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관세' 백악관 내 이견...중국 전인대 "개헌 폭넓은 공감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철강업계 최고 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 부과는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직접 거론하며 고율 관세를 추진하는데, 백악관과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둘째 날, 국가주석 연임제한 철폐를 비롯한 개헌안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인대 측이 밝혔고요. 이어서, 포퓰리즘 정당과 극우 정파가 약진한 이탈리아 총선 결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관세 부과 계획에 반론이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목요일(1일) 철강·알루미늄업계 대표 간담회에서 수입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뒤, 주요 대상인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 한국 같은 동맹국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무역전쟁’을 직접 거론한 글을 인터넷 ‘트위터’에 올리면서, 계획대로 추진할 의지를 보였습니다. 같은 날 백악관 관계자가, “동맹국이라도 관세 부과에 예외 없다”는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이같은 강경한 움직임에 백악관 내부와 집권 공화당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집권 공화당의 이견과 반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어제(5일) 직접 성명을 냈는데요. “무역전쟁(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으며, 백악관이 이 계획을 더 발전시키지 않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이런 공식 경로는 물론, 개인적인 방법 등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안의 이견은요?

기자)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가 세계 원자재 공급망을 뒤엎을 뿐 아니라, 국제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중이라고 관련 매체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약간 누그러진 듯한 변화가 있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면제시켜줄 수 있다는 글을 어제(5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현재 개정협상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이 새롭고 공정하게 체결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동맹국이라도 관세부과에 예외 없다는 지난 주말 강경한 백악관 입장에서 상당히 유연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제안에 캐나다와 멕시코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관세부과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면세’를 조건으로 미국이 나프타 개정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건 옳지 않다는 게 이들 나라의 입장입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캐나다를 낚으려는 어떤 제안을 반복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요.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원래 멕시코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물어선 안 된다”면서 “새로운 나프타를 위한 동기로서는 (면세 제안이)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나라들의 움직임 살펴보죠.

기자) 일본과 호주, 캐나다는 오늘(6일) 정상 간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부과 방침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NHK 방송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유럽연합(EU)은 미국 정부가 계획을 강행할 경우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할 예정으로 보도됐습니다. EU 회원국들에 팔리는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겨 맞대응하는 건데요. 어제(5일) 열린 EU 집행위원회에서, 대상 품목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으로 한정하지 않고, 여타 공산품과 농수축산물, 일반 소비재까지 다양하게 선정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미국산 제품,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먼저 철강과 알루미늄을 포함한 산업용 제품 8억5천400만 유로(미화 약 10억6천만 달러) 어치가 대상이고요. 버번 위스키와 오렌지 주스, 옥수수 같은 농산물 9억5천100만 유로(약 11억8천만 달러), 그리고 ‘리바이스’ 청바지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화장품, 오락용 선박 등을 포함한 소비재 10억 유로(약 12억4천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28억 유로(약 34억7천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진행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둘째 날 일정이 오늘(6일) 진행됐죠?

기자) 네. 이번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중국 헌법을 바꾸는 안건이 최대 관심사인데요. 인민의 요구에 따라 개헌을 위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고 전인대 측이 오늘(6일) 외신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전인대 측의 이같은 언급은 개헌안 표결을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비롯한 중국어권 매체들은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14년 만의 중국 헌법 개정,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모두 21군데를 바꾸는, 사상 최대폭의 개헌안이 전인대에 상정됐는데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행 헌법 79조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규정 끝에 있는, ‘연속 재임은 두 차례를 넘을 수 없다’는 문장을 삭제하는 겁니다. 국가주석 임기에 대한 일체의 제한을 없앤 건데요. 왕천 전인대 부위원장이 첫날(5일)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설명하자, 2천970명의 인민대표가 일제히 박수했습니다. 표결은 오는 일요일(11일) 진행되는데요. 이 같은 전인대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개헌이 확정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정되면 시진핑 주석이 3선에 나갈 수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번째 5년 임기를 맞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10년 재임 이후에도 다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수 있는 건데요. 왕천 전인대 부위원장은, 시 주석이 스스로 이 같은 개헌안을 지난해 9월말 당 정치국 위원 25명이 모인 자리에서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기 직전이었는데요. 이후 5개월여 동안 중국 내 각계각층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개헌안을 확정한 것이라고 왕 부위원장은 덧붙였습니다. "당원, 간부, 대중이 모두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고치라고 호소했다"고 왕 부위원장은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시 주석의 ‘종신집권’을 우려하는 개헌 반대 의견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개헌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앞서 백악관은 이 문제가 중국 내부의 일이라, 미국 정부가 나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무엇이 자국에 최선인지 중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비공개 기금마련 오찬에서 시진핑 주석이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제 종신 대통령이다. 종신 대통령, 그는 정말 훌륭하다. 우리도 언젠가 (연임제한 철폐를) 시도해봐야 할지 모른다”고 농담조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일 이탈리아 총선이 실시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밀라노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 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총선 소식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 네, 4일 진행된 이탈리아 총선 개표 결과, 어느 정당도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동맹당'과 '전진 이탈리아(FI)' 등으로 이뤄진 ‘우파연합’이 득표율 37%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요.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민주당은 22%의 득표로 참패했는데요. 민주당 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5일,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특히 기득권 정당이 아닌 '오성운동'의 대약진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올해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가 이끄는 오성운동 정당은 단일정당으로서는 가장 높은 32%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오성운동은 지난 2009년에 기성 제도권 정치의 부패와 무능을 비판하며 창당한 정당인데요. 창당 9년 만에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성운동이 대중영합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성운동은 세금은 적게 걷고 복지는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오성운동은 또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즉각적 추방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번 총선에서 오성운동이 특히 선전한 것은 최근 유럽 사회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이민, 반난민 정서가 일정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의 큰 화제 중의 하나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다시 정치력을 장악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우파 연합 중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 이탈리아(FI)당은 약 14% 득표에 그쳐,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 이끄는 동맹당에 이어 2위에 머물렀습니다. 총리직을 3번이나 역임했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연이은 성 추문과 탈세 의혹 등으로 지난 2011년 총리직에서 물러났는데요. 이번 총선에서 화려한 복귀를 꿈꿨지만 동맹당에 뒤지면서 우파 연합의 주도권을 내주게 됐습니다.

진행자) 우파 연합 중 가장 표를 많이 얻은 동맹당은 극우 정당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맹당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보호무역을 지지하고 있고요. 또 오성운동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탈퇴를 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인 민족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동지이자 친구인 살비니가 있는 우파 연합이 1등으로 이탈리아 총선을 끝냈다"며 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지적한 대로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으니까 연정이 불가피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 했기 때문에 다른 정당과 협력하지 않으면 내각을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앞으로 협상의 주도권은 단일 정당으로 최대 득표율을 보인 오성 운동과, 우파 연합 내 동맹당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앞서 동맹당의 살비니 대표는 총선 결과 우파 연합 중 동맹당이 1위를 하면, 총리는 자신이 해야 한다고 말했었는데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 이탈리아 당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연정 협상에서 동맹당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새 정부 구성이 포퓰리즘 아니면 극우, 둘 중 하나로 정리될 가능성이 큰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향후 정부구성을 위한 정당간 교섭에서, 포퓰리즘 오성운동과, 우파연합 4개정당 중 최다 득표한 동맹당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게 되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4월까지는 총리 지명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늘(6일)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총리 지명이 늦어지면 연정 구성도 그만큼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같은 유럽 국가인 독일의 경우, 오랜 우여곡절 끝에 연정 구성에 성공했죠?

기자) 네, 독일의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지난 4일, 당원 투표를 통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연립 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확정하면서, 5개월 넘게 계속된 정국 혼란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연합은 지난해 9월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군소정당들과 연정 구성 협상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협상이 번번히 결렬되면서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위기설까지 제기됐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