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북한 비핵화 못하면 핵 확산 위험…미 독자적 대북 선제공격 우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25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전 세계적인 핵 확산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핵확산을 북한 핵개발의 가장 큰 위험성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키신저 전 국무장관] “My fundamental concern about the nuclear program of Korea is not the threat it poses to the territory of the United States, significant as it is…”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 전 장관은 25일 국가안보전략을 주제로 열린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 핵 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는 미국에 가하는 위협이 아니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전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역량을 유지할 경우 다른 국가들도 핵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주목 받는 방법이라고 느끼고 이는 곧 국제적 분쟁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키신저 전 국무장관] “My most immediate concern is the following. If North Korea still possesses a military nuclear capability in some finite time, the impact on 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might be fundamental.”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도 핵무장을 원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게 되면 한국은 핵 없는 국가라는 처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일본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는 미 국가안보전략의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고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키신저 전 국무장관] “So, therefore, I think that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must be a fundamental objective, and if it’s not achieved, we have to prepare for ourselves for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to other countries, which will create a new pattern of the international politics which will affect our concept of deterrence and our possibility of deterrence...”

이어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 핵무기가 확산되는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는 곧 국제정치의 새로운 양상을 만들고 미국의 억지력 개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과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이른바 ‘쌍중단’은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거나 진전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북 제재와 압박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키신저 전 국무장관]”If China took an unqualified opposition to the nuclear program and they join program with us,, I think it should be possible to develop sort of sanctions and pressures that are irresistible. That would be my preferred course…”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한 핵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반대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택한다면 거부할 수 없는 제재와 압박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는 자신이 선호하는 과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워싱턴에서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댄 설리반 공화당 상원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는 상황이 ‘레드라인’으로 설정됐지만 북한은 이미 이 선을 넘었거나 곧 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지 아니면 선제적 군사 행동을 취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워싱턴 조야의 시각을 전했습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 선제공격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습니다.

[녹취: 키신저 전 국무장관]”My own thinking , I would be very concerned by a unilateral American wat at the borders of China and Russia…”

전 세계 대부분 나라들, 혹은 최소한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 없이 중국과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러나 압박을 늘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목표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은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견해에 동의한다면서, 핵 전쟁을 경고하는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은 ‘자신을 파괴할 공허한 협박’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녹취: 슐츠 전 국무장관]”No empty threats. Empty threats destroy you. I would be very careful in drawing redlines that imply that if somebody messes with them, there will be nuclear war.”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슐츠 전 장관은 ‘방아쇠를 당길 자신이 없으면 총을 겨누지 말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누군가 건드리면 핵전쟁으로 응수할 것임을 시사하는 레드라인을 긋는데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