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캐러밴' 행렬 멕시코 진입...법무부, '중간선거 개입' 러시아인 기소

21일 중남미에서 출발한 캐러밴 행렬이 멕시코 타파출라에서 미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으로 가기 위해 중미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행렬이 멕시코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미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대폭 줄이거나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 사법당국이 중간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인 1명을 기소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보당국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러시아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기 스쿠터의 위험을 지적하는 집단소송이 제기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현재 미국 안에서 관심을 끄는 소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캐러밴 관련 소식이죠?

기자) 네. 중미에 있는 나라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캐러밴 행렬이 과테말라를 지나 멕시코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화제입니다.

진행자) ‘캐러밴’은 미국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이민자 행렬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엘살바도르나 과테말라, 그리고 온두라스 등 중미에 있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미국 남부 국경으로 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국경에 와서 몰래 국경을 넘거나 아니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을 ‘캐러밴’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캐러밴 가운데 현재 몇 명이나 멕시코에 들어갔습니까?

기자) AP 통신은 2천여 명가량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가 이 사람들을 과테말라 국경에서 막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실패한 모양이군요?

기자) 네. 멕시코 당국이 이들을 막으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강을 건너는 등 방법으로 멕시코로 들어갔습니다. 캐러밴 행렬 가운데 1천여 명은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과테말라 정부가 제공한 차를 타고 자발적으로 온두라스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인터넷 트위터에 멕시코 당국이 캐러밴 행렬을 막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캐러밴 일부가 결국 멕시코에 들어와 미국으로 가고 있는데, 미국 정부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이 21일 늦게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은 미국 정부가 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캐러밴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들이 통과하는 나라의 주권과 법, 그리고 절차를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21일, 22일 인터넷 트위터에 연이어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미국 국경을 넘으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캐러밴에 참여한 사람들은 먼저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하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캐러밴 행렬이 미국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을 비난했는데요. 캐러밴이 민주당의 수치라면서 이민법을 당장 바꾸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Democrat party..”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국 서부 네바다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국경을 활짝 열어서 범죄자들을 받아들이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2일에도 트위터에 다시 민주당을 비난하면서 중간선거를 기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중간선거를 기억하라는 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에 군대를 보내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멕시코 정부가 캐러밴을 막지 않으면 군대를 보내서 남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국가 비상사태라며 이 상황을 국경경비대와 군 당국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해외원조를 언급했는데요. 미국이 중미 세 나라에 제공하던 원조를 중단하거나 크게 줄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캐러밴 행렬에 참여하는 겁니까?

기자) 네. 온두라스, 과테말라, 그리고 엘살바도르가 너무 먹고 살기가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범죄조직이 기승을 부려서 치안이 문제인데요.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 당 살인율이 온두라스가 63.75명, 그리고 엘살바도르는 108.64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살기가 힘드니까 미국에 가서 망명을 신청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지에서 캐러밴을 돕고 있는 한 단체가 21일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사람들이 심각한 폭력, 기회 결여, 그리고 부패와 부정 때문에 살 수가 없어서 미국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나라들이 이런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미국이 부가한 인종주의와 공포 정책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 법무부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인 1명이 기소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법무부는 지난 19일 러시아 국적 엘레나 쿠시아노바 씨를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쿠시아노바 씨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한 겁니까?

기자) 쿠시아보나 씨는 미국을 겨냥한 정보전쟁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락타(Lakhta)’의 주요 회계 책임자입니다. 이 작전은 러시아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돈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은 미국 정부가 기소한 사람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기소한 사람 러시아인 13명 가운데 1명입니다. 특검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이들 13명을 기소한 바 있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인사인데요. 그가 소유한 콩코드 매니지먼트사와 콩코드 캐터링사도 특검이 기소한 러시아 기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에도 특검이 쿠시아노바 씨를 기소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뮬러 특검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과 관련된 사안만 조사합니다. 그런데 쿠시아노바 씨는 11월 중간선거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검이 기소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올해 중간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된 사람이 쿠시아노바 씨 말고 또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쿠시아노바 씨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쿠시아노바 씨가 ‘정보전쟁’에 관여했다고 했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에서 신분을 위장해서 가짜 계정을 만들고 여기에서 가짜 뉴스나 민감한 현안에 대한 여론분열을 조장하는 주장을 펼치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이런 활동은 지난 대선 기간 전후에도 러시아가 벌였던 활동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크게 문제가 됐는데요. 러시아가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여전히 비슷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래서 이날 기소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국가정보국(DNI) 댄 코츠 국장, 그리고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까지 나와서 합동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은 러시아나 중국, 이란 등 외부 세력이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가 선거 전산망을 해킹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해킹 시도가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말도 나왔는데, 아직은 심각한 해킹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몇몇 지역 정부 선거 전산망에 들어가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모두 막았다고 합동 성명은 밝혔습니다. 참고로 ‘해킹’이라면 남의 전산망에 들어가서 정보를 훔치거나 해당 전산망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지난 7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베니스비치에서 젊은이들이 전동스쿠터를 타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스쿠터(e-scooter)가 미국 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기 스쿠터 관련 업체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최근에 접수된 소송입니다. 소송을 낸 사람이 모두 8명인데요. 이들은 몇몇 전기 스쿠터 관련 업체를 상대로 주의 소홀, 그리고 공격 조장과 공격 지원 혐의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스쿠터라면 바퀴가 두 개 달린 이동수단을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퀴 두 개가 달린 긴 발판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땅 위에서 미끄러지듯 타는 이동수단입니다. 전에는 보통 사람 다리 힘으로 움직였는데, 요즘엔 전동모터로 움직이는 전기 스쿠터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소송을 당한 회사는 어디입니까?

기자) 네. 전기 스쿠터 공유업체인 라임과 버드, 그리고 전기 스쿠터 제작 업체 샤오미US와 세그웨이 등 회사들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전기 스쿠터 공유서비스라면 요즘 한창 주목받는 서비스죠?

기자) 맞습니다. 이건 도시 안 여기저기 전기 스쿠터를 가져다 놓고 아무나 돈을 내고 타고 다니는 겁니다. 특이한 건 전기스쿠터를 타고 목적지에 가서 그냥 버려두고 가는 방식인데요. 손전화 앱을 이용해서 다음 이용자가 가까이 있는 전기 스쿠터를 찾아서 탈 수 있는 겁니다. 라임과 버드가 바로 이 전기 스쿠터 공유서비스로 한창 뜨는 회사입니다.

진행자) 요즘 워싱턴 D.C.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이렇게 주인 없는 전기 스쿠터가 눈에 띄던데요, 소송을 낸 원고 측 주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소장은 해당 업체들이 적절한 경고 없이 전기 스쿠터를 대량 보급하는 등 소홀하게 행동했고, 전기 스쿠터가 공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들 업체가 전기 스쿠터가 보행자들을 다치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충돌 사고를 막지 않음으로써 전기 스쿠터를 이용한 공격을 조장하거나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고뿐만 아니라 전기 스쿠터로 사람을 공격하는 걸 조장했다는 주장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장 또 관련 회사들이 보행자 안전을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부적절한 안전기준을 제시했을뿐더러 전기 스쿠터에 결함이 있는 부품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장은 그러면서 이들 회사의 전기 스쿠터를 캘리포니아주에 보급하는 걸 금지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최근에 전기 스쿠터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됐었죠?

기자) 네. 스쿠터 때문에 종종 인명 사고가 나서 그렇습니다. 지난 9월 21일 이곳 워싱턴 D.C.에서 전기 스쿠터를 타던 남성이 차에 치여서 숨졌습니다. 또 지난 9월 4일에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망사고가 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기 스쿠터를 타다가 다쳐서 병원 응급실에 들어오는 사람 수가 급증했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이를 계기로 전기 스쿠터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기 스쿠터를 탈 때는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을 써야 하나요?

기자) 원래는 써야 하는데, 안 쓰는 사람이 많은 데다가, 캘리포니아주 같은 경우는 내년부터 성인들은 전기 스쿠터를 탈 때 헬멧을 쓰지 않아도 되는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라 논란이 많습니다. 전기 스쿠터 보급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헬멧 착용 의무화가 전기 스쿠터 이용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