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6·25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 영웅 추모식에서 말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장진호 전투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날의 철통같은 한-미 동맹의 기틀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녹취: 군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모든 것을 바친 장진호 전투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성조기와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검은 제복을 입은 한국 무공수훈자회 회원 5천여 명과 미-한 해병대원들이 광장에서 군가를 힘차게 부릅니다.
장진호 전투 영웅 제임스 우드 씨와 로버트 펠로우 씨가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옆에서 장진호 전투 영상을 보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6·25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 영웅들을 기리는 제3회 추모식이 10일 서울의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참전용사들이 남긴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피우진 처장] “장진호 용사들은 68년 전,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했습니다. 숭고한 희생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용사들이 남긴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 장진호 전투는 평화의 첫 걸음이 됐다며 “피로 맺어진 양국 국민들 간의 깊은 인연과 우정이 평화를 향한 동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피우진 처장] “이제 조만간 열리게 될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영원한 평화를 선언하게 된다면 장진호 전투의 희생이 얼마나 가치 있는 희생이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의 한국전쟁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해 전몰장병들의 업적을 기리고, 극한의 추위 속에서 수많은 전투를 이겨낸 용사들의 투혼을 두 나라 전후 세대들에게 자부심으로 남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미 해병대 1사단 등 유엔군이 수적으로 8배나 되는 중공군의 포위와 엄청난 강추위를 뚫고 퇴각에 성공하며 치른 대표적 전투입니다. 특히 퇴각한 미군이 흥남에서 피난민 10만여 명을 남쪽으로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은 세계 최대의 전시 인도주의 작전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해리 해리스 대사는 장진호 전투 영웅들은 오늘날 철통같은 한-미 동맹의 기틀을 다진 분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The heroes laid foundation for today’s ironclad bond between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장진호 전투 영웅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수호하기 위한 부름에 응답했으며 5천만 명의 한국 국민은 그 용기와 희생으로 전례없는 번영을 누리고 있다는 겁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면서 한국은 자유가 싸울 가치가 있고, 필요하다면 죽어서라도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대사] “Korea reminds us that freedom is an ideal worth, fighting for…”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맺어진 유대가 공통의 정치, 경제,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며 굳건한 인적 관계로 성장한 것을 보며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는 겁니다.
해리스 대사는 그러면서 “한국과 피로 이룬 숭고한 희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패트릭 허머스맨 주한미군 해병대사령관은 장진호 전투는 동맹과 연합군의 승리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머스맨 사령관] “This battle was a victory for our alliance and outcome
미군뿐 아니라 한국 해병대와 영국군 등 여러 나라가 연합했기 때문에 공산군을 물리치고 많은 피란민을 구출했으며, 유엔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겁니다.
참전용사 대표로 참석한 제임스 우드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협회장은 전투 당시 혹독한 추위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장진호 전투가 가치 있는 것이었다는 것을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우드 회장] “I just can’t believe that this country can do so much in so a shorter time…”
한국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이뤘다는 게 믿기지 않으며 당시 흥남에서 구출한 피란민 10만 명이 한국의 성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것에 대해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겁니다.
우드 회장은 미국에서 현대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을 자주 접하고 자신은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지런한 한국인들이 항상 주위에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장진호 전투 영웅인 로버트 펠로우 씨는 `VOA'에 “아주 아름답고 감동적인 행사에 초청받아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펠로우 씨] “Great! I feel wonderful! I’m very glad to be here…”
펠로우 씨는 그러면서 하루빨리 통일이 돼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런 자유와 번영을 북한에서도 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장진호 전투를 연상하게 하는 인공 눈이 휘날리는 가운데 뮤지컬과 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녹취: 뮤지컬 ] “(포성 소리) 그 날의 영웅들을 결코 잊지 말지어다. 다시 한번 5천만 국민 하나하나 그대들의 값진 희생을 떠올리며 영원히 장진호 전투 영웅! 그대들을 기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you raised up…”
행사를 개최한 한국 무공수훈자회는 추모 행사가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했던 미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돌아보고 한국 국민의 안보 공감대 확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