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장, 트럼프 법원 비판에 반박성명...미국 낙태율 감소

존 로버츠 미 연방 대법원장.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21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연방 법원에 정치 판사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성명을 반박했습니다. 미국의 낙태율이 지난 2015년에,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에 가족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1일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날 연방 법원 판사들의 정치적 독립성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성명에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담겼습니까?

기자) “우리는 오바마 판사도, 트럼프 판사도, 부시 판사도 클린턴 판사도 없다. 우리는 법 앞에서 선 사람들에게 공평한 권리를 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헌신하는, 정말 훌륭한 판사들이 있다. 사법부 독립은 우리가 감사해야만 할 일”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런 성명을 낸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연방 법원을 강하게 비난했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인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hen you go to the 9th circuit…”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행정부가 하는 일에 매번 발목을 잡는다면서, 이 법원의 판사들은 오바마 판사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판사들이란 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민주당 쪽으로,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결을 하는 판사들이란 뜻입니다.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연방 2심 법원으로, 민주당 지지가 강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이 9 항소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남부 국경을 넘다 잡힌 사람들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지난 19일 제9 항소법원이 이 행정명령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 판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9 항소법원에서 나오는 판결들이 수치스럽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Every case against us..”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9 항소법원에 소송을 내고 이긴다면서, 이런 판결이 더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로버츠 대법원장이 성명으로 이런 비판에 대해 응답한 셈인데,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장이 대통령 발언을 반박하는 성명을 낸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물론 로버츠 대법원장의 성명이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성명이 오바마 판사도 트럼프 판사도 없다고 한 건 누가 지명했건 연방 판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 판사를 대통령이 지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명권자인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소속한 정당을 위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결을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은 최근에도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을 강조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지난 10월에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지명자 인준이 끝난 뒤에 로버츠 대법원장이 미네소타대학에서 열린 한 행사에 나왔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법원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대법관 지명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보여준 극심한 대립을 의식한 말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연방 대법원의 역할은 분명하다. 그건 미국의 법과 헌법을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연방 대법원은 분명하게 정치적 독립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했고요. 지난 13년 동안 몇몇 사안을 제외하곤 뚜렷하게 보수적인 판결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츠 대법원장 성명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21일 인터넷 트위터에 성명을 반박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습니다. “ 로버츠 대법원장 미안합니다. 당신은 진짜 오바마 판사를 데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나라의 안전을 책임진 사람들과 아주 다르게 생각합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았군요?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경보안 강화 같은 정부 정책들이 제9 항소법원에서 많이 제동이 걸렸다"면서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제발 좀 숫자를 공부해 보라”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숫자를 공부하라고 했는데, 굉장히 공격적인 어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또 “국가안보와 시민들의 안전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사법적 행동주의가 미국을 위험하게 만든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1월 워싱턴에서 낙태 합법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1일 눈길을 끄는 자료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낙태율 관련 통계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낙태율이 전년도와 비교해서 2%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이 해에 낙태가 구체적으로 몇 건이나 시술된 겁니까?

기자) 약 64만 건이었는데요. 2014년에는 약 65만 건이었습니다. 2015년에 나이 15세에서 44세 사이 여성 인구 1천 명 당 낙태 시술 건수가 약 11.8건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시술된 낙태 가운데 약 90%는 임신 13주 이내에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연령별로는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역시 20대가 가장 비중이 컸는데요, 전체 건수의 60%를 차지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세에서 24세 사이 1천 명 당 낙태 시술 건수가 19.9건, 25세에서 29세 사이는 17.9건이었습니다.

진행자) 인종별 낙태율은 어떻게 집계됐습니까?

기자) 백인이 가장 낮았습니다. 1천 명 당 6.8건이었고요. 흑인이 가장 높았는데, 흑인은 25.1건이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 통계도 있나요?

기자) 있습니다. 1천명 당 낙태 건수가 제일 적은 지역은 사우스 다코타주로 2.8건이었고요. 반대로 가장 많은 곳은 뉴욕주로 23.1건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낙태율이 장기적으로 어떤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전체 건수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계속 줄었습니다. 2006년에는 전체 낙태 건수가 약 84만 건이었습니다. 참고로 2015년 낙태 건수는 지난 1980년의 절반 정도 수준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낙태 건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많은 전문가는 피임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몇몇 지역 정부가 낙태를 어렵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진행자)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법으로 낙태 시술받는 걸 까다롭게 만드는 경우가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수 지역에서는 낙태할 때 반드시 부모 동의를 받거나 아니면 대기 기간을 설정한다든지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장소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백악관 전통인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2일이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인데요. 많은 미국인이 이날 정치 이야기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퀴니팩대학이 21일 공개한 여론조사 내용입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61%, 그러니까 10명 가운데 6명은 추수감사절에 모인 가족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는 걸 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28%는 이날 정치 이야기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 수치가 전년도와 비교해서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퀴니팩대학 조사에서는 64%대 28%였으니까,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올해는 조금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이걸 당적별로 분류한 항목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있습니다. 정치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공화당 지지자는 57%, 민주당 지지자는 60%, 그리고 무당파는 66%였습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에 가족들끼리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는 최근 미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정치적 발언이 종종 폭력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우려하는 건데요.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응답자 가운데 59%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미국 안에서 증오와 편견의 수준이 심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서 올해 추수감사절에도 가족들이 모여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아마 그럴 겁니다. 인종 문제나 이민정책, 그리고 대통령의 언론관 등 사실 얘깃거리는 꽤 많죠? 그래서 퀴니팩대학은 이번에 여론조사를 하면서 이런 현안에 대한 의견도 물었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47%,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은 31%였습니다. 또 언론에 대해서는 69%가 민주주의에 언론매체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미국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비난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언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사회의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민 문제인데, 이 항목에서는 어떤 대답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응답자 가운데 55%는 군대를 남부 국경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찬성하는 사람의 비율은 38%였습니다. 또 불법 이민자가 미국 시민보다 범죄를 더 자주 저지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26%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가운데 범죄자들이 많다고 주장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응답자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을 달리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역시 민감한 현안들이 많아서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선 정치 이야기를 피하는 게 좋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가족 사이 대화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면 소화불량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미국 `CBS' 방송도 비슷한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추수감사절 만찬 시간에 정치 이야기를 하겠다는 사람이 15%, 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40%, 그리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사람의 비율은 45%였습니다.

기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