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연방 상원 선거 재검표...법원 "백악관, CNN 기자 출입 허용해야"

16일 플로리다주 로더힐의 선거감시사무소에서 선거 감시 관계자들이 수작업으로 표를 집계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플로리다주 선거 당국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 재검표를 수작업으로 진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백악관과 CNN 방송이 기자 출입 정지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연방 법원이 CNN 손을 들어줬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담배 판매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규정을 공개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금 동남부 플로리다주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데요, 중간선거 개표가 아직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간선거가 실시된 지 열흘이 됐지만, 플로리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 승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계 재검표가 진행됐는데요, 15일이 마감이었습니다.

진행자) 기계 재검표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현 플로리다 주지사인 릭 스콧 공화당 후보가 현역 상원의원 빌 넬슨 민주당 후보를 0.15%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약 1만2천600표 더 많이 얻은 건데요, 따라서 플로리다 주 총무장관이 수작업 재검표를 지시했는데요, 플로리다주에서는 후보 간 격차가 0.25%P 미만일 때는 자동적으로 손으로 재검표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수작업이라면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재검표한다는 거죠? 그런데 수백만에 달하는 표를 일일이 다시 확인한다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지지 후보가 확실하지 않은 표만 다시 보게 되는데요, 두 사람 이상 복수로 지지한 경우, 또 아무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AP 통신 집계에 따르면, 최소한 5만4천 표가 수작업 재검표 대상이라고 하는데요,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유권자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려고 했는지 확실해 보일 때는 유효표로 간주하는 겁니다. 플로리다주의 각 카운티는 일요일인 오는 18일 정오까지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진행자) 주지사 선거는 어떻습니까?

기자) 주지사 선거는 수작업까지 넘어가지 않습니다. 기계 재검표 결과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0.41%P, 약 3만3천700표 차이로 민주당의 앤드루 길럼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 간의 격차가 0.25%P보다 크니까, 수작업 재검표 대상이 아니라는 거군요, 길럼 후보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모든 표가 집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길럼 후보는 지난 6일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드샌티스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보이자 패배를 시인했는데요, 그 뒤 이를 번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차 기계 재검표 시한을 맞추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인구가 많은 곳 가운데 한 곳인 팜비치카운티인데요, 이곳에서는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집계가 늦어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재검표 시한을 늦춰달라고 연방 법원에 요청했는데요, 판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팜비치카운티의 모든 표를 수작업으로 다시 집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도 플로리다주에서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여러 소송이 제기됐죠?

기자) 네, 우편투표와 잠정투표에서 유권자들의 서명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나와 문제가 됐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판사가 이틀 더 시간을 줬습니다. 해당 유권자들은 17일까지 나와서 본인의 표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정투표는 이름이나 주소지가 유권자 명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일단 투표하게 하고 나중에 다시 확인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선거 때마다 플로리다주가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일단 플로리다주가 지지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경합주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라서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대도시가 많은 해안 지역 주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을, 시골 지방인 중부와 남부 주는 주로 보수적인 공화당을 지지하는데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같은 주들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바뀌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주를 경합주라고 부르죠. 특히 플로리다주는 인구가 많고, 개표 결과가 늦게 확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늦게 결과가 나오는 건가요?

기자) 이번에 보시듯이 경합주다 보니 워낙 후보들 간에 접전이 벌어져서 그렇기도 하고요, 또 투표 기계라든가 주요 카운티의 선거 시스템이 낙후한 탓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앞서 뉴저지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한 앤디 김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캘리포니아주 영 김 후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15일,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50.2% 대 49.8%로 현재 시스네로스 후보가 앞서고 있는데요, 아직 승자가 확정된 건 아닙니다. 두 후보 간의 격차는 1천 표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영 김 의원이 당선되면 한인 여성 최초로 연방 의원이 탄생하는 거여서 한인 사회가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영 김 후보는 에드 로이스 연방 하원의원의 보좌관 출신인데요, 이번에 은퇴하는 로이스 의원의 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선거 다음 날까지만 해도 영 김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인 것으로 보였는데요, 과연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CNN 짐 어코스타 기자가 16일 자신의 백악관 출입 허용을 명령한 워싱턴 연방 지법 앞에서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뉴스 전문 방송인 CNN과 백악관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1차전에서는 CNN 방송이 승리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 소재 연방 법원은 짐 어코스타 CNN 기자의 출입 자격을 즉각 다시 회복시키라고 백악관에 명령했습니다. 티머시 켈리 담당 판사는 이번 일로 어코스타 기자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왜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 자격을 정지시켰는지, 어떻게 해서 소송까지 가게 됐는지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중간선거 다음 날인 지난 7일에 일어난 일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어코스타 기자가 언쟁을 벌였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어코스타 기자 공방]

어코스타 기자가 중남미 이민자 문제와 러시아 내통 의혹 등에 관해 공격적인 질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하라고 하면서 다른 기자에게 질문을 넘기려고 했는데요, 어코스타 기자가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백악관 인턴, 즉 견습직원이 마이크를 뺏으려고 하는데도 이를 가로막으면서 질문을 이어갔는데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코스타 기자에 대해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어코스타 기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부딪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백악관은 이번에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 자격을 정지시키면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백악관 측은 어코스타 기자가 원활한 기자회견 진행을 방해했고, 마이크를 뺏으려는 여성 견습직원에게 손을 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언론 쪽에서는 어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하기 때문에 출입 정지를 당했다고 봤습니다.

진행자) 결국, CNN 방송이 법원까지 이 문제를 가져간 건데요, 어떤 근거에서 소송을 낸 겁니까?

기자) 네, CNN 방송은 백악관 조처가 수정헌법 1조와 5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정헌법 1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이고요, 5조는 법률이 정한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가 아니면, 개인의 생명이나 자유, 재산을 박탈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판사가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 자격을 회복시키라고 명령한 건 CNN 측 주장에 동의한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일단 수정헌법 5조에 대한 부분은 그렇습니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이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을 빼앗으면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백악관 측은 어느 기자든 출입 자격을 정지시킬 광범위한 권한이 있고, CNN이 다른 기자를 내보내면 된다는 주장을 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담당 판사는 이번에 표현의 자유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번 명령은 최종 판결이 아니고, 임시 명령인데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일단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을 되살려달라는 CNN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최종 판결은 나중에 나온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결국, CNN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뜻을 판사가 내비쳤는데요, 동시에 백악관이 정당한 절차를 정해놓고 이에 따라 기자 출입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원 명령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CNN 측 변호인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에 매우 좋은 날”이라고 말했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이번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판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코스타 기자는 지지해준 다른 언론인들에게 감사를 표했고요, 즉각 일터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백악관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입장은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은 법원 판결에 따라 어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을 임시로 다시 살린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또 앞으로 공정하고 질서 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한 규정과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규정을 만들 것이고 결국에는 소송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원하지만, 백악관 내에서는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언론 매체는 이번 일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대부분 언론이 CNN 편을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 폭스뉴스 방송을 포함해 여러 매체와 백악관 기자협회가 백악관 조처에 항의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낸 바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한 여고생이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더 보겠습니다. FDA, 미국 식품의약국이 최근 일부 담배 판매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규정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론을 통해 이미 몇몇 내용이 알려지긴 했는데,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습니다. 핵심은 몇몇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e-cigarettes)’ 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멘톨향 담배, 그리고 향이 첨가된 엽궐련, 즉 ‘시가(cigars)’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적용되는 물품 가운데 역시 전자담배가 눈에 띄는데요. 전자담배 판매 규제를 어떻게 강화한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새 규정은 멘톨과 박하 향을 제외하고 향이 첨가된 모든 전자담배를 구매자 나이를 확인하는 담배전문점이나 상점에서만 팔도록 했습니다. 또 해당 물품을 미성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곳에 비치하도록 했습니다. 그밖에 인터넷에서 규제 대상이 된 전자담배를 팔려면 반드시 나이를 확인하도록 규정했는데요. 현재 미국 연방법은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는 일반 담배뿐만 아니라 전자담배도 일절 팔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이 규제가 엄연히 있어도,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FDA는 2018년 들어서 지난 30일 안에 전자담배를 피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미국 안에서 360만 명이 넘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년보다 150만 명 이상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많은 보건 전문가는 특히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가 미성년자 사이에 전자담배 사용이 확산하게 한 주범이라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원래는 FDA가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 판매를 완전하게 금지할 거라는 말이 있었는데, 실제로 공개된 내용은 애초 예상과는 다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민주당과 미국 내 보건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조처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그나마 멘톨 담배와 향이 들어간 시가 판매를 전면 금지한 것은 칭찬할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조처는 담배 규제와 관련해서 최근 미국 연방 정부가 취한 정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처입니다.

진행자) 멘톨 담배와 향이 들어간 시가가 판매 금지 대상이 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것도 역시 사람들 흡연을 조장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섭니다. 멘톨 담배는 미국 전체 담배 판매량 가운데 35%를 차지한다는데요. 특히 흑인들이 이 멘톨 담배와 향이 들어간 시가를 많이 피운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새 규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요? 관련 업계 쪽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전자담배보다는 멘톨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한 조처에 반발이 큽니다. 멘톨 담배가 담배 회사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 조처를 막으려는 소송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해당 규정을 적용하는데 몇 년이 더 있어야 할 겁니다.

기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