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돌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처했던 남북관계가 올해 들어 급진전되면서 마침내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4개월 간 극적인 반전을 보인 남북관계를 이연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국무위원장]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해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던 남북관계에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곧바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고, 1월9일 판문점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북한 대표단의 한국 방문이 합의됐습니다. 조명균 한국 통일부장관입니다.
[녹취:조명균 장관]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 참가를 확정함으로써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월 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대표단에 포함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2월10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접견했고, 이 자리에서 자신을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라고 소개하면서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원한다는 김 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녹취:김의견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면서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공동 입장과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남북관계 개선의 가시적인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은 강릉과 서울에서의 두 차례 공연으로 이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3월 5일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청와대는 특사단 방북이 평창올림픽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 방남에 대한 답방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결과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입니다. 정의용 실장입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습니다.
아울러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어 3월 29일 판문점에 위치한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회담 날짜와 장소가 결정됐습니다. 조명균 한국 통일부장관입니다.
[녹취: 조명균 장관] “남북정상회담을 4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정상회담의 명칭은 2018 남북정상회담으로 결정됐습니다.
조 장관은 정상회담 개최 일자를 확정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정상회담 준비 절차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3월 말에는 한국 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해 두 차례 공연을 가졌습니다.
[녹취:공연 효과음] “오늘 여러분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처음 뵙는 것인데도 마치 언젠가 뵈었던 분인 것 처럼 굉장히 반가운 느낌이 듭니다. 정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 예술단의 평양 방문은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4월 1일 열린 첫 번째 공연을 참관하고 가을에는 서울에서 다시 공연을 하자고 말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4월에 정상회담을 위한 세 차례 실무회담을 통해 의전과 경호, 보도, 통신 분야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들을 논의했습니다.
남북은 또한 지난 20일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고 실무자간 시험통화도 실시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표어로 “평화, 새로운 시작’을 선정했습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입니다.
[녹취:김의겸 대변인] “이번 회담은 11년 만에 이루어지는 남북 정상 간 만남이자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회담으로서 세계평화 여정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11년 만에 찾아온 기회가 평화의 시작이기를 기원하는 국민 모두의 마음을 표어에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