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1억 달러 이상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최근 불거진 경질설을 일축했습니다. 2018 회계연도 미국 정부 재정적자가 거의 7천800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2020년 대통령 선거가 아직 2년 이상 남아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거액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이 이미 1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방선거위원회(FEC)가 15일 발표한 데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기간에 최소 1억600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진행자) 어디를 통해 모금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선거위원회, 또 공화당전국위원회(RNC)와 연계된 두 개 공동 모금위원회를 통해 모금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지난 9월 말 현재 이들 세 개 위원회는 약 4천7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재선 출마를 선언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에 2020년 재선캠프 본부장으로 브래드 파스케일 씨를 임명했는데요. 파스케일 씨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디지털 전략을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취임식 당일에 재선 도전에 필요한 서류를 접수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이례적인 일로 관심을 끌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뿐만이 아닌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취임 직후부터 선거 유세 방식의 집회를 계속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together we will make America wealthy again..”
최근 서북부 몬태나주 빌링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부강하게 하자며 연설하는 내용 잠시 들으셨는데요. 이런 집회를 보통 ‘MAGA’ 집회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MAGA’,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나온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란 말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에는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집회를 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끌어모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1억 달러 이상의 선거 자금을 모았다고 했는데요, 임기 2년 차에 이렇게 많은 돈을 모금하는 게 흔한 일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초당파 연구기관인 ‘캠페인재정연구소(Campaign Finance Institute)’에 따르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바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경우, 임기 3년 차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재선 자금을 모금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자금은 대부분 어디에서 들어오고 있습니까?
기자) 소액 기부자들이 보낸 기부금이 대부분입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팰 설립자 가운데 한 사람인 피터 틸 씨가 지난 7월에 25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큰손의 도움도 있지만요, 지난 분기, 그러니까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들어온 기부금 가운데 56%는 2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렇게 들어온 돈을 어디에 쓰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분기를 예로 들자면, 770만 달러를 썼는데요. 그 가운데 160만 달러가 온라인 광고에 들어갔습니다. 또 같은 금액을 변호사 비용에 썼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등 여러 법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캠페인은 공화당 후보 100여 명에게 2천 달러씩 기부금을 지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임기 2년 차에 이미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금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근소한 차이지만 더 많습니다. 최근 CNN 방송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7%로,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 46%보다 약간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지난 3월 조사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으로 본 사람이 54%로 절반이 넘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부정적인 의견이 3월 조사 때보다 줄어들었다는 거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할 민주당 후보로 어떤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CNN 조사 결과, 응답자의 33%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꼽았는데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13%로 2위에 올랐고요, 카말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코리 부커 연방 상원의원 등도 잠재적인 민주당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사임 소식을 밝힌 후 짐 매티스 국방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매티스 장관 경질설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그런데 매티스 장관이 이에 대해 입을 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대통령이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걸 재확인해줬다며 경질설을 일축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16일 베트남 호찌민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동행한 기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금 전에 통화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 경질설이 다시 화두에 오른 배경이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에 대해 좋은 사람이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한다면, 매티스 장관이 일종의 민주당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 겁니다.
진행자) 떠날지도 모른다, 사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16일,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 팀에 속해 있으면서 대통령과 국방부를 떠나는 것에 관해 이야기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렇게 아시아 방문길에 오르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해야 할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매티스 장관은 어떤 정당에도 가입한 바 없다면서 민주당원도, 공화당원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민주당원’이라고 묘사한 것에 대해 해명을 한 거군요?
기자) 네. 매티스 장관은 본인의 직책은 기본적으로 초당적이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국방은 당파적 정치 사안보다 상위에 있고, 이는 오랜 군인 생활을 통해 배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평생 해병대에 몸담으며 4성 장군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매티스 장관 경질설이 대두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전설적인 언론인으로 불리는 밥 우드워드 전 워싱턴포트스 기자가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란 책을 냈는데요. 백악관 고위 참모들의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혼란스러운 백악관 내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서 논란이 됐죠. 그런데 이 책에서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비판한 것으로 나온 겁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이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 성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언론이 매파, 즉 강경파로 분류하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보다는 덜 강경한 성향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창 북한 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매티스 장관은 줄곧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방위비 지출 확대를 요구하며 불만을 나타낼 때도 매티스 장관은 나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 정부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연방 재무부가 15일 발표했는데요. 2018 회계연도 연방 정부 적자가 7천79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건 2017 회계연도보다 1천130억 달러 더 많은 수치입니다. 참고로 2018 회계연도는 2017년 10월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를 말합니다.
진행자) 직전 회계연도인 2017 회계연도보다 재정적자가 많이 늘었군요?
기자) 맞습니다. %로는 17% 증가한 수치인데요. 이건 지난 2012년 이래 가장 많은 적자입니다. 2018년 회계연도 미국 경제 규모가 18조 달러가 넘는다는데요. 이 기간 재정적자는 경제 규모의 3.9%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회계연도에 이렇게 재정적자가 늘어난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기자) 간단합니다. 정부 지출은 크게 늘었지만, 세금수입은 적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연방 정부 지출은 1천270억 달러나 늘었는데요. 반면에 세금수입은 140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정부 지출이라면 예산에 연결되는데 연방 의회가 지난 회계연도 예산을 대폭 증액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의회, 그러니까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해서 지난 회계연도 예산을 1조3천억 달러 수준으로 잡았는데, 국방비와 국내 부분 예산을 동시에 증액했습니다. 이렇게 예산이 늘었다는 건 정부 지출이 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정부 수입은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에 통과된 세금감면법 때문인가요?
기자) 네. 연방 재무부는 세금감면법이 일정 정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세법에 따라 기업에 매기는 세금인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낮아졌고 개인 세율도 낮아졌죠? 이 세금감면법이 발효된 이후 법인세 수입이 760억 달러 줄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지금 아주 좋은 상태인데도 재정적자가 늘었군요? 이건 이례적인 현상 아닙니까?
기자) 네. 이례적인 현상 맞습니다. 보통 경제가 좋을 때는 재정적자가 줄어듭니다. 경제가 좋으면 세금수입이 늘어나서 그런데요. 하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경제가 성장해도 수입이 생각만큼 늘지 않아서 재정적자가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전체 재정적자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21조5천억 달러 정도 됩니다. 지난 2010년에 약 13조 달러였으니까 그새 많이 늘었습니다. 이 정도 빚이라면 이자로만 한 해 650억 달러를 지급해야 하는데요.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4월 현재 21조 달러 수준인 누적 재정적자가 10년 뒤인 2028년에는 33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살림살이가 마지막으로 흑자였던 때가 언제였죠?
기자) 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인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를 이은 조지 W. 부시 정부 때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재정이 다시 적자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재정적자 증가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닉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높은 경제성장률이 정부 세수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멀베이니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공화당 정부가 추진한 세금감면과 국방비 증액이 없었으면 정부 살림살이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