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리아, 무모한 공격 말라"...일본 태풍 피해 속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와 러시아, 그리고 이란 정부에 경고했습니다. 시리아 반군 지역을 공격하지 말라는 내용인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에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 상륙해 160여명 사상자가 나왔고요. 미국과 한국이 어제(3일) 동시 공개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문안, 이어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러시아, 이란에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들리브주를 무모하게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3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수십만 명이 죽을 수 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러시아와 이란에 대해서도, 공격에 참가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들리브주가 어떤 곳입니까?

기자) 7년 넘게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반군이 오랫동안 장악한 지역입니다. 북서쪽 터키 국경과 가까운 곳인데요. 인근 최대도시 알레포를 얼마 전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한 뒤, 마지막 남은 반군 거점입니다. 현재 거주민이 3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가족을 포함한 반군 세력 약 10만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의 동의 아래 터키 군도 진출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알레포를 탈환한 시리아 정부가, 이제 이들리브주를 공격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격전지에서 화학무기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요.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전세를 유리하게 끌어왔습니다. 이제 종전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중인데요. 내전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들리브주에 대 공세를 펼치겠다고 얼마 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건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리브 공격을 감행할 경우 “심각한 인도주의적 실수”이자, “인간의 비극(human tragedy)”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어떠한 공세도 내전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지난주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에 경고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글을 재전송하면서, “아사드와 러시아, 이란이 이들리브에서 어떤 일을 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인간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밝힌 이유는 뭐죠?

기자) 심각한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들리브 주민이 3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피난 대책이 없습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주민들이 이들리브를 빠져나갈 수 있는 경로를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난주 촉구했는데요.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의 공세가 시작되면 최소한 80만 명이 이재민이 될 것으로 유엔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격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 경고에, 시리아나 러시아, 이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러시아 측이, 시리아 정부의 공세 계획을 옹호했는데요. “시리아는 이들리브에서 테러분자들을 몰아낼 권리가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주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 테러 작전’이 공세의 명분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주요 지역에서 수차례 맺은 휴전협정에 따라 이들리브 일대가 ‘완충 지역’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반군은 물론 정부군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수 없는데요. 휴전 대상에서 제외된 ‘알카에다’와 IS 같은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1만 명 정도 모여있는 게 공격 명분이 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군이 공격 준비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시리아군이 공격용 헬리콥터 부대를 최근 몇 주 동안 이들리브 근처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헬리콥터들은 러시아가 지원한 장비로 무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상군 병력도 상당수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지중해에 있는 러시아 군함이 미사일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다시 한번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국 정부는 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대사는 ‘화학무기는 안된다’ 뜻의 해시태그(주제 검색어) #NoChemicalWeapons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있었을 땐, 미군이 직접 시리아의 관련 시설을 공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시리아 동구타 지역에서 독가스 의심 공격으로 40여 명이 숨졌는데요. 사건 직후 미군 주도 아래, 영국과 프랑스 등 3개국 연합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화학무기 목표물을 공격했습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칸셰이쿤에서 화학무기가 살포돼 80여 명이 사망했는데요. 미군이 즉각 시리아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지금까지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4일 일본 고치현 아키에서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에 큰 태풍이 상륙했군요?

기자) 네. 제21호 태풍 ‘제비’가 오늘(4일) 낮 일본 도쿠시마현 남부에 상륙하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남서쪽 대부분이 영향권에 들었는데요. 교도통신은 1993년 이래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 덮쳤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주요 언론이 즉각 재난보도 체재로 전환하고 현재 상황을 전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25년 만에 일본에 상륙한 가장 강한 태풍이라면, 세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어제(3일) 오후 후쿠이 서쪽에서 측정했을 때 순간 풍속이 시속 180km였습니다. 그러니까, 고속철도만큼 빠른 바람이 도시에 머물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중심부 기압이 965hPa(헥토파스칼)입니다. 환산하면, 100kg 정도 되는 힘인데요. 100kg 힘이 시간 당 180km를 가는 속도로 주변 지역을 파괴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사카에서 1명, 시가현에서 1명을 포함해 최소한 사망자 3명이 오늘(4일)까지 확인됐습니다. 다친 사람은 160명을 넘기고 있는데요. 일본 재난 당국은 오사카와 고베, 교토, 나고야 일대 주민 55만 명에 피난 권고령을 내렸습니다. 또 간사이 지방 16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는데요. 주요 도로가 폐쇄되고 철도, 공항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서남부 교통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NHK 방송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교통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간사이 국제공항이 기능을 잃었습니다. 인공섬 위에 있는 공항이라 시설이 대부분 침수됐는데요. 주변에 정박했던 유조선이 바람에 휩쓸려, 공항으로 들어가는 교량까지 파손시켰습니다. 앞서 기상악화로 800편 가까운 항공편이 줄지어 취소된데다, 육지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이 다리가 통행정지 되면서, 여행객 3천여명이 한때 고립됐는데요. 일본 교통부는 공항 전체를 폐쇄시켰습니다. 또 간사이를 오가를 오가는 고속철도도 중단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교토역 천장 일부가 무너져 이용객들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안전 대책은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네. 태풍 경로에 있는 공공시설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요. 에히메현과 나라시 학교들도 임시 휴교했습니다. 공장과 가게들도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휴업에 돌입했는데요. 현지 시간으로 오늘(4일) 아침 현재, 태풍은 일본 중부에 500mm 비를 뿌리고, 서부에도 400mm 강수량을 기록중입니다. 하지만, 수도 도쿄도 일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일본에서 태풍 피해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19호 태풍 ‘솔릭’과 20호 ‘시마론’이 연이어 일본을 지나며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는데요. 7월에도 태풍이 동반한 강풍과 폭우 때문에 220명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자민당 지도부와 음주 회식을 가진 사실이 공개돼, 정부가 재난 대처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올해 들어 유난히 태풍이 잦아, 현지에서 우려가 커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정부가 대처를 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번 보다는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입니다.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어제(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남서부 일대 주민들은 신속하게 태풍 영향권 밖으로 이동하라고 촉구하면서, 일본 정부는 예상되는 재난 대비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태풍 ‘제비’가 일본을 지난 뒤, 한반도엔 피해가 없을까요?

기자)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경로가 한반도와는 멀리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나고야와 오사카 주변 지역을 지난 ‘제비’는 계속해서 북북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후 일본해(동해) 북쪽 끝자락으로 빠져나갈 전망입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안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두 나라 통상 당국이 지난 3월 원칙적으로 타결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안을, 어제(3일)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합의 내용은 당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미 설명했는데요. 세부 사항을 담은 정부 간 공식 문서를 이번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겁니다.

진행자) 공개된 문안,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모두 4개 항으로 구성됐습니다. 첫 번째 항목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양국 FTA 개정 협상을 진행한 경위를 설명했고요. 두 번째 항목에서, 협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핵심적인 부분들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핵심 변경 사항은 어떤 겁니까?

기자) 미국은 자동차 분야를 유리하게 고쳤습니다. 한국에 자동차 수출 한도를 연간 2만5천 대에서 5만 대, 두 배로 늘였고요, 미국이 화물용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도 원래는 2021년에 폐지하게 돼 있었는데, 2041년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이 밖에 의약품 가격 산정에 국제 기준을 준용하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을 남발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이, 기존 양국 FTA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입니다.

진행자) 세 번째 항목은 뭔가요?

기자)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관련 투명성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입니다. 간단히 말해, 환율 개입을 억제한다는 건데요. 미 재무부 주도로, 한국 기획재정부와 이 문제를 수시로 점검하고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 환율을 통제하는지 여부를 미국이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외환 관련 항목이 들어간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한국뿐 아니라, 각국과의 무역 불균형에 환율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의사를 거듭 밝히기도 했는데요. 한국은 미국 정부의 환율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미국 주도 논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마지막 네 번째 항목은 어떤 내용이죠?

기자) 한국에 면세 혜택을 주는 내용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시행하는 철강 25% 관세를 면제해주는 대신, 최근 3년 수입량의 70%로 쿼터(한도)를 둔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개정 문안이 공개된 이후, 어떤 절차가 남아있습니까?

기자) 양국에서 각각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이달 말께 두 나라 대표가 공식 서명하게 됩니다. 이후 의회가 심사하는데요. 미국과 한국이 각각 협의, 비준 절차를 거칩니다. 발효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내년 1월 1일까지 마치기로 양국이 동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 다른 나라들과도 무역협정 개정을 논의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멕시코와 협상을 잠정 타결했고요. 캐나다와도 다시 본격적인 대화에 돌입했습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이 지난주 워싱턴에 왔는데요. 당초 양국은 지난 주말 이전에 타결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시한을 넘겼는데요. 농산물과 자동차 등을 비롯한 쟁점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