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3만2천 명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다양한 영상물들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TV에 출연해 북한에서의 경험을 솔직히 이야기하는 프로그램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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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모란봉 클럽 오프닝]
한국의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에서 매주 화요일 밤 방송되는 ‘모란봉 클럽’
[녹취: 모란봉 클럽 내용 중에서]
한국에 사는 탈북자들이 TV에 출연해 풀어놓는 이들만의 솔직한 이야기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모란봉 클럽 주형진 피디입니다.
[녹취: 주형진 PD] “북한의 문화를 알리고자 남북 간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북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북한의 사교육 열풍에서 의료 실태, 지난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망명한 북한군 이야기, 북한을 뒤흔드는 한류 열풍까지 북한의 경제와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탈북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습니다.
특히 그 주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북한 뉴스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요,
[녹취: 주형진 PD] “그 때 시기성을 담아 가장 중요한 이슈 상황을 많이 담으려 하고 있고요, 지금은 올림픽 시즌이고 현송월이 방문하기도 했고 해서 현송월을 주제로 잡았죠.”
이날 주제는 ‘2018 현송월 신드롬’.
현송월의 패션에서부터
[녹취: 모란봉 클럽 녹화 현장, 탈북자] “이번에 현송월 씨의 패션은 제가 봤을 때도 보통 여성들의 복장이었어요. 크게 멋낸 것으로 보이지 않았어요…”
베일에 싸인 ‘삼지연관현악단’까지
[녹취: 모란봉 클럽 녹화 현장, 탈북자]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삼지연악단이 있는데….”
북한 측 사전점검단의 서울 방문을 둘러싼 자신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냅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배우고 나누자’는 의미의 ‘배나 TV’ 탈북자 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녹취: 배나 TV ]
탈북자들이 국정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한국에 오기 잘했다고 느낄 때, 북한 사람들이 생각하고 배우는 한국은 어떤지 등 탈북자들의 진솔한 얘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방송입니다.
특히 두 명의 탈북자 진행자가 탈북자 한 명을 초대해 탈북 동기와 과정, 한국 정착 생활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탈북자가 탈북자를 탈탈 터는’ 이른바 ‘탈탈탈 프로그램’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 배나 TV 동영상 탈탈탈]
배나 TV 장보경 피디입니다.
[녹취: 장보경 PD] “탈탈탈은 탈북자 한 분을 모셔서 그분의 북한 생활, 탈북 과정, 정착 과정 등을 편집 없이 두 시간 내보내고 있습니다. 탈북자 관련 프로그램은 많지만 한 사람의 탈북인생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거든요. 그 사람을 통해 북한의 실상이나 유린 등 어려움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기획하고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연계해 긴급구조가 필요한 탈북자들의 사연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인 '배나 구출단'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시청자들의 후원으로 탈북자 25명을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배나 TV'가 출범한 2014년 6월 15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누적 조회 수는 4천957만 회가 넘습니다.
또 `배나 TV'에 접속해 동영상을 조회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약 10만 명, 탈북자 관련 유튜브 채널 가운데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가장 많은 겁니다.
`배나 TV'의 장원재 대표는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이 통일 이후 혼란과 갈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배나 TV 장원재 대표] “탈북자 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와 많은 차이가 있거든요. 준법 정신이 부족하다든가. 이걸 그냥 두면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먼저 이걸 바로 잡아야 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통일 이후 혼란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모란봉 클럽’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김범수 씨도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한국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차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범수]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사람이 북한 실상에 대해 조금 더 알아야 통일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또 해외에 있는 동포들, 심지어 북한에 있는 주민도 많이 보고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들이 또 남한 실상에 대해 아는 기회, 서로 간에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다시 하다로 되는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범수 씨와 함께 공동 MC를 맡고 있는 오현경 씨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북한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현경] “겉으론 좋은 것 같지만 일들이 많이 발생하니까. 이것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전달되면서 우리도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고. 문화적으로 너무 달라요. 같은 민족인데. 서로 이해했으면 좋겠고, 이것이 통일로 가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란봉 클럽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 성대현 씨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성대현] “우리가 같은 동포지만 사실은 분단이 돼 있어서 오랜 기간 떨어져 있어서, 이들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자들의 생각과 고충도 알게 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이를 통해 이질감이 많이 좁혀지고 선입견을 갖고 있던 점도 개선된 것 같아요.”
살았던 곳은 다르지만, 북한이라는 같은 고향을 둔 탈북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같은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탈북자들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 탈북자 박수애] “북한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각자 다른 지방에서 살던 생활방식이 있잖아요. 그것을 같이 나눌 수 있고, 탈북자들끼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녹취: 탈북자 최신아] “솔직히 남한 분들은 북한 내부 실정을 잘 모르잖아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길 바래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있는 탈북자들은 이 같은 프로그램이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 개선으로 나가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