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자들 “북한 예술단은 체제선전 수단”

북한 평양에서 은하수 관현악단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탈북자들은 북한의 예술단이 북한 정권의 체제선전 수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반 북한 주민들은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다음 달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140명 규모의 예술단을 파견하기로 남북한이 합의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회장은 북한이 동계올림픽에 스포츠와 전혀 관계 없는 예술단을 파견하는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예술단들은 전적으로 체제 선전을 위한 단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마영애 회장]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과 어떻게 충성을 해서 우리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이런 것 밖에 없거든요.”

마 회장은 북한 예술단이 과거 일본과 유럽 등 해외에 나가서도 체제 선전에 열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 대다수가 이런 공연 내용에 속아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북한 정권이 고난의 행군 등을 겪으면서도 붕괴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 회장은 자신도 북한에 있을 때는 항상 이런 공연만 봤기 때문에 처음 한국에 와서 다른 공연을 봤을 때는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마영애 회장] “저희도 처음 자유를 찾아왔을 때 한국의 음악들이 너무 재미가 없고요, 사랑한다 이런 곡도 몇 천 개가 있는 것 같은데, 처음에는 거부감도 들고……”

마 회장은 그러나 지금은 북한에서도 예술공연을 통한 체제선전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제임스 리 씨는 북한의 예술단이 권력자들의 유흥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제임스 리] “오직 정부 고위급을 위한 단체지 그 사람들이 문화 컨텐츠로서 국민들이 살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상황은 아니예요, 북한은”

따라서 일반 주민들은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과거에는 금강산 가극단, 만수대 예술단 등이 지방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공연들도 거의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리 씨는 북한에서 예술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배경과 용모, 장기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술단원이 되는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제임스 리] “평균 생활하는 것 보다 그런데 가면 뭔가 더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그것 때문에 자기들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국민들의 0.0001 %도 안 되는 극소수에 제한돼 있는 상황이고요.”

리 씨는 한국 국민들이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보고 남북간 화해와 공존, 남북통일 등에 대한 환상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해성 씨도 북한의 예술공연은 주로 핵심계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해성] “엘리트 계층이라든가 평양시내 시민들이라든가 지방에서도 간부급에 들어간다든가 이런 사람들이 많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김 씨는 북한에도 약간 변화가 생겨 돈을 주면 공연표를 구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150달러를 주고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남북간 교류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며, 특히 이런 교류가 이번에 한국에 오는 예술단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해성] “교류와 접촉을 해서 그들이 남한의 실상을 많이 알고 한국의 발전상과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서 많이 접촉해서 알게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김 씨는 북한이 이번에 예술단 파견을 통해 한국 내 갈등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이런 의도에 말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