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보류하기로 했던 중국산 기술제품 고율관세를 당초 계획대로 시행합니다. 중국 정부는 “한입으로 두말”한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기술분야 중국인 유학생 비자도 제한할 전망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요구로 오늘(30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리고요. 이어서, 중국 당국의 소수 종교 탄압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미 국무부의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산 기술제품 고율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제조 2025’ 전략 업종에 해당되는 중국산 기술제품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대상 품목을 다음달 15일 발표하겠다고 어제(29일)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주 일요일(20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잠시 멈춘다. 관세 시행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일주일여 만에 미국 정부 입장이 바뀐 셈입니다. 미국 정부는 또, 주요 기술산업에 중국 기업과 개인의 투자를 제한하는 계획도 계속 추진하고, 다음달 30일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장관이 관세 시행을 보류하겠다고 했는데, 얼마 안 돼서 다시 바뀐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백악관 보도자료에서는 그 부분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는데요. 최근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두 차례 진행된 미-중 고위급 통상협상 결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계속된 게 이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측이 요구한 ‘2천억 달러’ 무역 적자 감축을 공동성명에 명시하지도 못했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관행을 막을 조치도 만들지 않았다는 지적이 공화당 중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으로부터 이어졌는데요.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다시 강경한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미국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라앉는 것 같았던 미-중 무역 대치가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중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2차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에 온 뒤 양국 통상 긴장이 해소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류 부총리 일행은 미국 고위 경제 당국자들과 만나, 무역 갈등을 가라앉히자는 공동성명을 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면담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양국이 무역 대치 완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상무부는, 가축 사료와 술을 만들 때 주로 쓰는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18일자로 중단했고요. 이어서 20일에는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산 기술제품 고율관세 부과를 보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22일), 중국 재정부는 현행 최고 25%인 자동차 수입 관세를 오는 7월 1일부터 15%로 내린다고 공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관세를 계획대로 부과하겠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는데,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29일) 밤 중국 상무부가 이례적으로 심야 성명을 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상무부는 자정 직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백악관의 (고율관세 강행) 발표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최근 워싱턴에서 이룬 공동인식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적었는데요. 외교부도 별도 입장을 내서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한입으로 두말하고 있다”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장했습니다. “국제관계에서 결정을 매번 번복하는 것은 자국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라고도 말했는데요. "중국은 무역 전쟁을 하고 싶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미국이 이렇게 고집스럽게 나온다면 중국은 힘있는 조치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영매체들을 포함한 중국 언론도 일제히 미국 비난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중국 언론 반응,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오늘(30일) ‘중국은 한입으로 두말하는 미국과 춤추지 않겠다’는 제목으로 사평을 실었습니다. 미국은 스스로 주도한 이란 핵합의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모두 탈퇴했다고 소개한 뒤, 최근에는 북한과의 정상회담도 갑작스레 취소한 일이 있어서 미-중 “무역 합의를 뒤집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고 비꼬았는데요. “백악관 방침대로 6월 15일 중국산 기술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양국 간 합의는 모두 효력을 잃고 전면 무역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비자도 제한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산 기술제품 관세 부과와 관련된 조치인데요. 첨단기술분야를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비자 기한을 줄이는 방안을 당국이 추진중이라고 AP와 로이터통신 등이 어제(29일) 보도했습니다. “로봇과 항공, 첨단제조기술을 비롯한 특정 분야 전공 중국인 유학생 비자가 1년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이들 매체에 밝혔는데요. 이 분야들은 미국이 고율관세를 매기기로 한 ‘중국제조 2025’ 전략 업종들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전략 업종에 관세를 매기고 유학생을 제한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제조 2025’란, 중국 정부의 차세대 산업 육성 전략입니다. 생명과학과 우주항공, 차세대 이동통신(5G) 등 10대 첨단산업에서 미국과 서방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아, 2025년까지 해당 분야의 모든 것을 중국에서 만들어내자는 계획인데요. 그런데,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이 미국기업들의 기술을 절취하거나, 이전을 강요하는 등 지식재산권 침해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중국제조 2025’ 전략 억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고요. 최근 두 차례 미-중 고위급 통상협상에서도 쟁점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오늘(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연다고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에서 이어지고 있는 군사충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늘 긴급회의를 소집합니다. 미국의 요구로 열리는 회의인데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어제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쏜 포탄이 유치원 등이 있는 민간인 지역에 떨어졌다”며, 이 문제를 안보리가 다뤄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구한 헤일리 대사 성명 내용,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이스라엘을 겨냥한 무차별 포격’을 규탄하는 안보리 성명 채택을 추진할 계획을 헤일리 대사가 밝혔습니다. "무고한 이스라엘 시민에 자행된 폭력사태에 분노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서, "팔레스타인 정권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어제(29일)와 오늘, 이틀 동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박격포와 로켓탄 100여기가 발사된 것으로 AFP통신과 이스라엘 ‘하레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군 장병 3명이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박격포탄 1기가 민간인 지역의 유치원 건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에 아무도 없었던 때라 해를 입은 사람은 없었는데요. 포탄 대부분은 이스라엘군 방공 체계인 ‘아이언 돔’에 요격돼, 이 밖에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박격포와 로켓탄을 누가 쏜 겁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에 강력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요. 이스라엘 군은 전투기를 띄워 가자 일대 군사시설 등을 공습했습니다. 이에 하마스 측은 곧장 이스라엘 정부와 충돌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스라엘 측은 이같은 합의 여부를 언론에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직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군사 충돌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틀간의 포격이 단행되기 전날(28일) 이스라엘군 탱크 포격에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중상을 입었는데요.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남쪽 ‘보안장벽’ 인근을 공격하려던 테러분자들에 대응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세운 ‘보안장벽’이란 게 뭡니까?
기자)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의 테러를 방지하는 명목으로, 약 8m 높이 장벽을 만들어 가자지구를 둘러쌌습니다. 얼마 전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현지 대사관을 이전하면서 가자 일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장벽에 접근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잇따라 경고했고요. 최근에는 해안에도 장벽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는 어떤 곳이고, 하마스는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지난 1948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는 곳에 유대인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건국한 이래 양측의 분쟁이 70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충돌을 줄이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치지역을 설정했습니다. 가자지구와, ‘웨스트뱅크’라고 부르는 요르단강 서안지역 등인데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듬해 가자에서 파타 정파를 몰아내고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했군요.
기자) 전 세계 200여 개국의 종교 자유 실태를 분석한 미국 국무부의 연례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29일 국무부 브리핑실에서 직접 이에 관해 설명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폼페오 국무장관] "The release of the 2017 International Religious Report is critical to our mission to defend religious liberty..."
기자) 폼페오 장관은 미국 정부의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발표는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미국의 사명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그러면서 오는 7월 25일과 26일 이틀간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종교 자유 신장을 위한 장관급 국제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왜 이런 보고서를 만드는 겁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종교의 자유를 핵심 가치로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의거해, 매년 전 세계 약 200개국의 종교 자유와 침해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각국에 나가 있는 대사관이 먼저 각국 정부 당국자, 종교단체, 비정부기구, 언론 기관, 학교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초안을 작성하고요. 국무부 산하 국제종교자유담당국이 이를 수집, 추가 정보 등을 분석한 후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0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라서, 보고서 내용이 상당히 방대할 텐데요. 올해 보고서의 주요 내용만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국무부 보고서는 각국의 종교 분포부터 종교 침해 사례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돼 있는데요. 우선 북한과 관련해,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에서 종교 자유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1천300건이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에는 현재 약 8만 명에서 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종교적 이유로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종교 실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13억 중국 인구 가운데, 약 6억6천만 명이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중 2억5천만 명 정도가 불교 신자들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요. 기독교가 약 7천만 명,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약 2천50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소수 종교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서북부 신장지역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인종 위구르족 탄압사태를 자세히 적시하면서 최근 중국 정부가 이들을 이른바 '재교육 센터'로 강제 이송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 종족들이죠. 로힝야 난민 사태도 지금 국제사회의 큰 우려 사안인데, 이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인종 탄압은 중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정부의 탄압을 피해 이웃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이 68만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이날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최근 미얀마 정부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카친 지역 반군들과 오히려 새로운 대치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카친 반군들은 미얀마 내 기독교 소수집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내용도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보고서는 중동 지역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여전히 이슬람 외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종교적 행사, 예배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샘 브라운백 대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사우디의 개혁개방을 확장하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노력에 고무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신성모독 혐의로 약 50명이 구금됐는데요. 이 중 17명은 사형에 처해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은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적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종교적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는 등의 이유로 수감돼 있는 여호와의 증인 등 소수 종교인들이 270여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에서 올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종교인 과세법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과거 한국은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을 줬지만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자, 2년간의 유예를 거쳐 지난 1월 1일부터 종교인에 대한 과세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