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미국인 신부, 북한 결핵 치료 지원 20년...4월 말 방북

20년간 북한 결핵환자 치료를 지원해 온 미국 메리놀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인 제럴드 해먼드 신부.

북한 결핵환자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방북한 미국인 신부가 있습니다. 미국 메리놀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인 제럴드 해먼드 신부인데요, 다음달 말 53번째 방북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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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오디오] 미국인 신부, 북한 결핵 치료 지원 20년...4월 말 방북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My name is father Gerald Hammand. I was born in Philadelphia…”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제럴드 해먼드 신부.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인제 한국에 오자마자 함제도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25살 전에 사제 서품 받고 한국에 왔습니다. ”

스물다섯 살이던 1960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는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 유진벨 재단과 함께 방북길에 오르며 북한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The whole generation had stunted growth, you could see that, when you see suffering, you wanna help…. ”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영양실조를 겪고 고통 받는 주민들을 보며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이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이후 지난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유진벨 재단과 함께 1 년에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온 해먼드 신부. 방북할 때마다 평양과 남포,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12개 진료소, 요양원을 돌며 1천500명에서 2천 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재단을 통해 치료받은 북한의 결핵환자는 25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10명 중 2명은 치료에 성공하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이들의 죽음을 보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해먼드 신부는 말합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That’s a sad part, when you see you go to 12 centers and doctor say right away so on so died and that’s sad in that send… So it’s mixed emotions…. ”

북한을 방문해 환자들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 때마다 누가 누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겁니다.

해먼드 신부는 유진벨 재단이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원산 등 지역에 진료소를 늘려나가길 원하고 있고, 북한 당국도 재단에 이를 요청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 등 이유로 실현되지 못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해먼드 신부는 지난해 세계 최대 가톨릭 평신도 단체 ‘콜럼버스 기사단’으로부터 받은 ‘기쁨과 희망상’의 상금 10만 달러를 북한 결핵환자들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No, I never expected. I just got a letter saying you would receive the award with 100,000 dollars….”

해먼드 신부는 북한 다제내성 환자들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금은 결핵 치료에 성공하지 못한 20% 환자들이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요양원 설립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Yes, we have started to build houses for those who were not cured. We only have 80% cured, now we’re having little difficulty because of sanctions, we can’t import a lot of building materials, but hopefully Dr. Linton has put in to the state department if we could get…but he hasn’t heard it yet..”

요양원 건설이 진행 중이지만 대북 제재로 보일러 시설 등 건축자재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티브 린튼 유진벨 재단 대표가 미 국무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한 상태라고 해먼드 신부는 밝혔습니다.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은 이뿐이 아닙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미국인 방북 금지 조치로,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특별여권을 신청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It usually they respond in a month, and then I take their letter….”

특별여권을 받기 위해서는 국무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사전승인을 받아 또다시 신청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정치를 떠나서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일인데 왜 방북할 때마다 여권을 신청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해먼드 신부는 오는 4월 30일 53번째 방북길에 오릅니다. 올해 들어서는 첫 방북입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During Spring trip, which will be Aril 30th May 22nd, I will be visiting one of the places of building… ”

이번 방북 기간 동안 자신의 기부금으로 짓기 시작한 요양원 건설을 둘러보고 12곳 진료소를 방문해 결핵환자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설명입니다.

해먼드 신부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멕시코 신부, 의사 등을 포함해 유진벨 재단 관계자 13명이 4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3주 동안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를 위해 해먼드 신부는 지난 1월 미국 정부에 북한 방문을 위한 특별여권을 신청했고, 현재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해먼드 신부에 따르면 유진벨 재단은 앞서 다제내성 결핵환자 1천5백에서 2천여 명이 6개월 동안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의 치료 약을 배편으로 북한에 보냈습니다.

해먼드 신부는 지금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라며’, 앞으로 삶을 마감할 때까지 북한 주민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녹취: 제럴드 해먼드 신부] “이제 85세이고 제가 이제 끝까지 한국에 살고 싶습니다. 나이도 있고 이 민족에서 같이 살았으니까 끝까지 여기서 살고 싶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남쪽에서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에 죽을 때까지 방문하고 싶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