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지방법원이 국경에서 체포돼 분리됐었던 가족의 망명 신청을 검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연방 법무부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생한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 추문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큰 도시를 떠나 보다 작은 규모 도시로 이주한다는 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18일 연방 지방법원에서 이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명령이 나왔죠?
기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시 소재 연방 지법 데이나 사브로 판사가 내린 명령입니다. 미국 남부 국경에서 잡혀 한동안 분리됐다가 재결합한 가족이 낸 망명 신청을 심사하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이 현재 60명 정도인데 사브로 판사는 이 가운데 이미 망명 신청이 거부된 가족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의 망명 신청을 심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국경에서 잡혔다가 분리됐던 가족이라고 했는데, 이게 이른바 트럼프 행정부가 적용했던 ‘무관용 원칙’과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가 잡힌 사람들은 모두 처벌한다는 원칙이 바로 무관용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관련 당국이 국경에서 붙잡힌 가족 가운데 성인과 아이를 분리했는데, 이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가족 분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 분리된 가족을 재결합시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결합한 가족 중에는 추방된 경우도 있지만, 미국에 남아서 망명을 신청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연방 정부가 망명 신청 심사를 진행하지 않자 민권단체가 이를 시정해 달라고 법원에 긴급하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요구에 연방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연방 법무부는 지난 9월에 민권단체들과 이들 가족의 망명 신청을 심사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최종적으로 법원 승인을 받을 때까지 심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반면 민권단체 측에서는 연방 정부가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결국 사브로 판사는 민권단체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브로 판사는 양측이 맺은 합의안을 지난주에 예비 승인했는데요. 최종 승인을 위한 법원 심리는 오는 11월 15일에 열립니다.
진행자) 국경에서 잡혔다가 분리된 가족을 언급했는데, 아직도 가족과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요?
기자) 네.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연방 정부 자료를 인용해서 밝힌 내용인데요. 아이 245명이 여전히 부모와 떨어져서 수용돼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 아이들 부모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아이들 가운데 175명의 부모는 추방됐고요. 나머지는 미국에 남아있다고 ACLU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최근 언론보도에서는 가족 분리 정책이 다시 검토된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이건 무슨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최근에 보도한 내용입니다. 연방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은 미국으로 와서 망명을 요청하는 가족을 최장 20일간 함께 구금하도록 합니다. 그 후 부모에게 망명 심사 기간 수용소에서 자녀와 같이 지낼 것인지, 아니면 아이만 수용소에서 내보낼 것인지 선택하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어찌 됐든 가족 분리 정책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말인데, 반발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이미 반발이 큽니다. ACLU는 트럼프 행정부가 변형된 가족격리 정책을 펼 경우에 다시 소송을 내겠다고 반발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안이 최근에 국경에서 잡히는 불법 이민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에 대응이라며 불법 이민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방금 미국 국경을 넘다 잡힌 사람들이 최근에 크게 늘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연방 국토안보부 자료를 인용해서 최근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 9월에 국경경비대원들이 가족이 함께 온 사람들 약 1만6천 명을 국경에서 체포했다고 합니다. 이건 한 달 기록으로는 최고치라고 하는군요.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의 성 추문 때문에 논란이 많은데요. 결국 연방 법무부가 개입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통신이 18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연방 검찰이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 추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AP통신은 연방 검찰이 소환장을 발부해서 관련 자료와 증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성 추문 사건에 드디어 연방 법무부가 개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 8곳 가운데 7곳이 연방 검찰 소환장을 받았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가톨릭 사제들 성 추문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이 이 사건을 조사한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70년이 넘는 기간 가톨릭 사제 약 300명이 적어도 1천 명에 달하는 아이와 청소년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했다는 내용입니다. 주 대배심은 약 18개월간 해당 사건을 조사했습니다. 참고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톨릭 신자는 300만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대배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미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기자) 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지역 가톨릭 교회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이걸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특히 워싱턴교구 전 대주교 도널드 우얼 추기경을 지목했는데요. 그가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교구에서 주교를 지냈을 때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사건을 알고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얼 추기경은 결국 이번 달 초에 대주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이 있나요?
기자) 성직자 가운데 단 2명만 기소됐는데요, 앞으로 연방 검찰 수사로 기소되는 사람이 더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지났거나 용의자들이 사망한 경우가 많아서 처벌할 수 없는 사건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연방 법무부가 수사를 미국 내 전 가톨릭 교구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황청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AP통신 보도에 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가톨릭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 성추행과 이를 은폐한 행위는 잔학한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도시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나온 내용인데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그리고 시카고 같은 대도시를 떠나 피닉스나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댈러스 같은 중간 정도 규모 도시로 가는 사람이 늘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대도시에서는 버는 것과 비교하면 주거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랍니다. 이사한 사람 가운데 반 이상이 주거 비용과 관련된 이유를 댔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좀 더 작은 도시로 가서 세 들기보다는 집을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 특히 더 좋은 집이나 새 집, 그리고 싼 집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인구 유출이 많았던 시카고 같은 경우는 주거비용이 아니라 세금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시카고는 재산세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다른 도시로 옮기는 주된 원인이 주거 비용이라고 했는데, 대도시에 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인 뉴욕시 맨해튼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곳에서는 집을 세 내려면 보통 한 달에 4천100달러를 내야 합니다. 뉴욕시에 사는 사람들 중간소득이 연 8만3천 달러 정도 되니까 월세가 4천100달러라면 연 소득의 3분의 2가 집세로 나가는 셈입니다.
진행자) 주거 비용이 정말 많이 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집을 사는 건 더 비쌉니다. 이 지역 주택 평균 가격은 110만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럼 맨해튼 같은 대도시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뉴욕 자치구를 구성하는 맨해튼, 브롱스, 브루클린, 그리고 퀸스 지역을 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50만 명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서부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 상황이 눈에 띄는데요. 같은 기간 약 38만 명이 빠져나가 인구 유출이 대도시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자)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도시인데, 이곳에 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나요?
기자) 네. 월세가 약 2천100달러입니다. 연평균 소득의 거의 40%를 차지하는 겁니다. 또 평균 집 가격이 약 63만 달러인데요. 이곳 연평균 소득이 대략 6만6천 달러이니까, 주택값이 평균 연봉의 10배가량 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사람들이 새로 이주하는 도시의 주거 비용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시를 볼까요? 이곳 주민들 중간소득이 연 6만3천 달러 정도인데, 집 월세가 1천100달러입니다.
진행자) 월세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보다 훨씬 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월세뿐만 아니라 집값도 쌉니다. 이곳 주택 평균 가격이 약 28만 달러인데요. 로스앤젤레스 평균 집값보다 거의 35만 달러나 싸죠? 그래서 지난 5년간 피닉스에는 약 22만 명이 새로 유입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서부 네바다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도 새로 주목받는 지역이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즉 도박장으로 유명한 도시죠? 이곳은 평균 월세가 1천 달러입니다. 이곳 연평균 소득이 5만7천 달러니까 주거 비용이 소득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겁니다. 또 이 지역 평균 집값이 27만 달러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살던 한국인들 가운데 지난 몇 년 새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한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지역은 월세만 아니라 집값이 싼 것도 인구 유입에 유리한 요소가 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 평균 집값이 인구 유출이 많은 지역보다 2배 정도 쌉니다.
진행자) 그럼 이렇게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은 대도시는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에 시달리겠군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인구 유출이 많은 지역 10군데 가운데 8곳은 신생아가 계속 태어나고 이민자들이 들어와서 전체 인구 규모는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