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주탈북자동지회의 김창호 회장은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봤다며, 하지만 그 결과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창호 회장] “왜냐하면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으니까요.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지켜봤지만, 사실은 정말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거든요.”
김 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이 포함돼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고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인권 없이는 북한에 평화가 올 수 없고, 북한이 변화할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이 달라지고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인권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대표는 남북정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적대 행위 중단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 일부 성과들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남북한 정상들이 기념으로 소나무를 심고 한강물과 대동강물을 합수한 물을 주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마영애 대표]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 폐기하고 일천만 실향민들과 탈북민들의 인권을 어떻게 보장하겠다는 이런 것들이 없는 판문점 선언을 저는 아쉽게 생각합니다.”
마 대표는 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제대로 지킬지도 의문이라면서 앞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갈렙 조 씨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과 솔직함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렙 조] “솔직해지려고 하고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 인정하려고 하고, 그리고 젊은 지도자답게 변화를 기대하는 의지도 보였거든요.”
하지만 조 씨는 북한이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포기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변한 것도 전혀 없다는 겁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북한의 인권 문제에 눈감는 것에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해성 씨는 TV를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해성] “앞으로 남과 북이 서로 인정을 하면서 윈-윈 하는 원칙에서 공존을 하면서 서로 자기의 잘못과 생각을 바꾸고 통일을 우선시하면서 남과 북의 인권을 잘 돌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씨는 남북한이 전쟁이나 군사대결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만남과 접촉, 교류를 통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 씨는 모든 것이 한 번에 바뀔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해와 화합의 원칙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변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탈북자 제임스 리 씨는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남북이 앞으로 평화적으로 살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서 공존하면서 살 수 있다면 긍정적인 거죠.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지만. 그런데 그게 행동으로 따라가야 하는데 그게 미지수죠.”
특히 남북이 정전협정을 맺기로 한 것이 획기적이라며, 비핵화의 경우 미-북 정상회담까지 가서 성과를 낸다면 남북 간 평화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인권 문제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거론될 것으로는 당초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언젠가는 이 문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 씨는 김 위원장이 북한이 문호를 개방해 국제사회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북한 주민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