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BI 부국장, 코미 해임 관련 메모 공개...연준, 볼커룰 완화 시안 공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지난해 3월 워싱턴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정보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쓴 메모가 알려졌습니다. 이 메모에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해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고위 관리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요한 은행 규제를 풀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애초 추정치보다 적게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이 쓴 메모가 알려져 화제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지난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해고된 뒤 로드 로젠스타인 연방 법무부 부장관에게서 들은 내용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메모에 구체적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코미 전 국장이 해고되는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메모를 써서 코미 전 국장 해임을 요청할 때 러시아 수사를 언급해 줄 것을 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메모에 그런 내용이 들어갔나요?

기자) 아닙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실제로 쓴 메모에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메일 문제에 대한 코미 전 국장의 부적절한 조처가 언급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매케이브 전 부국장에게 전했고, 이걸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자신의 메모에 남겨놨다는 말이군요? 그런데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이런 메모로 남긴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가 소식통을 인용해서 설명하기로는 이 대화가 러시아 스캔들 조사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FBI 국장을 해고한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나중에 빠져나갈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매케이브 부국장이 메모를 남겼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빠져나갈 기회를 준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기자) 그러니까 러시아 스캔들 때문에 코미 당시 국장을 해고한 것이 아니라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메일 문제 때문이었다고 둘러댈 수 있게 해준다는 거죠.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 코미 전 국장 해고 문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으려고 코미 전 국장을 해고했다는 의심을 받는데, 만일 이게 사실이면 ‘사법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특검 쪽에서도 매케이브 메모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겠네요?

기자) 언론 보도로는 관련 메모를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이미 특검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메모를 쓴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좋지 않게 헤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서 매케이브 전 부국장에게 불만이 있었다고 알려졌었는데요. 지난 3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공식 은퇴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매케이브 전 국장을 전격적으로 해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매케이브 메모에 대해 당사자들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있는 연방 법무부는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코미 FBI 국장을 해임할 때 러시아 문제를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오늘(31일) 아침에는 러시아 문제 때문에 코미 국장을 해임한 게 아니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주류 언론이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데, 그들도 사실이 아니란 점을 알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알려진 매케이브 메모에서 주인공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메모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서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매케이브 메모에서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코미 국장 해고를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연계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조처죠? 하지만, 코미 국장이 해고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보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특검을 출범시켜 대통령을 당혹하게 했습니다.

진행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최근에도 논란이 됐었죠?

기자) 네. FBI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정보원을 써서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러시아 스캔들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 공화당 쪽에서 FBI에 관련 문건을 보여달라고 했는데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이 요구에 응해서 외부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게 된 사연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원래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책임자인데, 세션스 장관이 이 수사에서 손을 떼면서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지휘를 맡았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대선 기간 러시아 외교관을 만난 사실이 논란이 되자 스스로 수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세션스 장관이 대통령하고 사이가 안 좋다고 하는데요. 어제(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또 세션스 장관을 겨냥한 말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 세션스 장관 대신 다른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뽑았어야 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세션스 장관 뽑은 것을 후회한다는 거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에 세션스 장관이 FBI를 지휘해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아줄 것을 기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세션스 장관이 전혀 상의 없이 수사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성을 듣는 건데요. 그래서 세션스 장관 경질설이 자주 흘러나오는데요.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후폭풍을 우려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해고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기관 규제와 관련해 어제(30일) 중요한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이 이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4개 금융당국과 함께 마련한 이른바 ‘볼커룰’ 개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이 시간에 한 번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볼커룰’은 금융규제 방안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볼커룰은 은행이 위험한 투자 활동을 못 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인데,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제안했다고 해서 볼커룰로 불립니다.

진행자) 10여 년 전에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금융위기가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 때문에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파생상품 같은 위험자산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다가 경제가 무너졌는데, 이런 사태가 재연되는 걸 막으려고 볼커룰이 나왔던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볼커룰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등장했던 건데, 이를 완화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개정안을 마련한 목적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규정을 더 간결해진 항목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규정 적용 대상과 방법이 너무 모호했는데, 이걸 명확하게 해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올해 새로 취임한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미 일부 금융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 금융규제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일부 항목이 너무 과하거나 불필요하다면서 이걸 풀겠다고 밝혔는데요. 볼커룰 완화는 이런 노력의 하나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 조처가 볼커룰의 근본 취지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고 볼커룰의 조문과 정신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연히 금융기관들, 특히 대형금융기관 쪽에서는 환영할 만한 조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그간 골드만삭스나 제이피모건 같은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이 불커룰을 개정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는데요. 그 요구가 실현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비자보호단체와 일부 학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연준이 금융기관들을 너무 믿는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성명을 냈습니다. 볼커 전 의장은 규정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이런 조처가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는 노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미 경제분석국 웹사이트 캡처.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나왔군요?

기자) 연방 상무부가 30일 발표했는데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률로 환산해 2.2%를 기록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은 보통 국내총생산(GDP)을 근거로 하는데요.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의 총합을 말합니다.

진행자) 2.2%라면 애초 추정치보다 약간 떨어진 수치죠?

기자) 네. 첫 번째 발표에서는 2.3%였습니다. 0.1%p 하락한 건데요. 참고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2.9%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의 70%를 소비가 차지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어떤 수치가 나왔습니까?

기자) 1% 증가에 그쳤는데요. 첫 번째 발표에서 1.1%였는데, 이보다 줄었습니다. 그밖에 눈길을 끄는 항목이 바로 세후 기업이익인데요. 세금을 제한 뒤 기업이익이 지난 분기 5.9%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세후 기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세금감면 때문일까요?

기자) 기업에 매기는 세율을 법인세율이라고 하는데 이걸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했으니까 그 영향이 컸을 겁니다. 한편 연방 상무부는 지난 1분기 법인세 수입이 1천100억 달러 줄었다고 집계했습니다.

진행자) 급여도 사람들이 눈여겨보는 항목인데, 이건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약 1천20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애초 추정치보다 31억 달러 더 늘어난 건데요. 상무부는 감세로 생긴 이익을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한 덕에 급여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2분기가 지나고 있는데 이번 분기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2분기 초부터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합니다. 소비지출과 기업설비투자, 그리고 산업생산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다만 주택시장은 조금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말했지만, 대규모 세금감면이 경제성장에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감면안이 지난 1월부터 발효됐는데, 이 조처가 경제성장을 견인해 경제성장률이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삼은 3%에 근접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다음달에 한 번 더 나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