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부 '미-터키 협력' 제안...미 태평양사령관 "중국, 아태 질서 훼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5일 터키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무력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과 터키군이 협력하자고 터키 측이 제안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 중국의 군비 확장을 다시 한번 강하게 비판했고요. 이어서, 한국의 윤성빈 선수가 평창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썰매종목 금메달을 딴 소식 등 평창동계올림픽 소식 정리해 드립니다.

진행자) 터키 측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과의 협력을 제안했다고요?

기자) 네. 중동 주요국가들을 순방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15일)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면담했는데요. 면담 후 터키 정부 관계자는, 시리아 북부 만비즈에서 쿠르드 민병조직 ‘인민수비대(YPG)’를 철수시키고, 미군과 터키군이 이 지역에 함께 주둔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시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제안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군과 터키군의 협력이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두 나라는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일대에서 극렬테러단체인 IS를 퇴치하는 일을 함께 해왔는데요. 시리아 북부 지역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는 미국이 소수민족 쿠르드 민병조직들을 지원해서 IS 퇴치 작전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터키는 이곳 민병대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자국 내 쿠르드족을 부추겨서 분리독립 투쟁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봅니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 민병대 주력 조직이 ‘인민수비대(YPG)’인데요. 지난달 말부터 터키군은 인민수비대를 목표로 이 일대를 공습하고 포격까지 이어가면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최근 미국과 터키 사이 최대 현안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인민수비대를 지원하고 있지만, 터키는 분리독립 움직임 저지를 명분으로 인민수비대를 공격하고 있는, 민감한 문제인데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인민수비대를 겨냥한 군사행동을 축소하고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지만, 즉시 터키 측이 이를 부인한 일도 있었습니다. 터키 측은 인민수비대에 대한 공세를 늦출 뜻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어제(15일) 독일 ARD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와 싸우려 YPG와 손잡는다면, 우리도 미국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틸러슨 장관과 에르도안 대통령 면담도 민감한 분위기를 반영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역요원을 비롯한 미국 측 관계자를 일체 배제시켜서 미국 언론과 외신들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양 측은 3시간 넘도록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행자) 인민수비대를 철수시키고 터키군과 협력하자는 제안, 미국은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이 같은 제안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터키 정부 관계자는 밝혔는데요. 틸러슨 장관은 어제(15일)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YPG에 중화기를 제공한 적이 없다”면서 “따라서 되돌려 받을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터키에 맞서기 위해 인민수비대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에 이렇게 답한 건데요. 미 당국은 최근 편성한 예산에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조직 지원 용도로 5억 달러를 새롭게 배정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오늘(16일) 미국과 터키의 외무장관 회담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오늘 별도 회담을 이어갔습니다. 회담 후 공동 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터키와의 관계가 “약간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는데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 중국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역내 질서를 훼손시키려 한다며 신랄히 비난했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특히 지난 2016년, 국제 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패소 판결을 내렸는데도, 중국이 이 지역에 항공기 수용 시설과 레이더, 활주로 등을 갖춘 7개의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사령관은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진솔한 화법의 소유자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에 대해 소신 있게 말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남중국해와 관련한 강성 발언들로 종종 중국 정부가 반발하곤 했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도 중국의 의도가 명백하다면서 이제 중국이 국제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훼손하려 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고요. 또, 현재 중국이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목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해리스 사령관이 주호주 미국 대사로 지명됐는데요. 미국과 전통적인 우방인 호주와의 동맹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고요.

기자) 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해리스 사령관이 호주 대사로 부임하면 호주와, 특히 긴밀한 군사 동맹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 대사 지명은 중국과의 아시아 역내 패권 경쟁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호주 미국 대사직은 지난 2016년 9월, 존 베리 당시 대사의 임기가 끝난 후 18개월 동안 공석이었는데요. 워싱턴 정가에서는 지난해부터 해리스 사령관이 주호주 미국 대사로 지명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진행자) 호주 미국 대사는 아시아태평양 역내 핵심 역할을 담당할 주요 직책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해리 해리스 사령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1956년생 올해 61세로, 일본 요코스카시에서 미 해군 부사관인 부친과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해군 조종사 훈련 과정을 이수했고요. 해군 참모차장, 합참의장 보좌관,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을 거쳐 바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태평양 사령관으로 취임했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그간 호주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호주의 정계, 군 지도부와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는 해리스 사령관의 지명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 미국 대사 지명 소식에, 하와이에서 두 사람이 만났던 사진과 함께 호주에서 보길 고대한다는 글을 인터넷 트위터에 올리는 등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호주는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대부분 현안에서 전통적인 우방국인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 대사 지명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관련 질문을 받자, 아시아 태평양 역내 지역의 안정과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하지만, 그간 해리스 사령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던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로서는 그다지 기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례로 지난 2016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해리스 사령관의 모친이 일본인이라는 점을 들며, 남중국해에 대한 해리스 사령관의 견해에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16일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윤성빈 선수가 시상식 단상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소식 보겠습니다. 이번에 한국 선수가 아시아 최초 기록을 세웠다고요?

기자) 네. 오늘(16일) 한국의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진행된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결선에서 한국의 윤성빈이 1~4차 시기 합계 3분 20초 55를 기록하며 우승했습니다. 은메달을 차지한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니키타 트레구보프 보다 1.63초 빨랐는데요.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썰매 종목이라고 하셨는데, 스켈레톤이 어떤 경기인가요?

기자) 스켈레톤은 루지, 봅슬레이와 함께 썰매의 한 종류입니다. 겨울철 올림픽을 크게 보면, 얼음판 위에서 하는 빙상경기와 눈 위에서 하는 설상 경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설상 경기는 또 스키·스노보드와 썰매로 구분되죠, 이 중에서 썰매는 긴 미끄럼틀을 누가 빨리 내려오는가를 가리는 겁니다.

진행자) 썰매에도 여러 종류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봅슬레이는 자동차와 흡사한 모양의 썰매 안에 여러 명의 선수가 타고 경기하는 것이고요, 루지와 스켈레톤은 판자 같은 간단한 썰매에 몸을 맡기는 개인 경기입니다. 이 중에서 루지는 누워서 타는 것이고, 오늘(16일) 윤성빈이 우승한 스켈레톤은 엎드려서 경기하는 점이 다릅니다.

진행자) 미국 선수들은 오늘(16일) 성적이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15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미국 대표팀에 다섯 번째 금메달을 안긴 미케일라 시프린이 오늘 회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시프린 선수는 4년 전 러시아 소치 대회 이 종목 우승자이고, 또한 회전이 자신의 주 종목이어서 올림픽 2연패가 기대됐는데요. 1· 2차 시기 합계 1분 39초 03으로 4위에 머물렀습니다. 금메달은 1분 38초 63을 기록한 스웨덴의 프리다 한스도터가 차지했는데요. 시프린의 기록은 4위였지만, 1위에 불과 0.4초 뒤진 치열한 경쟁이었습니다.

진행자) 시프린 선수가 경기 후 많이 아쉬워했다고요?

기자) 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놓친 시프린은 몸 상태가 안 좋았다면서 경기 후 회견에서 크게 아쉬워했습니다. 어제(15일) 대회전 종목 메달 기념행사가 늦게까지 열려 잠을 제대로 못 잤고, 오늘 경기 전에 구토 증세가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당초 이번 대회 최대 5관왕까지 기대했지만,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4관왕은 노릴 수 있는 건가요?

기자) 4관왕도 불가능해졌습니다. 기상악화로 경기 일정이 계속 연기돼서, 몸 상태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시프린이 내일(17일) 슈퍼대회전에 나서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다음 주 수요일(21일) 열리는 활강에서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늘 경기에 북한 선수도 출전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16일) 여자 알파인스키 회전에는 북한의 김련향이 나섰습니다. 1· 2차 시기 합계 2분 37초 98로, 완주한 54명 선수 가운데 54위를 기록했는데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결과에) 만족하진 못하지만 앞으로 더 잘하겠다”면서, “북과 남이 함께 응원도 해주니까 신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평창 올림픽, 어느덧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데요. 오늘까지 종합성적 살펴보죠.

기자) 네. 개최지 한국 현지시각으로 오늘 16일 오후 9시 30분 현재 미국 대표팀은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어제(15일)와 변함없이, 금메달 수 기준 종합 4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1위는 독일로, 금메달 9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이고요. 2위는 노르웨이, 3위는 네덜란드입니다. 오늘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10위에 뛰어올랐고요. 북한은 아직 메달 소식이 없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