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 회계연도의 미사일 방어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방부는 6천 860억 달러에 달하는 2019 회계연도 예산을 미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목적으로 의회에 제출한 2019 회계연도 예산은 모두 7천 160억 달러.
이 가운데 핵전력 유지와 현대화에 240억 달러, 미사일 방어에 129억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특히 국방부는 작년보다 740억 달러 늘어난 6천 860억 달러를 새 예산으로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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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관리들은 12일 예산 관련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들의 새로운 위협,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들의 점증하는 국제 위협에 대응해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으로 관심을 끌었던 미사일 방어국(MDA)의 예산은 99억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특히 미사일방어국은 예산 신청서에서 “최근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고조는 선진화되고 가속화된 역량을 보여줬다”며 예산 요청은 “이런 점증하는 위협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핵무장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해 시험 발사한 화성 14호와 15호는 모두 이론적으로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 방어국은 설명서 옆에 북한이 지난해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사진을 3단계로 나눠 게재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공격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고 ‘콜드 발사’, 고체 연료 추진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콜드 발사 기술은 발사대에서 바로 점화하는 ‘핫 론치’와 달리 미사일을 공중으로 밀어 올린 뒤 점화하는 방식입니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콜드 발사’ 방식은 안정성이 높고 공간도 덜 차지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지적은 북한이 상황에 따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추가로 시험 발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미사일 방어국은 이어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 전진 배치된 미군에 도달할 수 있는 수백 기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사일 방어국은 이처럼 북한과 이란 등 점증하는 위협들에 대응해 우선 미 본토 방어 강화 차원에서 지상배치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 체계(GMD) 예산 9억 2천 640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여기에는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 기지에 지상 배치 요격미사일(GBI) 20기를 추가 배치해 미군이 보유한 총 규모를 44기에서 64기로 늘리는 계획이 포함됐습니다.
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비행단계에서 식별할 수 있는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 추가에 1억 6천 400만 달러, 태평양에 두 개의 식별 레이더 배치에 9천 580만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또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 대응으로 해상 X-밴드 레이더(SBX)의 해상 체류 시간 연장과 작전 지원 목적 등을 위해 1억 4천 970만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미사일방어국은 또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 개선 차원에서 주한미군사령부가 요청한 하층과 상층 미사일 방어 체계 확대를 예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지스 체계, 괌과 한국에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운용 유지와 지원 등을 위해 8천 380만 달러, 해상 발사 SM-3 블록 2A의 이지스 탄도미사일 무기 체계 확대를 위해 7억 6천 750만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미사일방어국은 지난 회계연도에 79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었습니다.
이런 미사일 방어 예산의 확대 요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새 회계연도 예산에 병력 2만 6천 명을 늘리고 위협 억제와 해상 우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전투함 10척을 늘리는 방안을 밝혔습니다.
또 사이버와 전자전, 우주, 인공지능과 극초음속 무기 등 첨단 무기 개발에도 많은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