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 “대북제재 섣불리 완화 안 돼…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 취해야”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의사당.

미북 정상회담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를 대가로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 의회 내에선 북한에 섣불리 제재를 완화해주는 전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상원의원들이 제시하는 제재 완화 조건을 이조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미국 법에 근거한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선 의회 내 총 5개 위원회를 거쳐야 합니다.

상원 외교위와 은행주택도시위, 그리고 하원 외교위와 재정서비스위, 세출위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가운데 제재 완화 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외교 정책을 감독하는 상원 외교위입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VOA에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단기적 조치에 미국이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코커 위원장] “I don’t think they’re going to get any sanctions relief without commitment to denuclearize. This has been going on for 25 years. I don’t see us being fooled again by some short term steps that they take…”

북한이 비핵화에 전념하지 않는다면 어떤 제재 완화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실재하는 북 핵 위협에 비례해 제재 완화 조건이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 핵 위협의 수준이 높은 만큼 제재 완화 조건도 엄격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Whatever that is, it has to be proportional to the threats that exist and we need to, before anything is done, verifiable concrete proof that they’ve taken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before anything is done…”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검증 가능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있기 전까지 제재 완화를 비롯해 어떤 것도 제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외교위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의원은 검증에도 무게를 뒀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진행됐고 실제로 중단됐는지 알 수 있도록 투명성이 확보돼야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된다는 겁니다.

[녹취: 플레이크 의원] “One, we have to have much better transparency as to where they are with their programs and whether they actually halted them. We’ve never had that before. We’ve taken their words for it…”

그러나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 실험장 폐기를 선언한 일종의 동결만으론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수 없다며, 얼마나 검증 가능한지에 달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벤 카딘 상원의원.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은 제재 완화 조건과 관련해 김정은이 자신의 말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카딘 의원] “I think it starts with Kim Jong Un following up with what he said. That is that, you know that they’ve frozen the program, and that there’s inspectors in. I think that’s the first step…”

북한은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했다고 밝혔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찰단 접근이 허용돼야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이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 경제 활동 증진 방안은 미국이 우선 검토할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딘 의원은 또 북한이 핵을 비롯해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현재로선 현실적인 기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카딘 의원] “I think we have to a reasonable expectations. The most immediate concern is that North Korea is not expanding the programs. That’s the most important thing. So, the freeze is the most important thing, Inspections are important so we know what’s going on…”

가장 임박한 우려는 북한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확대하지 않는 것으로 현재로선 동결과 사찰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최종 목표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모두 종식시키는 것이지만 현재로선 앞서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단계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은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 받는 대신 일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거나 사찰을 허용할 수 있으며, 또는 단계적으로 핵무기와 ICBM 역량을 제거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쿤스 의원] “North Korea could veriably destry several ICBMs, several nuclear warheads, could allow inspectors…”

그러나 쿤스 의원도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과 핵 실험장을 폐기 선언은 미국의 제재 완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긍정적인 발언이지만 중단한 핵실험은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는 겁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상원 군사위 소속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의원은 보다 엄격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크루즈 의원] “Only after North Korea ends its nuclear program and gives up nuclear weapons, which I think Kim Jong Un will be and has been extraordinary reluctant to do…”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끝내고 핵무기를 포기해야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매우 망설일 것으로 본다며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동결은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될 수 없다며 미국의 목표는 핵무기가 없는 북한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크루즈 의원]“I don’t believe it should. Our objective should be a North Korea without nuclear weapons…”

상원 정보위 소속인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과 북한이 주고받을 수 있는 행동을 예로 들었습니다.

[녹취:와이든 의원] “I’ve always thought that the steps that would make sense would be that they agree to take some steps to halt their weapon developments, we would take some steps to limit military exercises…”

북한이 핵개발 중단 조치를 취하는데 동의하면 미국은 군사훈련 제한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게 타당하다는 겁니다.

2016년 발효된 대북 제재와 정책 강화법은 제재를 유예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특정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 화폐 위조 활동을 중단하고 관련 장리를 폐기는 것과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와 억류 해외 국민들에 대한 송환 조치 등 총 6개 조건과 관련해 진전을 보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 겁니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의회는 이 법이 발효된 이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부과된 대북 제재를 최대 1년까지 유예하도록 허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대량살상무기 폐기와 인권 개선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제재 해제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