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민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 엇갈리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 보다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북한의 요구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으로 나뉘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미국과 유엔, 국제사회의 기본적인 전략적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검증 가능한 비핵화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이 자국에 위협이 되는 장거리미사일만 제거하고 다른 문제들은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과장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미국의 전략적인 입장이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현재 그런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태도가 변해야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 서부에 정착한 탈북민 제임스 씨는 북한과 관련한 최종 목표는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제임스] “궁극적인 목적은 비핵화거든요. 북한을 변화시켜서 인권 문제도 다 해결하고 나라를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어야 된다는 건데…”
제임스 씨는 그 동안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 같은 목표를 위해 모든 방법을 다 사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 역시 아직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끝까지 시도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동부에 사는 데보라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북한 문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집권 초기와 비교해 대북정책이 크게 달라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초반에 하실 때처럼 인권을 개선하도록 북한에 요구하고 압박하고 우리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데보라 씨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북한이 절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탈북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와 같이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전제적인 독재정권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너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도 접근하면 북한에 정치적으로 역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익명 탈북민]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는 자기 정권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모든 것을 다 집중할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하루 아침에 무엇인가 변하지 않겠는가 라는 환상은 가지지 않고……”
이 탈북민은 북한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서부에 사는 탈북민 폴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의 협상 전술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북한은 바뀌지 않고 남한이나 미국 쪽에 자세를 바꿔달라고 자꾸 요구하는 것이잖아요.”
반면 미 중서부의 탈북민 김해성 씨는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북 압박이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화를 하는 동안 북한의 우려나 요구사항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해성]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까지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또 북한도 그것을 노려서 회담에 임하고 있고요.”
김 씨는 또한,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 지연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