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 엄수...특검 "플린 전 보좌관 수사에 큰 도움"

5일 워싱턴에서 국장으로 거행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아버지의 관에 손을 얹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30일 서거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 거행됐습니다. 이날 장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생존한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했습니다. 재정난에 빠진 미국 우정국이 온라인 상점들에 매기는 우편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41대 미국 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이 5일 거행됐군요?

기자) 네. 지난달 30일 서거한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이 이곳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대성당에서 오전 11시부터 거행됐습니다.

[현장음: 장례식 찬송가]

기자) 장례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지미 카터, 빌 클린턴, 그리고 바락 오바마 등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고인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찾아가 위로했습니다.

진행자) 장례식에서 추모사는 누가 했습니까?

기자) 모두 4명이 추모사를 했습니다. 고인의 전기를 쓴 역사학자 존 미첨 씨,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슨 전 연방 상원의원, 그리고 고인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제일 먼저 추도사를 한 존 미첨 씨는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의 위대한 군인이자 정치인이라고 칭송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인이 태평양전쟁에서 전투 중에 죽을 뻔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전쟁에서 살아남은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인들과 세계인들의 삶을 더 자유롭고 안전하며, 따뜻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는 고인과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기자) 멀로니 전 총리의 마지막 재직 기간 4년이 고인의 대통령 재직 기간하고 겹쳐서 두 사람이 자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멀로니 전 총리] "No occupant of the Oval Office was more courageous, more principled..."

기자) 멀로니 전 총리는 50년이나 한 세기 후에 역사학자들은 미국에서 고인만큼 더 용기있고 영예로운 대통령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로 추도사를 한 심슨 전 연방 상원의원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힘들 때 부시 전 대통령이 옆에 있어줬다고 회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추모사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친이 아주 낙관적이고 이타적인 사람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또 부친이 본인에게 진실되게 나라를 섬기고 용기를 가지고 이끌며 미국 시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부시 전 대통령 추모사] "We're going to miss you..."

기자)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가 그립다면서 훌륭하고 고귀했던, 그리고 최고의 아버지였던 부친을 알고 사랑한 것이 축복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추모사 끝에 울먹이면서 부친이 천국에서 오래전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다시 안아보고 먼저 세상을 떠난 모친의 손을 잡으며 미소 지을 것이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고인의 유해는 이제 어디에 안장됩니까?

기자) 네. 5일 다시 텍사스로 운구된 뒤에 6일 텍사스 A&M 대학에 있는 조지 부시 기념도서관 묘역에 안장됩니다. 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난 부인과 딸 옆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 3일 텍사스에서 운구된 부시 전 대통령 유해는 조문을 위해 그간 연방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돼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3일 저녁부터 일반인과 귀빈들 조문을 받았습니다. 앞서 4일에도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는데요.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나 해스펠 현 CIA 국장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70년대 중반에 CIA 국장을 역임했는데요, 현재 버지니아 랭리에 있는 CIA 본부는 ‘조지부시센터’로 명명돼 있습니다. 그 밖에 부시 행정부 당시 합참의장을 지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걸프 전쟁 관계자들도 조문했습니다.

진행자) 뉴스를 보니까 밥 돌 전 상원의원도 조문했더군요?

기자) 네. 이날 캔자스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조문했습니다. 돌 전 상원의원은 공화당 중진으로 부시 전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였는데요. 이날 불편한 몸인데도 바퀴 의자에서 일어나 경례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조문객 가운데 특히 눈에 띈 존재가 바로 개 ‘설리’였습니다.

진행자) 설리라면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다니던 ‘서비스독(service dog)’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거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개를 서비스독이라고 하는데요. 고인을 돕던 개 설리가 의사당에 왔습니다. 설리는 고인의 관 앞에서 잠시 앉아 있다가 자리를 떴습니다. 앞서 설리가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을 지키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관심을 끌었는데요, 많은 사람이 설리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7월 워싱턴 D.C.의 연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4일 저녁에 특검 수사와 관련해서 주목할만한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뮬러 특검 측이 이날 워싱턴 D.C. 소재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한 메모가 공개됐습니다. 특검 측은 이 메모에서 플린 전 보좌관의 선고 형량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특검 측은 플린 전 보좌관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은 특검에 기소됐죠?

기자) 네. 연방수사국(FBI)에 거짓으로 진술한 혐의로 특검에 기소됐고 지난해 12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이 구체적으로 무슨 거짓말을 한 건가요?

기자) 네. 플린 전 보좌관이 지난 대선 기간 전후 당시 세르게이 키슬략 전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를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통화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단행한 러시아 제재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1월 24일 FBI에 허위 증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이 문제 때문에 지난해 2월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오른 지 23일 만에 경질됐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플린 전 보좌관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지 말라는 의견을 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특검 메모는 플린 전 보좌관이 많은 수사에 협조했고, 특히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 사이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징역형을 부여하지 않고 법이 허용하는 가장 낮은 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플린 전 보좌관이 특검 수사에 유용한 정보를 많이 줬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 메모에 나왔습니까?

기자) 특검이 법원에 보낸 메모를 보면 많은 부분이 굵고 검은 선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특검은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서 민감한 내용은 모두 숨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4일 공개된 메모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플린 전 보좌관과 관련해서는 아직 특별한 말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3일 인터넷 트위터에 측근이었던 로저 스톤 씨에 대해서 언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스톤 씨를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스톤 씨는 위키리크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톤 씨가 지난 대선 기간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자료를 유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스톤 씨는 이와 관련해서 특검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스톤 씨는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조사에서도 수정헌법 5조에 근거해 증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방 수정헌법 5조는 본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는 7일에도 또 중요한 문건이 공개될 예정인 걸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기간 잠시 트럼프 후보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폴 매너포트 씨,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와 관련해 검찰 측이 선고 형량에 대한 의견을 담은 문건을 7일 법원에 제출합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와 코언 씨는 러시아 스캔들과는 다른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과는 직접 관련이 없고요, 두 사람 모두 금융사기나 세금사기 등 개인 비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둘 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서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 다 ‘플리바게닝’, 즉 사전형량 조정에 응했죠?

기자) 맞습니다. 유죄를 인정하고 형을 감해주는 대가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특검은 매너포트 씨가 사전형량 조정에 응한 뒤에도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합의가 깨졌다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코언 변호사는 플리바게닝 합의를 유지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에 러시아에서 추진하던 사업과 관련해서 연방 의회에 위증했다고 시인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우체국 직원이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우편 업무를 담당하는 우정국이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런 우정국을 정상화하기 위한 권고안이 공개됐군요?

기자) 네. 연방 재무부 산하 기획단(Task Force)이 4일 공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기획단은 보고서에서 적자에 시달리는 우정국 정상화 방안을 권고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우정국 재정 상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우정국 재정 상태가 심각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기자) 네. 기획단 보고서를 보면 2007 회계연도에서 2018 회계연도 사이 순손실이 690억 달러 발생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건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앞으로 10년간 수백억 달러 손해가 더 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우정국 손실이 이렇게 불어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잘 아시다시피 전자우편 사용이 확산하면서 우편물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우정국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편 배달료 수입이 확 줄었죠. 그런가 하면 직원 임금이나 퇴직자 의료 혜택 등 노동 관련 비용 등이 그새 많이 늘었는데, 우정국이 이런 비용을 적절하게 줄이지 못한 것도 적자가 많이 늘어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기획단은 우정국이 적자를 줄이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까?

기자) 간단합니다. 수입은 늘리고 비용은 줄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우편물 양을 늘리기보다는 이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우편물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에서 수입을 어떻게 늘리라는 건지 모르겠군요?

기자) 보고서는 법에 따라 ‘필수적인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 우편물, 특히 상업용 우편물에 대해서는 요금을 올리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동안 배송 건수가 많이 늘어난 온라인 상점 물품에 매기는 요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최대의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이 우정국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익을 본다고 비난한 바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아마존이 우정국에 적정한 요금을 지급하지 않아서 우정국이 큰 손해를 봤다면서 아마존에 매기는 요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 우정국은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 물품을 배송해서 일정한 수익을 올린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보고서 권고가 온라인 상점들로서는 달갑지 않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품 배달료를 올리면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마존 같은 경우, 우편요금이 10% 인상되면 매년 수익이 최소한 10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보고서가 공개된 4일에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비용 부분에서는 주로 노동 관련 비용을 언급했다고 했나요?

기자) 네. 노동자 임금과 퇴직자 의료 혜택을 조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우편배달 일수를 줄이는 방안, 그러니까 토요일 배달을 중단하거나 민간 업체와 제휴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