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문제가 사상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오릅니다. 한국 청와대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어 이번 회담이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다며,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남북 정상은 또 남북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 전쟁 위험 종식 방안을 논의합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 가운데 하나는 비핵화를 위한 미-북 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종석 실장] “북-미가 새로운 평화적 관계 설정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 재개해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임 실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비핵화 의제가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어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다며, 어떤 낙관적인 전망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임 실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미-북 간 의제로 다뤄졌고, 한국이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꺼내는 것을 북한과 미국 모두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매우 중요한 중심 의제가 돼 있고, 마치 정상회담에서 굉장한 성과를 내야한다는 기대감들이 있다며, 하지만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핵화 문제를 실무적인 차원에서 논의할 수 없고, 논의해도 합의에 이를 수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정상 간의 진솔한 대화가 관건이라고, 임 실장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임종석 실장] “두 정상 간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느냐에 따라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그런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아니면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 수 있을지 이 모든 부분이 저희들로서는 블랭크(빈칸)입니다.”
문 대통령의 미-북 간 중재자로서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문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문 대통령이 중재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임종석 실장]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아무래도 김정은 위원장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많은 만남과 통화를 통해서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충분히 듣게 된다면 중재하고 촉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임 실장은 말했습니다.
임 실장은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합의된 판문점 선언이라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 상황을 남북 정상이 함께 확인하고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지속가능한 구체적 발전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실장은 또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험을 종식시키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종석 실장]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실질적 평화 정착 여건을 마련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임 실장은 남북 정상이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남북이 논의해 온 긴장 해소와 무력 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 부분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또한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임 실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임종석 실장] “저희들은 좀 더 수시 상봉 그리고 좀 전수조사를 통한 생사 확인, 여러 가지 또 화상 상봉 모든 종합적인 방법을 통해서 한 분이라도 더 늦기 전에 북쪽의 이산가족의 생사를 알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이런 조치들을 지금 제안하고 의논 중에 있습니다.”
이 밖에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합의를 할 생각이지만, 매우 엄격한 제재가 국제사회로부터 취해지고 있기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 상당히 뚜렷한 경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임 실장은 말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남북 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이번 회담에서 두 가지 문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첫째는 남북한 사이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 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특히, 비핵화 문제는 한국이 주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한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보장을 위한 상응 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의지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며,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두 정상이 다시 마주앉는다면 비핵화 문제가 빠른 속도로 진척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