간에 관계 진전이 있으면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미국이 얘기하는 모라토리엄 효과가 있을 수 있으니까,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도 좀 더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탐색적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최원기 교수도 미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 대화와 관여가 북 핵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원기 교수]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형성이 되고 이를 통해 신뢰관계가 형성된다면 (북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