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한 핵무기 개발은 무력 통일 시도 때 외국 개입 억지용”

지난 2월 평양에서 열린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 화성-15형 탄도미사일과 이동식발사차량이 등장했다.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은 무력 통일을 시도할 때 외국의 개입을 억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미 국방부가 평가했습니다. 최근 뒤늦게 공개된 2017 북한 군사안보동향보고서에서 이런 평가를 처음으로 했는데, 북한이 지난해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미국과 한국에 대한 “최후 승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2년마다 의회에 제출하는 이 보고서(2017 Military &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DPRK)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개발 목적에 대해 “보다 큰 야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미국의 위협에 대응한 가장 효과적인 억지 수단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반도 통일이라는 보다 큰 목적을 포함하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선전이 지난해 미국과 한국에 대해 ‘최후 승리’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한반도 통일을 시도할 때 (외국의) 개입 억지를 위한 핵무기 사용 등 보다 큰 야욕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2장 ‘북한의 전략 이해’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북한 정권이 무력이나 강압으로 한반도 통일을 시도할 때 핵무기가 외국의 개입을 억지할 것”이란 평가에 따라 핵무기가 개발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국방부의 2년 전 보고서에서는 이런 평가가 없었습니다.

앞서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도 지난 2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김정은이 자신의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 일(핵·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는 지배적인 시각이 있지만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적화) 통일 전략을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통해) 한반도를 하나의 공산주의 체제 아래 통일시키려 하고,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실패한 일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핵 야욕을 오직 체제 보호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스스로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올해 보고서에서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 남북을 통일하는 것은 북한의 국가 정체성과 정책·전략의 입증, 주민에게 희생 강요를 합리화하는 핵심 요소라며 2년 전 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수뇌부는 한국의 더 뛰어난 군사력과 미-한 동맹이 유지되는 한 북한의 통제 하에 무력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거의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지적했듯이 핵무기 개발을 통해 미국 등 외국의 개입을 억지하며 무력 통일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게 미 국방부의 평가입니다.

한편 국방부 보고서는 김 씨 가족의 영구적인 지배를 보장하는 게 북한 정권의 최우선 전략 목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미-한 동맹을 종식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며 국제사회에서 핵국가로 인정받고 실행 가능한 핵 타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전략 목표로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내부적으로 정권 유지를 위해 배급 중단으로 국가에 덜 의존적인 평양 밖 주민들의 사상과 소통, 이동, 국경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최근 거의 날마다 자본주의, 제국주의 문화를 강하게 비난하며 모든 사회생활의 모기장을 든든하게 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