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브렛 캐버노 신임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게 과거 성적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람이 신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캐버노 지명자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잠시 트럼프 후보 진영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가 사전형량조정에 응하고 로버트 뮬러 특검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정책들을 선보였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브렛 캐버너 연방 대법관 지명자와 관련된 성 추문 의혹이 불거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80년대 초 캐버너 지명자가 고등학생 시절, 여학생 1명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확하게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네. 캘리포니아 북부 팔로알토대학 교수로 올해 51세인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씨가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밝힌 내용입니다. 포드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끝 무렵이었던 지난 1982년 여름 어느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캐버노 지명자를 만났는데요.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캐버노 지명자가 방에서 자신을 침대로 밀어 넣고 옷을 벗기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성폭행을 시도하려 했다는 건가요?
기자) 포드 씨 말로는 그렇습니다. 당시 포드 씨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캐버노 지명자가 입으로 포드 씨 입을 막았다는데요. 포드 씨는 당시 캐버노가 잘못하면 자신을 죽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진행자) 당시에 일이 어떻게 끝났습니까?
기자) 결국 다른 남학생이 방에 들어와서 두 사람을 떼어놨다고 합니다. 포드 씨는 화장실로 숨었다가 이후 집으로 도망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포드 씨와 캐버노 지명자는 당시 같은 학교 학생이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각각 다른 사립학교 학생이었는데, 당시 지역 사립학교 학생 모임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포드 씨 주장에 대해 캐버노 지명자 쪽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캐버노 지명자가 성명을 냈는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비롯해 자신은 한 번도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중진 의원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최근에 연방수사국(FBI) 에 캐버노 지명자와 관련된 편지를 주고, 이 편지에 담긴 내용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편지가 포드 씨에 대한 것이었군요?
기자) 맞습니다. 포드 씨는 지난 7월 연방 대법관 후보로 캐버너 판사 이름이 나오자 자신의 주장을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자기가 사는 지역구 민주당 하원의원인 안나 애슈 의원에게 밝혔습니다. 포드 씨는 결국 이달 말 애슈 의원을 통해 편지를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에게 보냈습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편지 작성자가 알려지지 않았죠?
기자) 네. 포드 씨가 원래는 사생활을 보호하려고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는데요. 언론 취재가 집요해지고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나온다고 판단해서 결국 신원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포드 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캐버노 지명자 인준에 암초가 생긴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 찰스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원래 오는 20일 인준안을 법사위원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16일 성명을 냈는데요. 의혹을 밝히기로 한 포드 씨를 지지한다면서 이제 이 문제를 FBI가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준안을 처리하기 전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인준안 처리 전에 조사해야 한다는 건 인준안 처리를 미루자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도 성명을 냈는데요. 슈머 대표는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준안 처리를 연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공화당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상원 공화당 법사위원회 의원들을 접촉해 보니까 인준안 처리를 밀고 나간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인준안 처리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애리조나가 지역구인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은 포드 씨 주장을 듣고 편하게 인준안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포드 씨가 법사위원회에 정보를 제공하면 들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17일 성명을 내고 캐버노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캐버노 지명자 인준안을 상원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려면 이런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상원 의석이 공화당 51석, 그리고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이라 인준안이 그대로 처리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공화당 반대표가 2표 이상이 나오면 캐버너 지명자 인준안은 부결됩니다. 한편 포드 씨 변호인이 17일 아침 미국 `NBC' 방송과 회견했는데요. 포드 씨가 상원 법사위원회에 나와서 증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을 잠시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가 개인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매너포트 씨가 사전형량조정에 응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14일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나와 유죄를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검찰과 사전형량조정에 합의한 결과인데요. 매너포트 씨는 합의에 따라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사전형량조정이란 것이 이른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이라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을 경감받는 것이 바로 플리바게닝입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특검에 여러 차례 기소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모두 세 차례입니다. 첫 번째는 등록하지 않고 외국 정부 대리인으로 일한 혐의, 두 번째는 세금사기, 금융사기 혐의고요. 세 번째는 증인 회유 혐의입니다. 이 중에서 워싱턴 D.C. 연방 지법이 심리하는 혐의는 첫 번째, 세 번째 혐의입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유죄 평결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 소재 연방 지법에서 두 번째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는데,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매너포트 씨에게는 최대 징역 10년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진행자) 그럼 사전형량조정은 모든 기소 내용에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워싱턴 D.C.에서 진행되는 재판에만 적용되고요. 이미 유죄 평결이 나온 재판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 유죄 인정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뮬러 특검의 승리고, 트럼프 대통령 측에는 큰 부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매너포트 씨가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 차지한 위치를 생각하면 그가 특검 쪽에 유용한 수사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섭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 2016년 여름에 있었던 이른바 ‘트럼프타워 미팅’에 참석했고요. 또 트럼프 진영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당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관련된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고로 이 트럼프타워 미팅은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 고위 참모들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걸 말합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유죄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매너포트 씨 재판과 대통령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16일 인터넷 트위터에 뮬러 특검 조사가 불법이라는 글을 달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정책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오는 2045년까지 지역 내 전기를 탄소가 나오지 않는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최근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재생에너지라면 어떤 종류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대표적인 것으로 태양광이나 지열, 풍력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이런 동력원은 무한정 얻을 수 있고, 또 지구온난화 원인인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원입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가 전에도 이런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을 만든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지난 2015년에 나온 법이었죠? 당시 이 법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50%로 의무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브라운 주지사가 최근에 서명한 법은 3년 전에 나온 법을 강화한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법은 자세한 시간표를 제시했는데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25년에 50%, 2030년까지 60%, 그리고 2045년까지 100%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에서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주 에너지국은 2017년 기준으로 소매로 판매한 전력 가운데 32% 정도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졌다고 추산합니다.
진행자) 지금도 캘리포니아주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은 편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배기가스 규제나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미국 안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배기가스 규제는 미국 안에서 가장 엄격합니다.
진행자) 재생에너지만으로 전기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역이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 2015년에 하와이주도 오는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내 도시 가운데 이미 이런 목표를 달성한 곳이 있다는데요. 콜로라도주 아스펜, 버몬트 벌링턴, 그리고 텍사스주 조지타운시입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기후변화 대처 방안 가운데 하나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인공위성 발사와 운영을 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후변화 행동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여기서 지역 내 기후변화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가 자체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브라운 주지사는 인공위성 몇 대가 발사할지 또 이 사업에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