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새해 들어 우호관계를 더욱 다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대규모 예술단이 중국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 300명으로 구성된 이번 예술단은 우선 그 숫자에서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27일 공연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참석해 관람했습니다. 국가주석 부부가 외국 특정 단체의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 주석 부부는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가 출연진과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공연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주요 지도자들도 대거 관람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 부부가 예술단 대표인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지요?
기자) 네,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외국 정상 부부가 아닌 외국 고위급 인사 한 명을 만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시 주석은 리수용 부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은 북-중 두 나라의 굳건한 우호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지난해 세 차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데 이어 올해는 김 위원장을 첫 외국 정상으로 맞았는데요. 한때 틀어졌던 양국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봐야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북-중 관계가 최고조일 때도 두 나라 정상이 불과 10개월 새 네 차례나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관계 복원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중국이라는 관측이 있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새로운 길’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벽에 부딪히고, 결국 제재 해제 등 경제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중국에 의존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일의 경우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제재를 위반하면서 공공연하게 북한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하고, 국경 지역에서의 비공식 교역에 대한 단속을 느슨하게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재 해제를 통해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는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의 관계 강화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관계 강화가 절실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확고한 지분을 챙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복원하고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에게 북한의 존재는 일종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경제 제재와 압박 때문에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대북 제재의 성공을 위해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와 식량, 현금의 90%를 중국이 떠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미-중 관계를 연계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해 왔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중국의 밀착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미국이 무역과 타이완,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관계 강화는 미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중국이 `북한 카드’를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역시 중국의 지지와 지원을 믿고 비핵화의 조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