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북 '병진노선' 복귀 논평 "협상전략"

지난해 9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6차 지하 핵실험 성공'을 기념하는 군중집회가 열렸다.

미 주요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핵 개발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논평을 협상 전략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주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제재 문제를 의제로 다룰 것이라는 의도라며, 양측 모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주 미-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의 논평을 통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병진 노선'을 다시 추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CNN 방송은 5일 이런 북한의 가열된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미-북 협상을 결렬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상이 계속 교착된 이유는 양측의 강경한 태도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북한은 미국과 평화적인 신뢰관계가 구축될 때만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평화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CNN은 또 아담 마운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이 협상을 앞두고 거친 수사를 선보이는 것은 지렛대 확보와 이슈 선점을 위한 의도로 새삼스러운 전략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사가 협상을 실질적인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마운트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이 일부 비핵화 조처를 했다며 이제 미국이 행동에 나설 차례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취한 조치를 "표면적이고,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비핵화와 평화 과정을 교차한 '로드맵'을 마련해 양측 모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북한 전문가인 김두연 박사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AP 통신은 북한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다시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지만, 미-북 협상의 판을 깨겠다는 위협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경제 발전에 전념하겠다고 북한이 공언한 이후, '병진 노선'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이루기도 전에 제재 완화를 고수하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런 와중에 경제 협력 등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열정이 미국 측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외무성 논평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징후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제재 문제는 미-북뿐만 아니라, 미한 관계에도 균열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를 지지하며,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간 경제 협력에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이 다시 '병진 노선'으로 복귀할 경우 미국과의 긴장이 재점화 되겠지만, 현재까지 양측 모두 협상에는 등을 돌리지 않았다고 해석했습니다.

CBS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외무성의 이번 논평은 이번 주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간의 회담을 앞두고, 제재 완화를 협상 주제로 올려놓으려는 북측의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신뢰 없이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한 발언의 연장 선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