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북한에 제3, 제4의 핵 시설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라고 핵·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담당 국장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위성 사진으로 강선 시설의 위치를 추정한 루이스 국장은 19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과거 북한은 영변을 공개하는 대신 강선을 숨겼다며 이번에는 이 두 시설을 공개하는 대신 추가 비밀 시설을 감추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의 비밀 핵 시설인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이 평양 근처에 위치해 있다고 추정하셨는데요. 이 비밀 시설이 앞으로의 핵 협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까요?
루이스 국장) 아닙니다. 저희가 이 시설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강선’이라는 이름이 유출됐기 때문인데요. 유출된 이유는 북한에 또 다른 비밀 핵 시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여러 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갖고 있는 것이죠. 저희는 위성 사진을 통해 어느 시기에 건설이 됐는지 알게 됐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은 2002년 중반부에 원심분리기 부품이 북한에 전달된 것을 확인했고 어느 시설에 저장돼 있는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강선은 당시 건설 중이었고 완공된 것은 2003년이었죠. 미 정보당국은 이 시설을 2007년까지 찾지 못했고 2010년이 돼서야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북한이 핵 시설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자) 북한이 영변 외에 강선이라는 핵 시설을 또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했거나 보유할 수 있다는 뜻입니까?
루이스 국장) 네 그렇습니다. 핵무기를 위한 핵 물질들을 더 갖고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핵무기를 뜻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강선이라는 시설을 알게 된 것은 저희가 알지 못하는 추가 시설이 있다는 것의 방증입니다.
기자) 북한의 비밀 핵 시설 위치를 실제로 찾아 공개한 것은 박사님 연구팀이 처음이었습니다. 어떻게 찾으셨나요?
루이스 국장) 우선 이 시설의 이름이 공개됐는데요. 강선이 아니라 ‘강성’이라고 잘못 알려졌습니다. 저희는 강성이 북한의 흔한 지명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강선으로 찾아본 결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산업시설이 많은 평양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의 강선이 떠올랐습니다. 김정은이 해당 구역에서 방문했던 모든 시설들을 하나씩 지워본 결과 김정은이 들르지 않았으면서도 큰 규모의 시설은 이곳만 남게 됐습니다. 군사 보안도 잘돼 있고 주거 시설도 매우 고급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인데 다른 핵 시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2002년부터 건설이 시작됐으면 영변보다도 먼저 만들어졌다는 뜻이군요.
루이스 국장) 네, 강선이 북한의 첫 번째 핵 시설입니다. 저희는 북한이 영변을 지은 이유는 영변을 밖에 알리고, 대신 강선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봅니다. 지금은 영변과 강선을 밖에 공개하는 대신 숨겨진 제3, 제4 핵 시설을 숨기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영변 핵 시설의 경우는 원심분리기가 너무 빠르게 구축됐기 때문에 줄곧 비밀 핵 시설 보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과거 주장들이 사실로 밝혀진 거군요.
루이스 국장) 저희는 영변 핵 시설의 지붕 보수를 관찰했습니다. 이를 통해 영변에서 원심분리기가 설치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죠. 시간을 관측해본 결과 오랜 경험이 있는 이란 사람들이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는 것만큼 빨랐습니다. 이란의 경우 우선 몇 개씩을 설치해보면서 시간을 단축하고 경험도 쌓았죠. 하지만 북한은 한꺼번에 이들 원심분리기들을 다 설치해버렸습니다. 처음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죠. 저희는 강선의 존재를 통해 이런 분석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기자) 강선 핵 시설은 지하 시설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위성 사진에는 일반 건물처럼 보입니다. 지하 시설이라고 보십니까?
루이스 국장)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분석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북한이 지하를 팠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건물이 높기 때문에 2층짜리 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강선이 지하 핵 시설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제3의 시설이 지하일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강선 핵 시설이 평양과 너무 가까이에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루이스 국장) 아닙니다. 이 시설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습니다. 우라늄은 방사능 수치가 그리 높지 않으니까요. 또한 육염화우라늄(uranium hexachloride)을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바로 폭탄으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반면 장점은 잘 훈련 받고 교육 받은 기술자들을 잘 대우해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평양에 살고 싶어합니다. 큰 연구 시설들은 다 평양 인근에 있죠.
제프리 루이스 국장으로부터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로 알려진 강선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