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논란 미 환경청장 전격 사임...트럼프, 의회에 이민개혁 법안 촉구

스콧 프루이트 환경청(EPA) 청장.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였던 스콧 프루이트 환경청(EPA) 청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개혁 법안을 처리하라고 연방 의회에 재차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보건후생부는 법원이 명령한 시일 안에 미국 국경을 넘다 잡혀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을 부모에게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가 자전거 공유 업체 모티베이트를 인수하면서 업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이곳 시각으로 어제(5일) 오후에 환경청(EPA) 스콧 프루이트 청장이 사임한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트위터에 프루이트 청장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적었습니다. 또 프루이트 청장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 줘서 감사하다며 앤드루 휠러 부청장이 청장 직위를 대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루이트 청장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프루이트 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히는 편지에서, EPA에서 일해서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이 전례가 없었던 공격을 받아 피해가 컸다면서 사임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편지 내용에서 얼핏 짐작할 수 있는데, 프루이트 청장은 지금까지 낙마한 트럼프 행정부 각료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았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업무 윤리 문제에서 논란이 무척 많았고요. 그래서 계속 사임하라는 압력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구설에 오른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먼저 4만3천 달러를 들여 방음 시설이 된 ‘전화부스’를 사무실에 설치한 걸 들 수 있습니다. EPA는 업무상 비밀이 누설되는 것을 막으려고 방음시설이 된 전화부스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연방 회계감사원(GAO)은 이게 위법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프루이트 청장이 출장 가면서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했고, 자기가 EPA에 데리고 들어온 직원의 급여를 너무 많이 올려줬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고요. 그 밖에 프루이트 청장이 로비스트가 소유하고 있는 집에 아주 싼 월세로 살고 있다는 사실도 구설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미국 언론들이 프루이트 청장의 부적절한 행위를 폭로해온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에 나온 보도를 보면. 프루이트 청장이 직원들을 시켜서 개인 잡무를 보게 했고, 또 워싱턴 D.C.를 떠나 고향 오클라호마에서 한 달 동안 업무를 봤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프루이트 청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정치적인 의도로 제기됐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는데,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는 일찌감치 프루이트 청장에게 사임하라고 요구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청문회를 통해서 각종 구설과 관련해 프루이트 청장을 강하게 추궁하면서 사임하라고 요구했는데요. 프루이트 청장은 그간 사임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진행자) 프루이트 청장을 둘러싼 잡음이 나온 지 오래됐는데,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프루이트 청장을 옹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루이트 청장이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서 그를 계속 옹호했습니다. 하지만, 프루이트 청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EPA 내부에 동요가 일어나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5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측이 프루이트 청장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가 맞는다면, 프루이트 청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라 아니라 경질된 셈입니다.

진행자) 물러나는 프루이트 청장은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프루이트 청장은 이 약속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각료였습니다. 그는 EPA 수장으로 부임한 뒤에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환경 보호를 위해 만들어놓은 규제들을 대거 완화하거나 폐지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프루이트 청장 사임에 정치권에서 어떤 말이 나오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당연히 잘 됐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는데, 공화당 소속인 존 바라소 상원 환경공공업무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하면서 프루이트 청장 아래 EPA가 임무를 수행하기가 힘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환경단체 쪽에서는 프루이트 청장 사임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텍사스 브라운스빌의 미 관세국경보호청 수용시설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후 부모와 분리된 아이들이 잠을 자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다시 연방 의회 쪽에 이민개혁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어제(5일) 트위터에 연방 의회가 현명하고 신속하며 합리적인 이민법안을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국경에서 많은 사법 요원이 일을 잘하고 있지만, 이들이 말도 안 되는 법 아래서 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연방 의회가 이민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진척이 없는 상황을 반영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 공화 두 당이 오랫동안 이민개혁 방안을 협상하고는 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연방 하원에서 이민개혁 법안 표결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6월 27일에 이민개혁 법안이 하원 표결에 올라갔는데,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중도파와 몇몇 보수파 의원이 협상해서 내놓은 일종의 타협안이었죠? DACA 수혜자들을 뜻하는 이른바 ‘드리머’들에게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국경 장벽 건설에 돈을 대고, 합법 이민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법안에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DACA라면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공화당 보수파는 ‘드리머’ 구제에 반대합니다. 이게 불법 체류자에 대한 일종의 ‘사면’이라는 이유에서죠? 반면에 민주당 측에서는 국경장벽 건설, 그리고 합법 이민 제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또 미국 국경을 넘다가 잡혀서 부모와 헤어지는 아이들을 둘러싼 논란이 많은데요. 그런데 이 아이들과 관련해서 6일 눈길을 끄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날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는데요. 최근 연방 법원이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을 시한을 주고 부모와 합류시키라고 지시했는데, 연방 법무부가 시간이 너무 없다면서 이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미국 국경을 넘다 잡혀서 부모와 따로 수용된 아이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부터 적용한 이른바 ‘무관용 원칙’에 따른 겁니다. 이 원칙은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힌 사람은 무조건 처벌한다는 건데요. 아이들은 처벌할 수 없으니까 아이들을 기소되는 부모와 분리해서 따로 수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조처가 국내외에서 크게 비판받았죠.

진행자) 연방 법원이 명령한 시한이 언제까지였나요?

기자) 지난 6월 26일에 판결이 나왔는데, 5세 미만 아이는 이날 명령으로부터 14일 이내에, 그리고 5세 이상은 30일 이내입니다.

진행자) 어제(5일) 나온 연방 정부 발표로는 시한 안에 아이들을 부모와 합류시키겠다고 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알렉스 아자르 연방 보건후생부 장관이 5일 그런 방침을 발표했는데, 아자르 장관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자르 장관] “We have used every minute of time…”

기자) 많은 인원이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아이와 아이 부모를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아자르 장관은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법무부가 결국 이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유전자 검사를 한다는 사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이 2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대략 2천300명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자르 장관은 5일, 3천 명 이하라고만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아이들은 현재 보건후생부가 수용하고 있고요. 부모들은 국토안보부 시설에 구금돼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리프트 운전자가 리프트 로고가 새겨진 스티커를 차에 부착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차량 공유업체인 리프트가 자전거 공유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리프트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을 하는 모티베이트사를 인수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약 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모티베이트사는 어떤 회산가요?

기자) 대표적 자전거 공유 서비스 회사인데,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시카고 등 미국 내 8개 도시에서 자전거와 전기 스쿠터를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 이 업계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한편 리프트가 이번에 모티베이트사 전부를 인수한 것은 아니고요. 정비와 고객 서비스 분야는 인수 분야에서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구체적으로 자전거 공유 사업이란 게 뭡니까?

기자) 쉽게 말해서 자전거를 편리하게 빌려 타게 해주는 겁니다. 대개는 일정한 장소에 있는 자전거를 돈을 내고 빌린 다음에 이걸 쓰고 다시 일정한 장소에 놓고 가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자전거를 빌려 쓰고 아무 곳에나 놓아두고 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진행자) 우버나 리프트가 제공하는 차량 공유사업도 비슷한 개념인가요?

기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시간이 날 때 돈을 받고 자기 차로 다른 사람을 태워주는 서비스를 차량 공유서비스라고 하는데, 쓰기가 편하고 요금이 저렴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곳 워싱턴 D.C.에서는 거리를 가다 보면 ‘바이크 셰어’란 이름이 붙은 자전거가 줄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기자) 네. D.C. 지역에서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바로 ‘캐피털 바이크 셰어’란 회산데, 이 회사가 바로 모티베이트 소속입니다. 모티베이트는 뉴욕에서 역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티 바이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버도 최근에 자전거 공유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량 공유 업계 선두주자인 우버는 이미 지난 4월에 전기자전거 공유업체인 ‘점프’를 인수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인수 금액이 약 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리프트나 우버 같은 차량 공유업체들이 자전거 공유사업에 속속 진입하는 이유가 뭡니까? 역시 전망이 좋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사실 전체 시장 규모는 그렇지 크게 않는데요. 급속하게 성장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 수단에다가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중국이나 유럽 쪽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버와 리프트의 진입으로 자전거 공유 시장에 경쟁이 치열해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티베이트를 인수하는 리프트는 앞으로 자전거 공유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리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프트 바이크’를 출범시켜 특히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인데요. 같은 계획을 세운 우버와 자전거 공유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