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은 오늘(27일), 한반도 정세는 1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에 이어 미-북 양측이 후속 협상에 속도를 낼 경우 비핵화의 진전도 그만큼 빨라질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정전협정 65주년에 맞춰 이뤄진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무척 긍정적이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송환을 반기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요,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조치와 긍정적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됐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 등 언론들도 `중요한 선의의 제스처’라며 유해 송환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전협정 64주년이었던 1년 전 오늘과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1년 전 오늘, 북한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한 가운데, 핵 선제타격을 위협했었습니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 또는 `전승절’로 부르고 있는데요, 이날 평양에서는 중앙보고대회라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민무력상은 “사전통고 없이 아메리카 제국의 심장부에 가장 철저한 징벌의 핵 선제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정전협정 다음날 곧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었지요?
기자) 네, 앞서 7월4일에 이어 7월28일에 또다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한 겁니다. 화성-14형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로써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위기 의식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경고하면서 미-북 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점에서 관심사는, 유해 송환이 정상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간 비핵화 후속 협상에 미칠 영향 아닐까요?
기자) 북한의 유해 송환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합의를 실천에 옮긴 겁니다. 당연히 양측의 신뢰 구축에 기여할 겁니다. 또 정상회담 합의대로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추가 유해 발굴을 위한 공동조사에 나서면 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계기도 될 전망입니다. 특히 북한이 이미 착수한 동창리 위성발사장 폐기 조치와 함께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면서, 비핵화 후속 협상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유해 송환을 정전협정일에 맞춘 건 종전 선언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 아닌가요?
기자) 북한은 종전 선언을 미-북 간 적대관계 청산과 새로운 관계 수립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전 선언이 `평화 보장의 첫 공정’이라는 건데요, 앞으로 비핵화 후속 협상에서 북한 측의 관심사를 엿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종전 선언에 대한 북한의 관심은 최근 북한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논평 등을 통해 미국과 한국에 선언 채택을 압박하는 데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 아닌가요?
기자) 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정상회담 뒤 채택한 `판문점 선언’에서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이 이뤄지게 되는 건가요?
기자) 남북한이 매우 적극적인 것과는 달리 미국은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종전 선언에 매우 열린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비핵화 협상의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전협정이 65년이 지나도록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고 있는 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