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입니다. 지금 한국 강원도 평창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죠? 이곳 미국에서도 겨울철 스포츠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 한 곳이 바로 지난 2002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유타주의 솔트레이크시티입니다. 이곳엔 16년 전의 올림픽 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 물론, 다시 한번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한번 찾아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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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16년 전 동계올림픽 열기가 그대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현장음: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파크]
스키를 타는 아이들부터, 봅슬레이를 훈련하는 선수들까지. 겨울철 스포츠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솔트레이크시티의 ‘올림픽공원(Olympic Park)’입니다. 16년 전 동계올림픽 경기장이었던 이곳에선 현재 미국 동계스포츠 선수의 80%가 훈련하고 있는 건 물론, 유타 주민들 역시 각종 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콜 노드만] “공원에서 보이는 많은 언덕 가운데 ‘스몰힐’이라고 부르는 언덕에선 가장 나이 어린 선수들이 스키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유타올림픽 기념재단’은 어린아이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한 겨울철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타올림픽 기념재단’의 콜 노드만 씨의 설명대로, 올림픽 공원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은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무척 만족했습니다.
[녹취: 매튜 사프넨] “동계 올림픽 시설을 이렇게 훌륭하게 유지하고 또 활용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올림픽 공원 덕에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아요. 일단 올림픽 공원이 많은 사람을 고용하면서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요. 아이들은 최고의 공간에서 겨울철 스포츠를 배울 수 있게 됐죠.”
[녹취: 크리스틴 베리] “올림픽 공원이 문을 열면서 스키를 배우는 사람이 확실히 많이 늘었습니다. 지도하는 강사진도 정말 훌륭해요. 우리 아들도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한테 직접 스키를 배우고 있는데요. 잘 가르치는 건 물론이고요. 여러모로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공원엔 작은 올림픽 박물관도 있는데요. 지난 2002년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것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시청각 자료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올림픽 공원엔 ‘유타 올림픽 오벌(Utah Olympic Oval)’이라고 하는 실내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도 있는데요. 유타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9개의 세계 신기록을 낳은, 세계적인 경기장이죠. 이곳의 책임자는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데릭 파라 전 국가대표선수인데요. 스피드 스케이팅은 물론 피겨와 아이스하키 등도 훈련 중이라고 합니다.
[녹취: 데릭 파라] “우리 공원엔 올림픽의 유산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시설들이 비어있지 않고 여전히 활용되고 있어요. 겨울철 스포츠의 정신과 열정을 느낄 수 있죠.”
설문조사를 보면 대다수의 유타 주민들이 동계올림픽을 다시 한번 개최하는 걸 지지하고 있다는데요. 유타주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오는 2030년, 빠르면 2026년에 다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현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콜 노드만] “다시 한번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어떤 게 있는지, 어떤 게 필요한지 조사도 다시 해야 하고 시설도 최대한 현대화해야겠죠. 하지만 지난 16년간 시설들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새로 지어야 할 시설은 전혀 없습니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유타 올림픽 기념재단’의 노드만 씨는 많은 유타 주민이 솔트레이크시티에 다시 한번 올림픽의 함성이 울려 퍼질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스키 교실”
[현장음: ‘국립 겨울 스포츠 센터’ 스키장]
이번엔 뉴저지주의 한 스키장을 찾아가 보죠. 사실 스키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입니다. 특별한 옷과 장비가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일부 아이들은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스키를 타고 있다고 했는데요. ‘겨울스포츠 교육재단’이라는 단체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무료스키 교실이 덕분입니다. 이 단체는 아이들에게 스키와 부츠, 헬멧과 두툼한 스키복은 물론 스키 강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녹취: 숀 말리에] “우리 스키장은 일반적인 스키장과는 좀 다릅니다. 아이들 누구나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이죠. 전 아이들이 어릴 때 스키를 배워놓으면 앞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건강에도 좋고, 체력단련에도 도움이 되고, 삶의 질도 높아질 거로 생각해요. ”
스키 강습이 진행되고 있는 ‘국립 겨울 스포츠 센터’ 숀 말리에 최고경영자는 지난 2010년 ‘겨울스포츠 교육재단’이 설립되는 걸 도운 사람이기도 합니다.
[녹취: 숀 말리에] “한 번도 스키를 타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겨울 스포츠를 경험해보게 해 주고 싶어서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아이들이 스키를 못 타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우선, 스키장에 가보지 못한 아이는 스키를 못 타겠죠? 사람들이 스키 타는 걸 본 적이 없거나 또 주위 친구들이 스키를 타지 않아도 당연히 스키를 못 탈 거고요.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돼도 스키를 탈 수가 없는데, 이 모든 장애물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무료스키교실입니다.”
이날 스키를 타러 온 아이들은 ‘에이본 에비뉴 초등학교’ 아이들인데요. 이 학교의 채러티 헤이굿 교장 선생님은 그 누구보다 무료 스키교실을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채러티 헤이굿] “가난한 사람은 스키를 탈 수가 없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전 사방천지가 스키장인 콜로라도에 살면서도 어릴 때 한 번도 스키장에 가보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스키를 처음 타봤는데 얼마나 재미있던지요. 시간이 흘러 학교 교장이 되고,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도 스키를 탈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무료 스키 교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거예요. 정말 뛸 듯이 기뻤죠. 지난 3년간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스키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합니다.”
스키를 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헤이굿 교장 선생님 말에 공감이 됩니다.
[녹취: 스키 교실 아이들]
스키 타는 게 정말 재미있고, 스키를 배우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는 아이들.
처음 스키를 탔을 땐 너무 무서웠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아이들까지. 아이들 얼굴에선 흥분이 묻어납니다.
‘겨울 스포츠 교육재단’은 올겨울, 1천600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무료 스키 강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은 넘어지고, 구르면서도, 겨울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