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늘(11일) 9.11테러 17주기를 맞아 각지에서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개인 세금 영구 감면을 골자로 하는 새 세금감면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세금감면안이 중간선거를 돕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가 8년 연속해서 미국 최고 대학으로 꼽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11일로 17주기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이날이면 미국이 추모 분위기에 빠져드는데요. 특히 테러가 발생한 3곳에서 중요한 추모행사가 열립니다. 뉴욕 맨해튼 ‘월드트레이드 센터’ 자리, 수도 워싱턴 D.C. 교외에 있는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그리고 테러분자들이 탈취해서 몰던 유나이티드 93 여객기가 떨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입니다.
진행자) 당시 테러로 정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맞습니다. 무고한 사람 약 3천 명이 사망했습니다. 테러분자 19명이 비행기 4대를 납치했는데요. 2대는 뉴욕 월드트레이드 센터 건물 2곳에 충돌했고, 1대는 국방부 청사에, 그리고 나머지 1대는 동북부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 인근 벌판에 추락했습니다. 이 비행기는 백악관이나 연방 의회 건물을 겨냥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비행기가 충돌한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은 당시 완전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진행자) 올해 17주기에는 어떤 추도 행사들이 열렸습니까?
기자) 예년과 비슷한 행사들이 진행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올해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온 국민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숨진 이들의 희생을 기린다며 위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field is now a monumen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연설에서, 이 벌판은 이제 미국의 저항을 상징하는 기념비가 됐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은 결코 억압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9.11 테러 17주기를 맞아 포고문도 냈죠?
기자) 네, 지난 7일 발표했는데요.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테러분자들의 악한 행위가 미국의 정신과 자유에 대한 의지를 해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단합하면 누구도 미국을 분열시킬 수 없고, 미국의 가치는 영속적이며,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자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곳 생크스빌 추모기념관에도 눈에 띄는 기념물이 세워졌다고요?
기자) 네. 추락한 항공기 UA93편을 의미하는 93ft, 즉 28m 높이의 ‘목소리탑(The Tower of Voices)’입니다. 콘크리트와 철골로 만든 탑에는 금속 차임벨 40개가 달려서 40가지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요. 금속 차임벨 40개는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여객기 승객 40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직 공사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고 하던데요?
기자) 네,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지난 9일, 톰 리지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희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정식이 열렸습니다. 이곳에는 3년 전에 방문자 센터가 들어섰고요. 테러 10주기였던 지난 2011년에는 추모 광장이 들어섰습니다.
진행자) 뉴욕과 워싱턴 교외 펜타곤에서도 추도 행사가 열렸죠?
기자) 먼저 ‘월드트레이드 센터’ 건물이 무너져 내린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모여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 묵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날 해가 진 뒤에는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상징하는 광선 기둥 2개를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립니다.
진행자) 폐허가 됐던 맨해튼 쌍둥이 빌딩 자리는 서서히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는 그대로 기념비로 남았지만, 주변 부지에 새 고층 건물이 속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엔 새 건물들 가운데 80층짜리 3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문을 열었고요. 또 지난 9월 8일에는 9.11 테러 당일 완전하게 부서졌던 월드트레이드 센터 지하철역이 다시 개통됐습니다.
진행자) 테러로 끊겼던 지하철이 17년 만에 재개통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무용 고층 건물 외에 주변에 공연장도 건설 중인데요. 하지만, 테러로 무너졌다가 재건 중인 그리스정교회 건물은 돈 문제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올해 국방부 추도 행사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는데요. 펜스 부통령은 테러범들이 건물을 무너뜨리듯 미국인들의 정신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9.11 테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되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새 세금감면안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지난해 말 통과시킨 세금감면법이 올해 1월 1일부로 발효됐는데, 해가 넘어가기 전에 또 다른 세금감면안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새 방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개인 세금 감면을 영구화하고 개인 사업자 세금 공제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밖에 퇴직연금 계좌에 돈을 부을 수 있는 연령 제한을 없애고, 저축성 예금에 대한 세금혜택을 늘리는 항목도 있고요. 또 사업을 새로 시작할 때 발생하는 창업 비용에 관한 공제금을 늘리는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공화당 소속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서 성명을 내고 새 세금감면안이 미국 세법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게 만들겠다는 약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이 해가 넘어가기 전에 다시 세금감면안을 들고나온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역시 중간선거를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중산층과 소규모 자영업자를 겨냥한 세금감면안으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이죠.
진행자) 올해 11월에 치러지는 중간선거 판세가 공화당이 불리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걸 뒤집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연방 상원은 모르겠지만, 연방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에서 새로운 세금감면안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해 나온 세금감면안도 논란이 많았는데, 새로운 방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연방 하원은 공화당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으니까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연방 상원은 통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 의석 분포가 공화당이 51석에,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으로 공화당이 아슬아슬한 우세입니다. 그런데 새 세금감면안이 나오면 민주당을 물론이고 공화당 쪽에서도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역시 재정적자 때문이겠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에 세금감면법을 처리할 때도 일부 보수파 공화당 의원이 재정적자 문제를 제기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일 년도 안돼서 또 재정적자를 늘릴 세금감면안을 내놓으면 보수파들이 반발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연방 상원에서는 처리가 불확실합니다.
진행자) 지난번 세금감면안은 상당히 규모가 컸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년 동안 거의 1조5천억 달러로 30여 년 만의 최대 규모였습니다. 이 세금감면안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항목은 기업에 매기는 세금, 즉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 감면한 항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인세율을 영구적으로 감면했는데요. 개인 세율 감면은 시한을 뒀었습니다.
진행자) 개인 세금 항목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개인 소득세 구간을 기존과 같은 7단계로 유지하되 최고 소득층에 대한 세율을 39.6%에서 37%로 하향 조정했고요, 대부분 구간의 세율을 낮추고 기본공제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항이 2025년 말에 만료되는데요, 새 공화당 안은 이런 시한을 없애고 개인 세율도 영구적으로 감면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추가 세금감면안에 대한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예상할 수 있듯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지난해 세금감면안을 두고 부자와 대형 기업만을 위한 사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이번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 감면으로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부 전문가도 세금감면이 호황 국면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재 호황 국면이 자신의 재임 기간 중 펼친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대학 순위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국 언론 매체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가 10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2018년 순위에서는 동부 뉴저지주에 있는 프린스턴대학이 1위에 올랐습니다. 이 매체는 졸업률과 재등록률, 재원, 전문가 평가 등 여러 항목을 평가해서 이렇게 매년 대학 순위를 발표합니다.
진행자) 프린스턴대학 외에 어떤 학교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까?
기자) 전통의 명문 하버드대학이 2위에 올랐고요. 컬럼비아대학, 또 흔히 ‘MIT’로 불리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시카고대학, 그리고 예일대학이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그밖에 스탠퍼드대학이 7위, 듀크와 펜실베이니아대학이 공동 8위, 그리고 존스홉킨스대학이 10위였습니다. 상위 10위권에 든 대학 가운데 공립은 없고요, 모두 사립대학입니다.
진행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대학 순위에서 프린스턴이 꽤 오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까지 8년 연속 1위입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대학 순위를 발표했죠?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 평가로는 하버드가 1위고, MIT와 예일이 2위, 3위였습니다.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 순위 1위인 프린스턴은 월스트리트저널 순위에서는 9위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학생들의 졸업 후 성과에 중점을 두고 평가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프린스턴이나 하버드대학 같은 곳은 돈이 상당히 많이 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장학금이나 보조금이 많아서 실제 경비는 생각보다 적게 든다고 하는데요. 프린스턴대학 같은 경우 원래 1년에 약 6만7천 달러가 들지만, 보조를 받으면 경비가 약 1만5천 달러로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하버드대학은 약 7만 달러가 드는데, 보조를 받으면 약 1만6천 달러가 든다고 하는군요.
기자) 사립학교 말고 공립학교 순위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립로스앤젤레스대학교, 즉 U.C.L.A가 1위였고요. 다음 캘리포니아주립버클리대, 즉 U.C. 버클리가 2위였습니다. 3위는 UVA, 버지니아주립대학이 차지했습니다. 종합 순위에서는 U.C.L.A.는 공동 19위, U.C. 버클리는 공동 22위, 그리고 버지니아주립대학은 공동 25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순위에서 관심을 끄는 항목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리버럴 아트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즉 소규모 단과대학 순위에서는 동부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윌리엄스칼리지가 1위에 올랐고요. 공립인 소규모 단과대학 순위에서는 육, 해, 공군 사관학교가 1, 2, 3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