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남북한이 참여하는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 검토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예정대로 열리고, 성과가 나타날 경우 실현 가능성이 커질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 이 시점에 왜 중요하게 검토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의 일환입니다. 종전 선언은 상호 불가침 약속과 평화협정과 함께 미국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정착되기에 앞서 이 선언이 한시적인 안전보장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을 미국과 남북한의 세 정상이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는 것이 전제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합류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세 정상이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남북한이 모두 선언에 대해 긍정적인가요?
기자) 네, 종전 선언은 지난달 2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판문점 선언’의 핵심 내용입니다. 두 정상은 이 선언 3조3항에서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선언이 나온 당일 곧바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며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이 문장을 모두 대문자로 쓰는 것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남북한 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나려면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할 텐데요?
기자) 이미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논의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지난 26일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회담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미-북 정상회담이 6월12일 이후로 연장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3자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은 구분되는 개념인가요?
기자) 종전 선언은 평화협정의 전 단계인데요, `한국전쟁이 끝났고, 남북한은 물론 주변국들도 적대적 관계를 종식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습니다. 선언은 법적, 제도적 장치인 평화협정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는데요, 일부에서는 한반도 종전은 이미 사실상 이뤄진 상태인 만큼 실제로 필요한 건 평화협정이라며 의미를 평가절하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왜 비핵화 합의의 초기 단계에서 종전을 선언하려 하는 건가요?
기자) 평화협정 체결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한 겁니다. 특히 `비핵화 합의가 향후 북한이 우려하는 체제 안전보장 문제로 역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담보’라는 게 한국 정부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평화협정 체결은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에 중국은 참여하지 않게 되나요?
기자) 중국은 한국전쟁 교전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입니다. 따라서 평화협정 체결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종전 선언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현재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과, 군 병력을 남한에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이 참여하면 된다는 게 미국과 남북한 세 정상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다음달 6월12일에 열릴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한 차례 취소되기 전 보다 오히려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판문점과 싱가포르, 뉴욕에서 의제와 의전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상회담의 북한 측 실무 책임자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건, 양측의 사전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