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북한 방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의 종교 자유 실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종교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을 세계 최고의 종교 탄압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경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의 말입니다.
[녹취: 이경훈 부장] “우리 나라에서는 모든 국민이 헌법 제 68조에 따라 자기 신념대로 임의의 종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종교인들이 신앙생활과 종교의식을 자유롭고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외부 세계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종교자유 실태는 그 같은 주장과 전혀 다릅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어떤 형태든 종교 활동에 참여한 주민들을 처형과 고문, 구타, 체포 등 가혹한 방식으로 계속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비정부기구를 인용해 2017년 한 해 동안 종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처형당한 사람은 119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북한의 수감자들 가운데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상황이 특히 열악하고 절박하다며, 미 국무부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로 지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백 대사] “We know it’s very difficult and desperate, and particularly, people faith and that’s why the North Korea is remained of Country of Particular Concern.”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도 지난 4월 발표한 ‘2018 연례보고서’에서 종교와 신앙에 대한 북한 정부의 접근법이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억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는 종교, 특히 기독교 같이 서방과 관련 있는 종교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체포해 고문하고 구금하며 심지어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체포돼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 가운데 기독교인이 됐거나 기독교와 접촉한 사람들은 더욱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7월 국무부에서 열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 연설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북한의 탄압은 지구상에서 견줄 곳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The mere possession of the Christian bible is the capital offense. And those identified by the regime as Christians are regularly executed……”
기독교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에 의해 기독교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은 처형되거나 가족들과 함께 북한의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는 형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도 지난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에서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몇 몇 교회를 제외하고 기독교인들의 종교활동이 금지된다며, 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마다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을 발표하는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는 올해도 북한을 세계 최악의 국가로 꼽았습니다.
[녹취: 커리 회장] “North Korea is again the number one country in the world on the world watch list for persecuting Christians.”
‘오픈 도어즈’ 미국지부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은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에서는 기독교인들이 국가의 제1의 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