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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 33% 증가... 뉴햄프셔 하원 '흑인-동성애자' 대결


워싱턴에 있는 연방 의회예산국(CBO) 브리핑 현장. (자료사진)
워싱턴에 있는 연방 의회예산국(CBO) 브리핑 현장.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정부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하원이 새로운 세금감면안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1일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습니다. 그 결과, 중간선거 성적에 따라 지역 최초로 동성애자나 흑인이 연방 하원 의원이 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접근하면서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에 비상에 걸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예산국(CBO)가 어제(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CBO 집계 결과, 2018 회계연도 처음 11개월 동안 재정적자가 8천95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8년 회계연도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인데요. 그러니까 2018년 회계연도 처음 11개월이라면 2017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를 뜻합니다.

진행자) 다른 기간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이 늘어난 겁니까?

기자) 전 회계연도 같은 기간, 그러니까 2016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와 비교해서 33%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경기가 호황이라는데, 오히려 재정적자는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경기가 좋으면 세수가 늘어서 재정적자가 줄어드는데요. 그래서 미국 언론들은 CBO 집계 결과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8년 전인 2000년에도 지금처럼 실업률이 3.9% 수준이었는데, 당시 연방 정부 재정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때가 마지막으로 정부 살림살이가 흑자였던 때죠?

기자) 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인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를 이은 조지 W. 부시 정부 때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재정이 다시 적자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 경기가 좋은데 이렇게 적자가 늘어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CBO는 법인세를 대폭 깎아서 세수가 줄었고 동시에 정부 지출이 늘어서 적자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법인세 감면이 지난해 말에 통과된 세금감면안에 포함된 내용이었죠?

기자) 네. 이 세금감면안은 기업에 매기는 세율, 즉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크게 줄였습니다. 게다가 이 법인세는 영구적으로 감면됐는데요. 이 조처 때문에 해당 기간 법인세 수입이 30%나 줄었다고 CBO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적자가 늘어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또 정부 지출 증가라고 했는데, 이건 예산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의회, 그러니까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해서 지난 회계연도 예산을 1조3천억 달러 수준으로 잡았는데, 국방비와 국내 부분 예산을 동시에 증액했습니다. 이렇게 예산이 늘었다는 건 정부 지출이 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런데 공화당은 또 새로운 세금감면법안을 추진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 시간에 소개해 드렸는데요.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최근 개인 세금 감면을 영구화하고 개인 사업자 세금 공제를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추가 세금감면안을 공개했습니다. 새 세금감면안은 세금 약 6천500억 달러를 깎아주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추가 세금감면안이 실현되면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런데 감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감세로 경제가 성장하면 이게 세수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CBO 전망은 다릅니다. CBO는 현 상태로는 세금감면이 앞으로 10년 동안 0.7%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로는 재정적자가 쌓이는 것을 막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CBO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려의 목소리는 민주당 쪽만 아니라 공화당 쪽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냈고요. 이번 중간선거에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나오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경기가 호황일 때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화당 의원들이 재정적자 증가에 침묵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정부 재정적자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 21조5천억 달러 정도됩니다. 지난 2010년에 약 13조 달러였으니까 그새 많이 늘었습니다. CBO는 지난 4월 현재 21조 달러 수준인 누적 재정적자가 10년 뒤인 2028년에 33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뉴햄프셔주 연방하원 1지구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에디 에드워즈 전 사우스햄턴 경찰국장.
뉴햄프셔주 연방하원 1지구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에디 에드워즈 전 사우스햄턴 경찰국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어제(11일)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진행됐군요?

기자) 네. 이날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주에서 주지사, 그리고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2곳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습니다. 프라이머리는 오는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말합니다.

진행자) 먼저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를 좀 볼까요?

기자) 네. 현역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수누누 주지사인데,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경쟁자 없이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수누누 주지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합니다. 반면 민주당 쪽에서는 전 주 상원 의원인 몰리 켈리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햄프셔주는 연방 하원 선거구가 두 곳밖에 없군요?

기자) 네. 워낙 주민 수가 적어서 그렇습니다. 이 지역 연방 하원 의석은 모두 민주당 소속입니다. 1구역 민주당 경선에서는 모두 11명이 나왔는데요. 맨체스터 지역 정치인 출신인 크리스 파파스 후보가 이겼습니다. 파파스 후보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파파스 후보가 오는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뉴햄프셔주에서는 처음으로 동성애자가 연방 하원 의원이 됩니다.

진행자) 이 구역에 나온 민주당 후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이 하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진보진영의 기수인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아들인 레비 샌더스 후보입니다. 이번 예비선거에서 샌더스 상원 의원은 아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는데요. 레비 샌더스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경선에서는 이 구역에서 누가 이겼습니까?

기자) 흑인으로 지역 경찰국장 출신인 에디 에드워즈 후보가 이겼습니다. 에드워즈 후보는 트럼트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에드워즈 후보가 중간선거에서 파파스 민주당 후보를 꺾으면 처음으로 뉴햄프셔주에서 흑인 연방 하원 의원이 나옵니다. 한편 연방 하원 2구역 예비선거 결과를 보면요. 공화당에서는 스티브 네그론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요. 민주당에서는 앤 커스터 현역 의원이 경쟁자 없이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가 끝났는데, 중간선거 결과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주지사 같은 경우 공화당 소속 수누누 후보가 아직까지는 우세합니다. 하지만, 최근 각 지역 보궐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민주당 쪽에서는 수누누 주지사의 약점을 부각해 승리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런가 하면 연방 하원 의원 선거는 민주당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데요. 민주당 쪽에서는 높게 나온 예비선거 투표율을 근거로 중간선거 결과를 낙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프라이머리도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남은 일정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12일) 동북부 로드아일랜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실시되고요, 그 다음 날인 13일에 뉴욕주가 마지막으로 프라이머리를 치릅니다. 뉴욕주에서는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 유명 배우 신시아 닉슨 씨가 도전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도시 윌밍턴 주민들이 12일 허리케인 '플로렌스' 대피소를 준비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도시 윌밍턴 주민들이 12일 허리케인 '플로렌스' 대피소를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열대성 저기압, 허리케인인데요. 지금 강력한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현재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플로렌스는 최고 풍속이 시속 220km에 달하는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인데요. 내일(13일) 오후에서 14일 사이에 미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국 동부 해안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주가 영향을 받게 되나요?

기자)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입니다. 이들 3개 주 해안 지역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져 있는데요. 150만 명의 주민이 해당합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매우 위험한 허리케인”이라고 경고했는데요. 허리케인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들은 11일부터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이면, 파괴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지붕이 날아가고 대부분 나무의 뿌리가 뽑힐 정도로 힘이 세다고 합니다. 대규모 정전과 홍수로 몇 달 동안 거주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플로렌스 최고 풍속이 시간당 220km라고 앞서 말씀 드렸는데요. 기상 전문가들은 플로렌스가 미국 본토 상륙에 앞서 세력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플로렌스가 지나가는 지역에는 38~50cm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와 마리아로 텍사스주 해안 지역과 푸에르토리코가 큰 피해를 입은 일이 생각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주의를 당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며칠 연이어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몇 년 만에 미 동부 해안을 강타한 최악의 태풍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조심하고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12일) 아침에도 트위터를 통해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현장 대응팀, 그리고 사법당국이 허리케인에 대비한 준비를 마쳤다고 알렸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들의 요청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물론, 국방부까지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10일,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의 비상대책센터에 현지 관계 당국을 도울 선발대를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 해군은 허리케인을 피하기 위해 버지니아에 정박해 있던 함정 30척을 먼 바다로 내보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지역은 어떨까요?

기자) 수도권 지역에도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워싱턴 D.C. 시장도 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황입니다. 허리케인이 서서히 움직일 경우, 다음 주까지 테네시주와 조지아, 웨스트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주 등지에 홍수 위험이 있다고 기상 관계자들이 경고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태풍의 영향권에 해당하는 지역 주민들은 식수와 식료품 등 생필품 구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허리케인이나 폭설이 온다고 하면, 미국인들은 빵과 우유, 달걀, 화장지 등을 먼저 챙기던데요. 이런 게 정말 도움이 될까요?

기자) 사실 정전이 되면 우유나 달걀같이 상하기 쉬운 음식이나 냉동식품은 소용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그보다는 통조림 음식이 좋고, 생수와 과일, 유통 기한이 긴 과자 등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합니다. 또 수돗물이 끊어질 경우에 대비해서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놓으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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