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주, 트럼프 비상사태 '위헌' 소송...샌더스, 2020 대선 출마 선언

하비어 베세라 법무장관이 지난 15일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 소송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내 16개 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위헌이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섭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9선거구에서 불법 행위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 ‘아메리카 나우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을 세우기 위해 최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이걸 두고 또 소송이 제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가 주도해서 모두 16개 주가 18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이 소송은 국경장벽을 건설하려고 대통령이 다른 분야 예산을 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소송을 낸 주정부 가운데 메릴랜드주를 빼고는 모두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입니다.

진행자) 소송을 원고 측이 내세우는 논리는 뭔가요?

기자) 소송을 주도한 캘리포니아주는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려고 있지도 않은 위기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하비어 베세라 법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상황이 9.11 같은 테러도 아니고 지난 1979년에 발생한 이란 대사관 인질 같은 사건도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국가비상 상황이 아니라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소송을 낸 원고 측은 또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예산을 전용하는 것이 불법이고, 헌법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 국경장벽 건설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미 책정된 예산을 끌어와서 예산을 국경장벽 건설에 쓰는 건데 이게 불법이란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연방 헌법은 예산 작성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연방 의회에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송을 주도한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비상사태 선포가 법에 의한 통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확보할 국경장벽예산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다른 분야에서 끌어올 예산이 67억 달러 정도되고요. 또 연방 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지출안에 포함된 예산이 약 14억 달러입니다. 그러니까 국경장벽예산으로 약 80억 달러 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전용할 예산을 어디에서 오는 건가요?

기자) 국방부와 재무부 예산인데, 국방부 예산이 대부분입니다. 소송을 낸 원고 측은 해당 분야 예산을 전용하면 공공안전과 재정건전성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겁니까?

기자) 연방 의회가 국경장벽 예산을 다 주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57억 달러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연방 의회는 2019 회계연도 예산에 관련 예산을 약 14억 달러만 편성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겨냥한 소송이 나올 것이란 말도 있더군요?

기자) 이미 지난주에 몇몇 민간 단체가 소송을 냈습니다. 국경장벽이 들어서는 곳에 땅을 가진 사람들의 소송도 있고요.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도 소송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소송이 나올 것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이 나와서 1심이나 2심에서 져도 연방 대법원에서 공정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말은 연방 대법원의 성향을 고려한 같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보수파인 닐 고서치, 그리고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임명했는데, 그래고 지금 연방 대법원 구도가 보수 5대 진보 4입니다. 이렇게 보수 우위니까 연방 대법원이 국가비상사태 소송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결할 거라는 말입니다.

진행자) 18 제기된 소송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예상했던 대로 열린 국경을 원하는 민주당원들과 급진 좌파의 주도 아래 16개 도시가 소송을 냈다, 물론 제9 순회항소법원이 있는 곳에 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9 항소법원이 편향적이라며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 백악관은 얼마 전에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참고로 민간 조직 ‘정의를 위한 브레넌센터’에 따르면 지난 1976년 국가비상사태법이 통과된 이후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까지 포함해서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모두 60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18일에 국경장벽 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 워싱턴 D.C.와 시카고, 뉴욕 등 몇몇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시위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철회하고 장벽 건설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19일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19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트위터에 대선 출마를 알리는 동영상을 올렸는데요. 미 전역에서 최소한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풀뿌리 운동에 동참하라며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의 대권 도전,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갔는데요. 처음에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3개 주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버텼는데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이 당연시됐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꽤 힘들게 했죠? 샌더스 의원은 2016년에 자신이 시작한 ‘정치 혁명’을 완수하자고 19일, 지지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올해 77살인데요. 동북부 버몬트주 벌링턴 시장을 지냈습니다. 1990년에 무소속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07년에 연방 상원에 진출했는데요. 지난해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습니다. 의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활동하지만, 민주당 가입은 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민주-공화, 양당 체제가 워낙 확고하게 자리 잡아, 무소속으로 도전하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노리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는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는데요. 연방 의원들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보편적인 건강보험 제도와 무료 공립대학 교육, 시간당 15달러 최저 임금 인상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11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게 텐데,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왔는데요. 19일,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규정했는데요. 또 인종차별주의자이고 성차별주의자이며, 외국인 혐오주의자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샌더스 의원의 출마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선거캠프 측이 성명을 냈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이미 민주당 예비선거 토론에서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다른 후보들이 샌더스 표 사회주의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국정연설에서 미국은 절대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회주의적 정책을 추진하는 젊은 민주당 의원들과 샌더스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 2016년에 샌더스 의원의 정책이 예상외로 호응을 받으면서, 민주당에도 변화가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에는 지나치게 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샌더스 의원의 정책을 수용하는 민주당 정치인이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카말라 해리스, 커스틴 질리브랜드, 코리 부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샌더스 의원이 추진한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Medicare-for-all)’ 법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고요.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은 15달러 최저임금 인상 법안 발의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10명이 넘는 정치인이 민주당 경선 도전 의사를 나타냈는데요. 가운데서도 샌더스 의원은 지명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하죠?

기자) 맞습니다. 아직 출마를 고려중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잘 알려진 정치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실제 설문 조사에서도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바이든 전 부통령 다음으로 높게 나옵니다. 하지만 2016년 경선 때처럼 높은 지지를 받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나이가 워낙 많은 데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샌더스 의원과 비슷한 정책을 내세우는 후보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위해 투표소에 도착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 하원선거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날 청문회가 있었는데요. 킴 스트라흐 선관위원장은 증거를 볼 때 제 9 선거구 부재자 투표에서 의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떻게 일입니까?

기자) 노스캐롤라이나주 9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마크 해리스 후보 쪽 활동가인 레슬리 매크래 다울리스 씨가 부재자 투표 용지를 불법으로 모아서 처리한 사건입니다.

진행자) 부재자 투표용지는 본인만 손을 있는 아닙니까?

기자) 네. 투표할 사람이나 이 사람을 대리하는 사람만 부재자 투표용지를 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울리스 씨가 그가 고용한 사람들이 직접 사람들한테 부재자 투표용지 1천250개를 모았다고 합니다. 다울리스 씨는 부재자 투표용지 50장을 모아오면 125달러를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된 건 다울리스 씨 측이 이렇게 불법으로 모은 부재자 투표용지에 임의로 기재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진행자) 기표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이날 청문회에서 투표용지 서명란 등 비어있는 곳을 임의로 기재해 채웠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한편 다울리스 씨 측은 이날 청문회에 나오기는 했지만, 증언하지는 않았는데요. 증언 조건으로 법률적인 보호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해리스 후보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해리스 후보 측은 전혀 몰랐다는 자세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승자로 확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선관위 측도 다울리스 씨와 해리스 후보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9 선거구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해리스 후보가 민주당 댄 매크리디 후보에 905표차로 앞선 것으로 나왔는데, 선거부정 문제가 불거져 아직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관위는 이제 승자를 공포하거나 해당 선거구에서 재선거를 실시해야 합니다.

진행자) 재선거가 시행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재선거를 하려면 선관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찬성해야 합니다. 지금 선관위원이 민주당이 3명, 공화당이 2명이라 재선거가 실시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