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 핵 문제 보다는 김정은 정권의 인권 탄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인권 탄압의 피해자를 연설 현장에 초청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부각시켰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30일) 국정연설은 국제 문제에서 북한에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20여 분에 걸친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무려 7분을 할애했습니다. 주요 경쟁국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줄에 그친 데 비하면 이례적으로 긴 시간입니다. 북한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안보 현안임을 입증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작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의외로 길게 발언하지 않았지요?
기자) 맞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이 미 본토를 위협할 날이 임박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또 북 핵 문제를 지금의 위험한 상태로 방치한 전임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에 관련해서는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도 미-북 간 대화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올 들어 적절한 시점에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이란 점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정연설에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대신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최대 압박을 강조한 것은 미-북 간 대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엿보게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에 대한 과격한 발언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북한 정권을 `파괴할 것’이라거나 `화염과 분노’ 발언을 쏟아내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말 폭탄’을 주고 받았던 것과는 때와는 크게 달랐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설은 올 들어 계속돼 온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대북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진행자) 대북 군사 옵션에 대한 언급도 없었지요?
기자) 언급이 없었다고 해서 군사 옵션을 배제한 건 물론 아닙니다. 다만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간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정부를 배려한 것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핵 보다는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장애인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례를 소개한 건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 낸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씨 부모를 “전세계를 향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강력한 목격자,” 지성호 씨에 대해서는 “북한 정권의 위협적인 본질에 대한 또다른 목격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사연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해 큰 박수와 공감을 자아냈는데요, 방송과 연출에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탈북자를 초청해 소개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나요?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탈북자들을 초청해 면담한 적은 있었지만, 국정연설에 초청한 사례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설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북한 인권 개선에 더 큰 정책적 비중을 둘 것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사회 인권 문제에 별로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