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의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부친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치는 특별한 영향력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이방카 백악관 고문의 한국 방문에 관심이 쏠리는 건 그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라는 점 때문이겠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장녀인 이방카 고문을 매우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방카 고문은 뛰어난 능력과 언변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방위 조언을 하는, 백악관의 최고 실세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방카 고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방카 고문이 어떤 형태로든 미-북 간 대화 등 주요 현안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방카 고문이 여타 백악관 보좌관들과 다른 건, 특정 분야에 구애 받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방카 고문에게 최대한 무게를 실어줬습니다. 이방카 고문이 서울에 도착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을 대표하는 데 이방카보다 더 낫고 똑똑한 사람은 없다"는 글을 올린 겁니다. 백악관의 `입’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을 대표단에 포함해 수행토록 한 것도 그런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이방카 고문에게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이방카 고문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또 미-북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이방카 고문이 부친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안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방카 고문이 외교 현안보다는 올림픽 관련 행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기자) 네, 이방카 고문의 공식 임무는 미-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방한에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로부터 한반도 정세에 대해 자세한 브리핑을 받았고, 또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이방카 고문이 문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와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논의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방카 고문이 북한 측 참석자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방카 고문이 전면에 나서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올림픽 개회식 때 미-북 간 대화 성사를 위해 적극 나섰던 한국 정부도 이번에는 양측 간 대화를 중재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앨리슨 후커 백악관 보좌관이 북한 측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은 어떤가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백악관이 발표한 미국 정부 대표단에는 없었던 후커 보좌관이 이방카 고문을 수행하는 건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과 만났을 때 클래퍼 국장을 수행했었습니다. 당시 인연으로 북한 측 대표단장으로 방남하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접촉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방카 고문에게 국가 정상급에 준하는 예우를 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항에서는 외교부 의전장이 영접했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 외에도 강경화 외교장관이 주요 일정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전뿐 아니라 경호도 정상급에 걸맞게 청와대 경호실이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방카 고문의 올림픽 폐회식 참석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한 데 따른 겁니다. 그의 방한이 미-한 두 나라 정상의 특별한 관심 속에 이뤄진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