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일부 언론 보도를 비판했습니다. 북한 인권 유린의 핵심 가해자를 미화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통을 줬다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은 ‘김정은의 여동생이 말 한 마디 없이 반짝이는 웃음만으로 외교에서 펜스 부통령을 앞섰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드너 의원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유력 신문사가 살인적인 독재정권의 유혹과 선전에 이렇게 취약하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는 10만 명이 노예가 돼 갇혀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김여정에 관한 일부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여정의 사진 두 장을 올리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권유를 우려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구에서 가장 악독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런 정권에 대한 긍정적 보도가 나올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자신의 여동생에 대한 세계 언론들의 보도에 대단히 기뻐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는 도를 넘어섰다고 비난했습니다.
김여정의 일상은 북한 주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며, 북한 주민들은 정권 유지를 위한 김씨 정권의 폭력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굶주리고 고문과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이런 정권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김여정과 김씨 정권을 폭군 가족 혹은 살인자 보다 나은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김씨 정권 아래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엄청난 몹쓸 짓’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는 김정은이 누구인지 잊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여정과 북한 응원단의 평창올림픽 참석에 대한 ‘ABC’, ‘CNN’, ‘NBC’의 보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 언론들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김여정을 냉소적으로 비판한 전 폭스뉴스 진행자 에릭 볼링의 트위터에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앞서 볼링은 “만약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억압하며, 독재자인 자신의 형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죽이는 철인3종 경기가 평창올림픽에 있었다면 김정은의 여동생은 금메달 획득이 유력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