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자와 인권 전문가들은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납치됐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이들 식당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서부에 살고 있는 탈북자 제임스 리 씨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년 전 중국 내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납치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누가 회유를 해도 자기 의사가 아니면 강제로 납치돼 올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그 순간 무슨 이해관계를 가졌든 본인의 결심에 의해서 어쨌든 제 발로 오지 않았어요? 납치라는 말하고는 거리가 멀죠.”
제임스 리 씨는 북한 식당의 지배인이 최근 한국의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한국 정부의 홀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당시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은 지배인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식당의 종업원들을 절대 북한으로 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그 사람들의 삶이 결코 한국에서 보다 훨씬 나아지거나 그 사람들의 경제적 정신적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미 중서부에 정착한 탈북자 김해성 씨는 이 문제가 2년이 지난 지금 논란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중요한 것은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지배인에게 속아서 왔든 어떻게 돼서 왔든지 간에 그들이 후회를 안 하기 때문에 그들이 그냥 있는 것이지.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아닙니까? 그렇게 무자비하게 억류하는 국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처럼.”
김 씨는 모든 것이 식당 종업원 본인들의 자유 의사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당 종업원들이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것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 식당의 종업원 가운데 일부가 북한으로 돌려 보내진다면 한국에 남은 이들의 북한 내 가족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탈북자가 있다고 하면 그 집안이야 뭐 불 보듯 뻔하게, 간단히 말해 전쟁이 일어날 경우 동요할 수 있는 계층으로 본 다 이 말입니다. 아무리 북한에 대해 충성심을 가지고 일한다고 한들……”
익명을 요청한 한 탈북자는 이 문제를 둘러싼 한국 내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을 마치 정상국가처럼 생각하는 것은 자유를 빼앗기고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겁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이 식당 종업원들을 돌려보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요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당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돌려 보내면 한국에서 함께 생활했던 다른 탈북자들의 신원 정보가 북한 정권에 넘어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납치됐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탈출한 지 2년이 지났고요, 모두가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도대체 지금 와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고요.”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식당 종업원들을 납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3만 1천여 명의탈북자들이 한국에 정착해 있고, 이 가운데는 이미 다른 북한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만일 이들 종업원들이 실제로 납치됐다면, 중국 정부가 이들이 서울로 떠나도록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식당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절대로 강제 북송시켜서는 안 됩니다. 중국과 관련해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서 많은 토론을 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도 우려해야 합니다. 만약에 종업원들을 보내게 되면 강제 북송입니다. 절대로 안 되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식당 종업원들 중 한 명이라도 북송되면 한국에 정착한 3만 1천여 명의 탈북자들 뿐 아니라 대북 인권 단체들도 크게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