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정부 경제·통상 대표단이 오늘(15일) 워싱턴에 옵니다. 양국 간 무역 대치상황을 풀기 위한 두 번째 고위급 협상이 진행되는데요. ZTE 제재 완화와 농산물 보복관세 철회를 주고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일본 정부 외교청서에 다케시마(한국명 독도) 영유권과 함께, ‘동해’가 아닌 ‘일본해’ 표기를 강조해, 한국 정부가 항의했고요. 이어서, 중국의 첫 자체기술 항공모함이 시험 항해에 나선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고위급 경제·통상 대표단이 워싱턴에 오는군요?
기자) 네.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고위급 경제·통상 대표단이 오늘(15일)부터 오는 토요일(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합니다. 대표단장인 류 부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건데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 협상단이 이들을 만나, 최근 양국 간에 고조된 무역 대치상황을 풀기 위한 대화를 진행합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 특사라고 하셨는데, 류허 부총리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시 주석이 경제에 관한 전권을 맡긴 인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 사람이 베이징 101중학교 동창인데요. 원래 중국의 경제 사령탑은 리커창 총리였지만, 시진핑 2기 정부를 시작하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류허 부총리를 인선하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고위 대표단이 먼저 베이징에 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경제·통상 대표단이 지난 3일과 4일, 베이징에서 제1차 양국 고위 무역 협상을 진행했는데요. 아무런 합의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양측이 이틀에 걸쳐 30시간이 넘는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양국의 의견이 크게 갈렸나 보죠?
기자) 미국 대표단이 중국 측에 두 가지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먼저, 지난해 기준 3천75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 중국 상품무역 적자를 2020년까지 최소 2천억달러 줄이라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난색을 표시했고요. 또한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을 육성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 업종에 보조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미 대표단이 주장했지만, 역시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주 워싱턴에서 진행하는 2차 고위급 협상의 의제는 뭔가요?
기자) 영업정지 상태인 중국 국영 통신장비 기업 ZTE(중싱퉁쉰)을 되살리는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엊그제(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가 사업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는 중”이라고 ‘트위터’에 적으면서 주목 받고 있는 사안인데요. 미 상무부는 지난달, ZTE가 미국 정부의 대 북한, 대 이란 제제를 어겼다며 7년 동안 미국 기업과 거래하지 못하게 제재했습니다. 이 때문에 ZTE는 손전화 핵심부품인 칩을 미국 퀄컴에서 받지 못하면서 전격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ZTE 영업 중단이 중국에서 큰 문제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업 중단 이후 ZTE는 폐업 위기에 몰렸는데요. 종업원 수가 7만5천 명이 넘는, 중국 통신업계 대표기업이라 파장이 컸습니다. 베이징에서 진행된 1차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 측은 특히 ZTE 영업 정상화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최소한 제재를 유예시켜 달라고 미국 대표단에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주 2차 협상에서 ZTE 영업 정상화에 합의할까요?
기자) 미국 측 협상단의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먼저 밝혔습니다. 어제(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내셔널프레스클럽(NPC) 토론회에서 로스 장관은 “ZTE가 (북한· 이란과 거래하는) 부적절한 일을 했다”고 제재를 단행한 이유를 전제한 뒤, “문제는 우리가 원래 내놓은 해결책(제재)을 대체할 방안이 있느냐인데, (협상 과정에서) 이를 지체 없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제재를 대체할 방안에 양국이 합의해야, ZTE의 영업을 재개시킬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양 측이 전격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상당한데요. 이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농산물 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ZTE 제재를 일시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어제(1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진행자) 농산물 관세는 어떤 내용이죠?
기자) 지난 달 3일 미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 결과에 따라, 연간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기술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기로 발표한 직후,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항공기 등에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콩과 옥수수, 면화, 담배 등을 키우는 미국 내 농업 지역에서 적잖은 피해를 예상하고 있는데요. 미국이 ZTE 회생을 돕는 대가로, 중국은 이 관세부과 방침을 거두는 방안이 거론되는 겁니다.
진행자) 2차 고위급 협상에서는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양측이 베이징 1차 협상에서 상대방의 입장과 의중을 파악했기 때문에, 워싱턴 2차 협상에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작더라도 합의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중국 측에서 특히 기대가 높습니다. 중국어권 매체들에서는, 이번에 두 나라가 대강의 합의를 이룬 뒤,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조만간 미국에 와서 협상을 최종 마무리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 정부의 ‘외교 청서’가 한국과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외무성이 ‘2018년판 외교청서’를 오늘 (15일) 각료회의에 보고했습니다. 외교청서란, 일본의 외교정책 방향과 수행계획, 그리고 주요 국가와의 관계 현황 평가 등을 담은 연례 보고서인데요. 얇은 책자 형태인데, 푸른색 표지에 싸여 공개되곤 했기 때문에 ‘청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올해 외교청서에 ‘다케시마(한국명 독도)’ 영유권과 ‘일본해(동해)’ 표기, ‘위안부’ 합의 이행 관련 주장을 담은 분량을 예년보다 크게 늘리면서, 한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는데요. 한국에 대해 매년 넣었던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라는 표현도 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먼저, “일·한 간에는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둘러싼 문제가 있지만,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은 뒤 “한국이 다케시마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올해 처음 넣었는데요. 특히 ‘일본해(동해)’ 표기법을 강조한 분량도 확대했습니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 바다에 대해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라고 적으면서 “한국이 (‘동해’를 주장하면서) 이 호칭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오늘(15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 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외교 청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서 일본 측의 행위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는데요. 한국 외교부는 또한,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지만, 미즈시마 고이치 총괄공사는 외교부에 불려간 30여 분 동안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올해 ‘외교청서’, 미국에 대해선 뭐라고 적었습니까?
기자) “아베 신조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긴밀한 신뢰 관계 아래, 이제껏 없던 강고한 관계”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을 비롯해 지역의 안보 환경이 한층 어려움을 더해가는 가운데, 미국과의 동맹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년에는 미국에 대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동맹국”이라고만 적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양국 정상간 개인적 신뢰를 더한 진일보한 관계로 평가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중국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관계 개선 기운이 크게 높아진 1년”이라고 최근 양국 관계 진전을 평가했고요. 러시아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가능성이 숨어있는 관계”라고 규정하면서, 북방영토(남 쿠릴열도) 반환 협상 진전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이 시험 항해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산 항공모함을 개조한 ‘랴오닝’함을 운용중인 중국이, ‘산둥’함이라는 두 번째 항공모함을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는데요. 배를 다 만들고, 선체 내부 설비 시험까지 모두 마친 채, 13일 랴오닝 성 다롄 앞 바다에서 보하이만 일대를 도는 시험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국산 항공모함 진수 작업을 독려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며칠 전부터 다롄에 있는 ‘중국선박중공업그룹’을 찾아 작업자들을 격려했는데요.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시험 항해 출정 현장을 생중계한 CCTV는 '산둥'함이 이르면 연내에, 늦어도 내년 중에는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했습니다. 당초 2020년께로 예상됐던 취역일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인 내년까지 당겨진 겁니다.
진행자) 첫 중국산 항공모함 ‘산둥’함, 어떤 배인가요?
기자) 중국군 주력 전투기인 '젠15' 30~40대가 갑판에서 뜨고 내릴 수 있습니다. 갑판 측면에는 ‘하이훙치10’ 미사일과 1130형 근거리 방어 속사포를 비롯한 자체 방어무기를 장착하고 있는데요. 5만5천t급 길이 315m, 폭 75m로, 국제 기준으로는 중형 항공모함으로 분류됩니다.
진행자) 미국 항공모함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과는 규모와 기술 면에서 비교가 어렵습니다. 일단 미국은 취역중인 핵추진 항공모함이 10대가 넘는데요. 중국이 만든 ‘산둥’함은 핵추진 방식이 아니라, 일반 선박에 사용하는 디젤엔진이 달려있기 때문에 아주 먼 바다로 나가기 힘들고요, 나가더라도 오랫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또 갑판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방식도 달라서, '산둥'함은 뱃머리를 하늘로 굽혀 올린 ‘스키점프대’ 방식인데요. 활주로 전체를 평평하게 만들고, 강한 증기의 힘으로 비행기의 가속과 감속을 돕는 첨단 사출 방식(EMALS)인 미국 항공모함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크게 뒤처진 형편입니다. 갑판이 굽어있으면 무거운 폭탄을 실은 폭격기들이 뜨고 내릴 수 없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 항공모함을 만든 목적은 뭔가요?
기자) 중국은 미국을 본받아 ‘대양 해군’을 육성하자는 목표로, 자체기술 항공모함 건조를 오랫동안 추진해왔습니다. ‘산둥’함은 그 첫 결과물이고요, 이 밖에 현재 8만5천t급, 더 큰 항공모함을 상하이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이 보유하는 세 번째 항모이자, 두 번째 자국산인 이 항모는 이르면 2021년 취역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시험 항해에 들어 간 ‘산둥’함을 놓고 우려의 시선들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산둥’함이 취역할 위치 때문인데요. 주변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남중국해 관할 '싼야' 해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 남중국해 내부 섬 3개 지점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항공모함까지 이 바다에 취역하면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