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관련 발언...대화 성과 강조하면서도 비핵화에는 신중

지난해 6월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미 정보기관 수장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관련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미군 억류자와 유해 송환 등을 업적으로 내세우고 미-북 관계의 개선을 강조해왔는데, 비핵화와 관련해선 신중한 표현을 많이 사용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을 이연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missiles and rockets are no longer flying in every direction. Nuclear testing has stopped.”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더 이상 미사일과 로켓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일이 없고, 핵실험도 중단됐으며, 몇몇 군사시설들은 이미 폐쇄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인 인질이 석방됐고, 미군 유해가 송환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해 10월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전쟁을 할 뻔 했지만 이제는 정말로 관계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ve made a lot of progress that has not been reported by the media. But we’ve made a lot of progress as far as denuclearization is concerned….”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as really being tough - and so was he. And we would go back and forth, and then we fell in love, okay?”

지난 해 9월 29일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는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거듭 신뢰를 밝혔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해 7월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북한의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이 미-북이 서명한 계약,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두 사람이 나눈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이나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들과는 달리, 북한의 비핵화는 복잡한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인 지난 해 4월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결론까지 갈 길이 멀다”며, “어쩌면 일이 잘 될 것이고, 어쩌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해 6월 2일에는 북한 비핵화가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t will be a beginning. I don’t say, I’ve never said it happens in one meetings……”

단 한 번의 회담으로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날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오랜 적대 관계에 있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시간을 갖고 밟아 나가는 단계적인 과정 속에서 북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We’re not playing the time game, If it takes two years, three years or five months, doesn’t matter…”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26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며, 2년이든 3년이든, 아니면 5개월이 걸리든 상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 해 11월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서두를 것이 없고, 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 much work remains to be done. The sanctions will stay in place until denuclearization…”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제재는 비핵화가 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해 11월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북제재를 해제할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