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럽도 화웨이 5G사업 배제해야"...므누신 미 재무, 다음주 방중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화웨이 현지 지사 전경.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유럽 동맹국들에 경고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다음주 중국에 갈 예정이고요.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교 교황이 최근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중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사 사태가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5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적인 통신장비 기업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보안 문제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사가 중국 정부의 간첩 활동에 이용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5일)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관리들과 관련 회의를 가진 후, 중국처럼 신뢰할 수 없는 나라의 업체들과 계약을 할 때 서두르지 말고 각별히 신중을 기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여러 나라가 화웨이사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까지 화웨이 장비 거부에 동참한 나라들은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등이 있고요. 유럽연합 집행부도 EU 차원에서 지난달 말, 5G 구축망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고요. 영국과 독일 등은 5G 구축망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도 화웨이 장비 이용으로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독일의 경우, 화웨이 유럽 본사가 있는 데다가 유럽에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인데요. 하지만 지난달, 보안 문제는 국가의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 중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체코도 지난달 국세청이 화웨이의 인프라 구축사업을 금지했는데요. 체코 보안당국은 5일, 앞으로 더 많은 국가 기관에서 화웨이 장비가 배제될 것이라고 발표해 미국 정부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정부는 이 회사의 창업주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멍완저우 CFO는 미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캐나다 공항에서 체포된 뒤, 보석상태로 현지에 머물고 있는데요. 미국 법무부가 멍 CFO와 화웨이를 지난주 공식 기소하고 신병 인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혐의로 기소된 것입니까?

기자)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 여러 개가 병합 적용됐는데요. 하지만 화웨이 측과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 사법당국은 멍 CFO의 공소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는데요. 최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를 압수 수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습니다.

지난해 5월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중국 측과 무역· 통상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다음 주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6일 밝혔습니다. 다음 주 중에 언제인지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고요. 다른 경제관료들이 동행한다고만,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므누신 장관과 함께할 ‘다른 경제관료’라면, 어떤 사람들일까요?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함께 간다고, 같은 날(6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함께, 대중국 무역협상을 이끌고 있는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입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 베이징에서 미-중 고위급 협상이 재개된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는 시한 내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므누신 장관이 CNBC에 설명했는데요.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게 이번 베이징 방문의 목적이라고 반복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므누신 장관이 말한 ‘시한’이 언제죠?

기자) 다음 달 1일입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90일 동안 협상하기로 했는데요. 협상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다음 달로 다가온 겁니다. 90일 동안 미-중 두 나라는 상대방에 계획했거나, 시행 중이던 고율관세와 무역 보복 조치들을 철회하거나 유보했는데요. 시한 중에 최종 합의가 안 나오면 이런 조치들은 다음 날인 2일부터 전면 재개됩니다.

진행자) ‘최종 합의가 베이징 방문 목적’이라고 했으니까, 협상이 잘 돼가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 측 고위급 대표단과의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6일 말했는데요. 당시 류허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대표단을 접견한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음 주에 미-중 무역 협상의 최종 타결을 기대하는 건가요?

기자) 협상이 계획대로 잘 되면, 합의 내용을 정리만 하는 거고요. 최종 타결은 두 나라 정상이 만나 함께 선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시진핑 주석을 한, 두 차례 만나겠다고 지난주 말했는데요. 오는 27일과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베트남에서 회담하는 때와 비슷한 시점이 될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상이 어느 정도 진척된 건가요?

기자) 핵심 현안 일부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미국의 요구사항을 중국이 받아들인 건데요. 지식재산권 보호, 미국산 농산물 등 수입 확대, 그리고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을 비롯한 약물 규제 법제화, 이렇게 세 가지가 꼽힙니다.

진행자) 의견 접근이 안된 부분은요?

기자) 양측이 “아직 동의를 못하는 사안이 몇 개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말했는데요. 어떤 건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가장 이견이 컸던 항목을 미뤄 짐작할 수는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차세대 기술 육성 사업으로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입장이, 두 나라 사이에 가장 달랐고요. 중국 시장을 미국과 외국기업에 어느 정도 개방할지에 대한 시각도 차이가 많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입장이, 두 나라가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해당 산업에 지원을 끊으라는 요구를 미국은 꾸준히 해왔습니다. 국가 보조금과 지원정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운영되기 때문에, 미국 업체들과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는 지적이었는데요. 중국 측은 정부 지원을 멈춰 연구· 생산과 영업활동이 위축되면, ‘중국제조 2025’에 전체적인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제조 2025’가 뭔가요?

기자) 중국이 2025년까지 10대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서방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자는 정책인데요. 생명과학과 우주항공, 차세대 이동통신(5G),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 산업이 망라돼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챙기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다음 주 협상에서 이런 문제까지 다 합의할 수 있을까요?

기자) 합의가 목표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므누신 장관은 전망했습니다. “우리가 24시간 내내 매달려 있는 광범위한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6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협상 전망에 대한 섣부른 예측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 '주간 일반 알현'을 위해 폴 6세 홀에 도착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프란치스코 로마가톨릭 교황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중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여건이 맞는다면, 양측의 협상을 중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로마 가톨릭교 역사상 처음으로,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는데요. 이날(5일) 로마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앞서 교황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지난 4일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말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타개하고 대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황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런 편지를 받았다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러면서 양측이 모두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줄곧 베네수엘라 사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에도 인권과 빈곤 등 국제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그래서 교황이 지난달 베네수엘라 이웃국인 파나마에서 열린 세계 청년대회에 참석할 때도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 많은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당시에도 교황은 파나마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적 교착 상황에서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겠다, 그건 성직자의 역할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은 베네수엘라 전체 국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양측 모두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교황의 중재가 성사될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식 중재는 외교의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선행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교황 중재를 앞세워 시간을 끌려 한다며, 마두로 정권이 물러나면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정국 안정을 위해서는 야당 지도자들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퇴진 요구는 일축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베네수엘라 당국은 현재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출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베네수엘라는, 나라 하나에 지도자가 둘인 양상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하자,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을 인정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회만이 현재 유일한 합법 기관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국가들은 당초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을 인정하지는 않고, 베네수엘라의 재선거를 요구해왔습니다. 지난해 5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난 2일로 재선 일정을 제시하라는 마감 시한을 넘기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들도 속속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주 대륙에서도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많은가요?

기자) 네, 중남미 13개 국가와 캐나다로 이뤄진 '리마그룹'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리마그룹 국가들과 미국, 프랑스 등 21개국은 4일 캐나다에서 과이도 임시 정부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터키 등은 베네수엘라의 내정개입이라며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