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 인준안이 상원 외교위원회 투표에 부쳐지지만, 통과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유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중간선거 직행이 좌절됐습니다. 이어서 미국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숨진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가 오늘(23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는데요. 이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미국 언론이 전하는 내용인데요. 폼페오 지명자 인준안이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할지 불확실해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공화당이 11명 민주당이 10명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에서 반대표가 1표만 나오면 인준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폼페오 지명자는 국무장관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외교위원회에서 부결돼도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대표가 인준안을 상원 전체 회의에 넘겨서 통과시키면 되는데요.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지명자가 전체 회의에서 인준 받는 경우는 미국 역사에서 매우 드뭅니다.
진행자) 외교위원회 안에서 폼페오 지명자를 둘러싼 상황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데다, 민주당 의원들도 속속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데요.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폼페오 지명자의 강경 보수 성향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지명자가 연방 하원 의원 출신인데, 이때부터 매우 보수적인 언행으로 눈길을 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의원 시절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맺은 이란 핵 합의에 반대하고 성 소수자를 위한 권리 강화를 지지하지 않는 등 폼페오 지명자는 보수 강경파로 분류됐습니다.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 민주당 상원의원은 폼페오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향을 제어하기보다는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은 폼페오 지명자의 반 외교적 성향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랜드 폴 공화당 의원은 왜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폼페오 지명자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고, ‘물고문’ 같은 특별한 심문기법에 열린 자세를 보였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비밀리에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는데, 이런 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밥 코커 공화당 의원은 폼페오 지명자가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너무 정파적으로 행동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코커 의원은 기자들에게 외교위원회가 오늘(23일)저녁 투표를 진행할 예정인데, 통과 가능성이 밝지는 않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외교위원회가 인준안을 부결시켜도 상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폼페오 지명자가 국무장관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했는데, 상원 전체 회의에서는 인준안이 통과될까요?
기자) 경우의 수를 따져 봐야 하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서 속속 지지를 나타내는 사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이디 하이트캠프 의원에 이어서 23일 조 맨친 의원, 조 도널리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주에서 올해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의원들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폼페오 지명자가 빨리 인준되는 것이 절실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지금 미-북 정상회담이 현안 가운데 현안인데,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오 지명자가 이걸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오 지명자 인준이 상원 전체 회의에서 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폼페오 지명자에 대한 상원 전체 투표는 이번 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유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암초에 부닥쳤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21일 유타주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전당대회에서 11월 중간선거에 나갈 공화당 후보를 가리는 투표가 진행됐는데, 롬니 전 주지사가 2등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롬니 전 주지사의 출마가 좌절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1등을 한 후보인 마이크 케네디 후보와 오는 6월에 치르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다시 맞붙습니다.
진행자) 전당대회에서 투표하고 다시 예비선거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타주 공화당의 독특한 규정입니다. 원래 21일 전당대회에서 60% 이상을 득표하면 예비선거 없이 바로 공화당 후보로 확정됩니다. 그런데 아무도 60% 이상 득표한 사람이 없었고요. 결국, 약 51%를 얻은 케네디 후보와 약 49%를 차지한 롬니 전 주지사가 예비선거에 올라간 겁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는 누구나 인정하는 유력한 상원의원 후보 아닙니까? 그렇다면 공화당 전당대회 결과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공화당 후보 경선은 물론이고 중간선거 본 선거에서도 롬니 전 주지사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한데, 이런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는 워싱턴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유타가 지역구로 은퇴하는 오린 해치 공화당 상원의원도 롬니 전 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뭘까요?
기자) 언론 분석을 보면요. 유타주 공화당 규정에 따르면 중간선거에 직행하려면 전당대회 경선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일정 수 이상의 유권자 서명을 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롬니 진영은 두 가지 다 선택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유권자 서명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 공화당원들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게 왜 반감을 샀을까요?
기자) 네. 유권자 서명으로 후보가 되면 자신들의 투표권이 ‘물타기’, 즉 희석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롬니 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는데, 이것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가 지난 대선 기간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 당시 트럼프 후보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여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와 6월 예비선거에서 겨룰 케네디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유타주 의원을 지낸 사람인데요. 강경 우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입니다. 케네디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중 진정한 유타인은 자신이라면서 롬니 후보는 워싱턴 정치권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케네디 후보는 또 자신을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다윗에 비유하면서 롬니 후보는 다윗과 싸움에서 진 거인 골리앗으로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주에 연고가 있나요?
기자) 네, 롬니 전 주지사가 기독교 일파인 모르몬교 신자인데요. 모르몬교 본산이 바로 유타주입니다. 또 롬니 전 주지사의 선조들도 19세기에 선도적으로 유타에 정착한 모르몬교 신도들이었습니다. 참고로 롬니 전 주지사는 5년 전에 거주지를 유타로 옮겼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남부 테네시주에서 총격 사건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 소식 마지막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어제(22일) 새벽 3시경 테네시 주도 내슈빌 교외의 한 식당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식당 종업원과 손님 등 4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맨몸에 녹색 재킷만 걸친 한 남성이 트럭에서 나와 주차장에 있던 두 명에게 공격용 소총으로 총을 쐈고요. 식당으로 들어와서 총을 난사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경찰은 용의자가 타고 온 차량 번호를 추적해 29살 백인 남성 트래비스 라인킹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는데요.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친 끝에 23일 인근 숲에 숨어있던 용의자를 검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생자가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식당 손님 가운데 한 사람이 기지를 발휘해서 총격을 멈추게 했습니다. 용의자가 잠시 총을 들여다보는 사이에 덮쳐서 총을 뺏어 멀리 던져버렸는데요. 그러자 용의자가 달아났다고 합니다. 29살 남성 제임스 쇼 씨로 밝혀진 이 손님은 현재 인터넷에서 영웅으로 칭송 받고 있는데요. 쇼 씨는 살아남기 위해 한 일이었다면서 겸손해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용의자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기자)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경찰은 특정 대상을 목표로 한 게 아닌 무작위 범행으로 보고 있고요, 용의자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일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라인킹 씨는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씨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또 지난해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백악관 접근 금지 지역에 들어왔다가 체포된 일이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에 체포된 일이 있는데도 용의자가 계속 무기를 가질 수 있었군요.
기자) 사실 라인킹 씨는 무기 면허 소지를 박탈당했습니다. 지난해 백악관 사건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이 라인킹 씨의 총기를 압수했는데요. 하지만 그 뒤 라인킹 씨의 아버지에게 총기를 넘겼고, 아버지가 다시 아들에게 돌려줬다고 합니다. 라인킹 씨가 지난해 백악관에 접근했을 때는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만 하루가 훨씬 넘어서야 잡혔는데,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 했겠습니다.
기자) 네, 이날(23일) 이 지역 학교들은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긴 했습니다만, 외부인이나 방문객울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내슈빌에서는 지난해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에 내슈빌에 있는 한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데이비드 브라일리 내슈빌 시장은 어제(22일) 무고한 시민이 총격에 공격용 소총에 희생됐다며, 포괄적인 총기 개혁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