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남북관계나 미북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북한의 비핵화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한국과 미국 모두 북한에 다가서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OA의 설문에 응한 전문가 27명 가운데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실질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17명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큰 무게를 뒀습니다. 또 5명은 관계 개선은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답변을, 나머지 2명은 올림픽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전망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올림픽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 “The problem is that DPRK seems to have absolutely no intention whatever of desisting from its nuclear and missile quest.”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서로가 모두 만족할만한 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현재의 긴장 완화 조짐은 한국이 올림픽에 방해가 되는 일을 막는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 이후 미-한 연합군사 훈련 연기를 요구하고 자신들이 핵무장 국가라고 주장하며 위협하면 현재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과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북한의 목적은 한반도 전체를 통치하는 것이라며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As part of an overall strategy, which I said, is to conquer all of Korea, and drive United States out of the equation.”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한국의 항복뿐이라며 이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뒤 계속 이를 무너뜨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과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도 한국과 단일팀으로 참가하면서 핵물리학자들을 파키스탄으로 보냈으며 2015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직후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매춘부”로 부르며 맹비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뿐 아니라 미-북 관계 개선 가능성도 낮게 내다봐, 전체 27명 중 20명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입니다.
[녹취: 수미 테리 석좌] “It is easing tensions right now between the two Koreas, but I don’t think it would ease tensions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 담당 보좌관을 지낸 테리 석좌는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탈북자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은 계속되고 있고 미-북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올림픽 전날 군사 열병식을 감행하고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선보인 점을 미-북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습니다.
미-북 관계 개선 여부는 북한에 달렸다는 신중한 반응도 있습니다. 북한이 추가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입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Kim Jong Un is not satisfied with the progress he has made, because you know there still are question marks on reliability of North Korea’s ICBM, he will resume testing.”
올림픽 이후 김정은이 미사일 역량 등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재개한다면 모든 상황은 올림픽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역시 북한은 올림픽이 끝난 뒤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최대 압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림픽 이후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역시 관계 개선에 부정적 요소로 평가했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이 한국에 미-한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압박하지만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독단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는 한국의 대북 관련 행동을 제약할 것이며, 북한은 이런 상황에 분노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 역시 북한은 미-한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겠지만 미국과 한국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anybody will say there is less likelihood now of North Korean attack.”
더글라스 팔 카네기재단 부원장 역시 연기됐던 미-한 군사훈련은 재개될 것이고 북한은 이를 자신들의 무기 실험을 위한 핑계거리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올림픽 이후 상황을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남북간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입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 “Much will depend on whether he can convince North Koreans to talk with United States about nuclear issue.”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에 나서게 하도록 설득하는 것 같다며 설득에 성공할지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미국이 어떤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 27명 (무순)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북한은 이번 군사 열병식에서 미국을 핵무기로 타격할 역량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미사일들을 선보였다. 김정은이 두 가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한국과의 긴장을 완화해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이견을 보이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또한 국제적인 매력 공세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로 하여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동참을 줄이려고 한다. 유엔의 대북 제재는 북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긴장은 북한에 의해 고조되기도 하고 완화되기도 한다. 이는 북한이 한반도 전체를 가지려 하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미국을 한반도에서 내보내고 한반도 전체를 손에 얻으려는 목적이다.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한국의 항복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 관계와 비슷하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올림픽을 통해 남북간 긴장은 완화되고 있지만 미-북 관계 완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의 대북 입장과 정책은 변함이 없다. 이런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탈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고 펜스 부통령이 탈북자들에 대한 발언도 했다. 펜스 부통령이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를 올림픽으로 초청하는 일도 있었다.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과 악수를 하지 않은 점도 하나다.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캠페인은 계속되고 있다.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는 북한이 어떤 제안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다면 남북 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미-북 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신호는 명확하게 없는 것 같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미국이나 북한 모두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 그렇기 때문이 미국과 북한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관계 개선 여부는 모두 북한에 달렸다. 올림픽이 끝난 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부분에 대해 한국과 대화를 하거나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힐지 여부다. 또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해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환경은 변할 수 있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다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최대 압박뿐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올림픽 이후 관계가 개선될지 여부는 김정은에 달렸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해 일정기간 동안 추가 실험을 중단할지 여부다. 이를 통해 남북 대화가 이어지고 또 미-북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이런 무기 역량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실험을 재개한다면 올림픽 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다. 북한의 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 반복되는 상황 말이다.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요청했지만 북한이 아직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정상회담이 5월이나 6월에 이뤄진다면 미-한 연합군사훈련 역시 이 이후로 연기될 것이다. 김정은 역시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것으로 본다. 이런 과정에서 생긴 남북간 대화가 긴장 완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
올림픽 이후 남북 혹은 미-북간 관계가 개선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는 올림픽 정신이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상황이 올림픽 전으로 돌아갈 위험 역시 크다. 하지만 지금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에 나서게 하도록 설득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고 본다. 북한은 지금까지는 이런 제안을 거절해왔다. 북한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미국이 어떤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최대 압박은 외교적 대화와 별개가 아니다. 실제로 외교적 대화는 강력한 압박이 뒷받침 됐을 때 성공할 수 있다. 최대 압박이 지속되고 더욱 강력해질 필요가 있다. 이란 핵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란에 대해 엄청난 압박과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동계 올림픽 기간 중 주도권 싸움이 열리고 있다. 이는 승자가 아무도 없는 게임이다. 북한은 미-한 동맹과 자신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캠페인을 약화시키려고 한다. 미국은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올림픽이 그냥 선수들이 경쟁하는 행사로 끝난다면 이는 북한으로서는 패배다. 성공하지 못하는 거다. 만약 올림픽이 추가 대화로 이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한국이 계속해서 양보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남북 경제협력이나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자원을 보내주는 양보를 한다면 북한으로서는 성공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려는 어떤 의지도 보이고 있지 않다. 핵과 미사일을 대량생산 할 의지까지 보여줬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미국과 북한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연기된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북한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훈련이다. 북한에 깜짝 공격을 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만약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을 축소하게 되는 이유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누구도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
올림픽에 따른 긴장 완화가 새로운 외교적 기회를 만들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긴장 완화가 3월 이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북한이 매력 공세를 한다고 해서 이들이 유연해졌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남북간 대화가 자신들의 방향으로 열리길 원하며 한국은 올림픽을 방해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자신들이 핵무장 국가라고 주장하며 위협하면 이 모든 게 무너질 것이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올림픽 이후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고 이런 기대조차도 없다. 대화를 가능하게 할 전략이 필요한데 어떤 전략이 있을지 모르겠다.
패트릭 크로닌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
한반도의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올림픽의 한 종목이 될 정도로 어렵다. 북한이 진정한 외교를 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줄지 여부를 현 상황에서는 알 수가 없다. 이 부분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논의를 이어가는 부분이다. 현 상황에서는 냉전과 같은 긴장이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 핵 미사일 대량 생산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평화로운 올림픽은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 재단 대표
관계가 개선될지 여부를 지금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올림픽 이후에도 고조된 상황은 이어질 것이다. 북한이나 미국이 확장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현 상황이 개선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나 북한이 자신들의 정책을 크게 바꾸는 것이다. 북한은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로 가져오고 미국은 미-한 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대화의 전제조건을 없애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는 회의적이다.
랄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태평양포럼 소장
모든 것은 북한의 행동에 달렸고 어떤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에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밝힐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하면 관계 개선은 가능하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계속 장난을 칠 텐데 미-한 양국 지도자들이 이런 함정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지켜봐야 한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
관계 개선 여부는 북한이 언제 다시 벼랑 끝 전술을 택하게 되는지에 달렸다. 남북간 교류가 북한을 조용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국이 강경노선을 이어가는 한 어떤 것도 변화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 가할 것이다. 관계가 개선될 유일한 방법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지연하고 미국이 북한에 관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에서 제외하는 방법이다. 관여가 없는 최대 압박은 실패할 것이고 한반도의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대 압박으로 인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비핵화는 목표가 돼야지 시작점이 돼서는 안 된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했다고 해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독자적으로 많은 양보를 했다. 올림픽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들지 않았으며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점심도 먹는다. 김여정은 인권범죄 위반으로 인해 미국의 제재대상에 올라 있는 사람이다. 김여정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온 것과 (응원단 등이) 선박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제재 위반이다. 김정은 정권은 올림픽이라는 환상 뒤에 숨어 자신들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사이를 틀어놓으려고 하고 있다. 이는 남북간 협력이 아니며 한국이 가진 고유 특성을 점진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다. 올림픽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더 많은 양보를 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놓을 뿐이다.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진흥재단 선임연구원
남북간의 대화는 긴장을 완화하지 않는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위협과 도발을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받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를 하기 전에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고든 창 변호사
갈등은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과 한국은 연기된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고 북한은 이에 반대할 것이다. 북한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완전히 중단되도록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림픽 이후 있을 북한의 요구를 받아줄 수 없다. 미국과 유엔 제재들은 한국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다. 북한은 이에 대해 성질을 부릴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올림픽 이후에 더욱 북한을 물어뜯을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경제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여러 신호가 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요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제재 위반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미국은 이런 뻔뻔한 행동에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가를 치르도록 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계속해서 법을 어길 것이다.
윤선 스팀슨센터 연구원
관계 개선 여부는 올림픽 이후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에 달렸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지 비핵화와 관련된 대화에 참여할 의지를 보이는지 여부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재단 부원장
올림픽 이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확률이 완화될 확률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미-한 연례 군사훈련이 올림픽이 끝난 뒤 재개될 것이고 북한은 이를 자신들의 무기를 실험하는 핑계거리로 삼을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제재가 북한을 물어뜯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반면 북한 역시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 정도의 무기 역량을 갖추기 위해선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북간 대화가 열릴 때까지는 6개월에서 1년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미국이 구체적인 한반도 정책을 세우지 않은 이 상황에서 일종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나는 관계 개선을 회의적으로 본다.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연구원
올림픽은 북한 문제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과거에도 봐왔다. 한국과 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단일팀으로 참석했었다. 당시 김정일은 핵물리학자들을 파키스탄으로 보내 핵탄두 개발을 했다. 2015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을 때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지 두 달도 안돼 북한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창녀라고 불렀다. 북한은 적들이 희망과 기대감을 갖게 한 뒤 이를 무너뜨려버리는 것을 매우 잘한다. 북한은 적들이 이 과정에서 느낀 실망감이 북한에 대한 양보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희망적이었던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국이 양보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앤드류 스코벨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올림픽이 한반도 상황에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존 페퍼 외교정책 포커스 소장
남북 관계는 올림픽 이후 개선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한국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고 북한도 이런 움직임을 최소한 올해 초부터는 보여왔다. 하지만 현재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한국 석좌)의 주한 대사 지명을 철회했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에 회의적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펜스 부통령 역시 올림픽에서 김정은의 여동생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공격적인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에도 입장을 바꾼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으로 인한 좋은 분위기가 미-북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우선 김정은이 김영남과 자신의 여동생을 올림픽에 보냈다는 것에 놀랐다. 북한이 이 문제를 꽤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들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고 일부분이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계 개선 부분에 있어서는 회의적으로 본다. 북한은 아직도 자신들의 선전선동이 미국과 한국을 갈라놓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또 한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자신들에게 무언가를 주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만약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북한은 화를 낼 것이고 다른 도발을 할 것이다. 미국과 북한과의 긴장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하며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감축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은 좋은 움직임이지만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도널드 베이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교수
남북 관계는 지난 40년동안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했다고 해서 장기적인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많이 봐왔다. 남북이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협력한 부분 말이다. 한반도 상황은 앞으로 몇 달간 조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미국과 한국은 연례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다. 북한은 이를 도발이라고 생각하고 미사일이나 핵폭탄 실험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이 지난 번보다 큰 규모라면 미국이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군사력을 통해 대응을 할 수도 있다. 총알이 서로 오고 가지는 않더라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올림픽 이후에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의 협력 정신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앤드류 여 미국가톨릭대 교수
남북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 문재인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가 추가 대화 기회로 이어지고 현 안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미-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한 북한이 시기상 적절하지 않은 올림픽 개막식 전날 군사 열병식을 감행한 것과 북한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봤을 때 말이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고 김여정을 비롯한 고위급을 파견한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환영할만한 신호다. 최소한 몇 주간은 말이다. 올림픽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요한 돌파구가 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몇 달 후 미-한 연합 훈련이 재개되는 것을 볼 것이다. 북한이 이 기간 중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