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들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가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2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 데 주목했습니다. 실무협상에서 진전 없이 정상회담을 성급하게 개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호의적인 메시지'를 전했지만, 미국과 한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 때까지 기존 제재를 유지할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입장은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빠지도록 했던 상황을 그대로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시설 목록 제출을 거부하며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상응 조치"가 꼭 제재 완화만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즉 미-한 연합군사훈련 조정, 인도주의 지원, 문화교류, 종전선언 등도 상응 조치에 포함된다는 겁니다.
신문은 이어 미 국방부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에 관한 진전 없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성급하게 개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데 동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김 위원장과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은 어느 쪽이 먼저 양보 하느냐를 놓고 몇 주째 외교적 교착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미사일 신고 제출 대신 관련 시설 폐기를 위한 "검증 가능한 계획"을 요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AP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언급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김 위원장은 한국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북한 지도자가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핵과 미사일 시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이후 '애매한 비핵화 약속'과 함께 전격적으로 대화로 돌아섰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핵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해소됐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NBC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반년도 채 안 됐음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비핵화 방법과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모호한 약속' 이후 미국은 북한에 완전한 핵신고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했으며 지난달 예정됐던 '뉴욕 고위급 회담'도 취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펜스 부통령은 핵-미사일 신고 대신 관련 시설 폐기를 위한 "검증 가능한 계획'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 이후 비핵화 진전을 위한 협상이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선 제재 완화, 후 비핵화 조치'를 고수하며 2차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고위급회담도 취소됐다며, 이 때문에 미-북 협상이 다시 "늪에 빠졌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약속 이행 시점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과 '따뜻한 관계'가 큰 외교적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호의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말'이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의 확실한 양보를 얻는 데 지금까지 실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미-북 협상이 몇 달째 답보상태를 보이지만, 트럼프 대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미-북 고위급회담이 북한의 핵 신고 제출과 제재 완화 순서를 놓고 양측이 대립하며 무산됐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