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에 대한 미국의 2단계 제재가 5일 0시를 기해 전면 복원됐습니다. 이란은 부당성을 주장하며 앞으로도 계속 석유를 수출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회의원들이 5일 한국 국회를 방문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중국 최초의 부유식 해상원자력 발전소 공사가 시작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2단계 대이란 제재가 5일부터 발효됐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예고했던 대로 5일 0시를 기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2단계 경제 ·금융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오전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today we are reimposing all sanctions that we were previously lifted under the Nuclear deal..."
폼페오 장관은 오늘로서 미국은 이란과의 핵 합의에 따라 전에 해제했던 모든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참여하는 이란과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라는 핵 합의를 전격 타결했고요. 2016년 1월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란에 다시 제재를 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2017년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핵 프로그램 감축이라는 합의 조건을 어겼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핵 합의 파기를 전격 선언했고요. 지난 8월 1단계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는 강도 높은 제제를 전면 복원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가 가해지는 겁니까?
기자) 원유는 물론 석유화학제품과 천연가스 수출도 전면 차단됩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 '0'으로 줄여 이란 경제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이란 국영석유회사와 국영 선박회사,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해 이란의 은행들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되는데요. 이를 어기고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의 기업이나 개인들도 제재를 받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됩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각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부 국가는 예외로 인정 받았다지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의 설명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the US will be granting these exemptions to China, India, Italty..."
한국과 인도, 일본, 터키, 중국, 이탈리아, 그리스, 타이완 등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 수입하는 일부 국가들에 미칠 파장과 국제 유가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8개국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시적이라고 하면 유예 기간이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은 이들 국가는 이미 지난 6개월간 이란산 원유 구매를 상당 규모 감축했으며, 2개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 중단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들 8개국은 원유 수입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180일간 한시적으로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받게 됩니다. 또 실질적인 감축 상황을 판단해, 180일마다 갱신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이란 정치권은 이번 조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5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는 국제법에 어긋나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조치라면서, 당당하게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계속 석유를 수출해 미국의 제재를 깰 것이라며 국민의 단합을 촉구했는데요. 현재 이란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합의 당사국들에 핵 합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이란은 지난 40년 간 미국에 승리를 거둬왔으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심하다고요.
기자) 네, 특히 4일은 지난 1979년 이란 대학생들의 미국대사관 점거 사건 발생 39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당시 이란 학생들은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을 습격해 미국인 50여 명을 인질로 잡고 440일 넘게 강제 점거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2단계 제재 복원을 하루 앞둔 이 날(4일) 수많은 이란인들이 테헤란에 있던 과거 미국대사관 건물 앞에서 미국 타도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국회의원 5명이 5일 한국 국회를 찾아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일본 관방장관을 지낸 시오자키 야스히사 자민당 의원을 단장으로 한 일본 방문단은 이날 문희상 한국 국회의장을 만난 뒤,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등을 찾았는데요. 이 자리에서 최근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한국 대법원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에 대해 내린 판결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는데요. 지난 2005년 소송이 제기된 지 13년 8개월여 만에 나온 이 판결에서 한국 대법원은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미화 약 8만8천 달러)을 배상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65년 양국의 청구권 협정으로 이 문제는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이번 판결은 국제법에 비춰 볼 때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도 이수훈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한편 연일 강도 높은 발언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노 외상이 한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말도 했군요.
기자) 네, 고노 외상은 1965년 양국 간 협정으로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과 배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 정부는 각기 개인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국 측에 경제협력자금으로 지불했다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이를 완전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대법원은 어떤 근거로 이번 판결을 내린 겁니까?
기자) 한국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고들이 요구하는 위자료 청구권은 양국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2년에도 역시 같은 이유로 1심과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로 양국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 언론들은 한국 대법원 판결과 그에 대한 후속 보도를 통해 양국의 외교, 경제 교류에 미칠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한국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앞으로 유사한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송이 잇따라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다른 소송도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한국 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소송이 13건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 기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피해자들이 80여 명에 달한다고 한국의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인들이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공동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변호사와 교수 등 일본인 100명이 한일청구권 협정과 관련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은 인권이라며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국가 간의 협정은 진정한 해결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최초의 해상 부유식 원자력발전소 공사가 시작됐다지요?
기자) 네,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시에서 지난 2일 중국 최초의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 착공식이 있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환구시보'가 5일 보도했습니다. 공사는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PC)'이 주도하는데요. `환구시보'는 이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가 중국의 해양 전략과 안보를 공고히 하는데 중대한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라면 어떤 거죠?
기자) 말 그대로 물 위에 떠다니는 원자력발전소입니다. 보통 선박 형태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발전소는 도서, 재해 지역, 석유시추선 탐사 지역 등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이동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원자력발전소의 한 형태로 연구개발 중입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의 부유식 해상 원자력 발전소가 세계 최초인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이 지난 4월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항구에서 '아카데믹 로모소노프(Akademik Lomosonov)' 출항식을 가졌는데요. 로모소노프는 원자로 2기를 탑재한 2만1천500t급 무동력선으로 세계 최초의 해상 부유식 발전소라고 하는 보도가 있는데요.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이 세계 최초의 해상 부유식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마노소프보다 훨씬 전인 1968년, 미 해군이 '스터기스(Sturgis)' 라는 이름의 부유식 해상발전소를 건조했는데요. 비록 군사용이긴 하지만 세계 최초라는 주장입니다. 스터기스는 지난 9월 텍사스에서 해체식을 가졌습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 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은 100척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 최초의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는 언제 완공되는 겁니까?
기자) 중국광핵그룹 측은 오는 2021년 첫 시험 출항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 해상 원자력발전소에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DHR-400 ' 일명 양룽(Yanlong) 원자로가 탑재되고요. 총 140만 위안(미화 약 20만 2천 달러)의 경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현재 원자로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습니까?
기자) 2018년 10월 기준, 45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인데요.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에너지 전략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원전의 발전용량을 8800만 KW로 늘리고 2030년까지는 원자로 110기를 운영해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